비트코인: 세계 최대 암호화폐의 가격이 폭락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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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조이 클라인먼
    • 기자, BBC 테크 전문기자

비트코인에 관해 글을 쓸 때 지켜야 할 첫 번째 규칙은 바로 '비트코인에 관해 쓰지 않는다'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대참사를 겪으면서 이에 관해 써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소식을 전하면 놀랍도록 빠르게 퍼져나가 곧 비트코인 팬들이 몰려들어 내용을 지적하곤 한다.

그럼에도 왜 가격이 폭락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사실 오늘은 비트코인에 집중해 쓸 것이지만,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돌려 말한 표현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14일(현지시간) 지금 비트코인은 2만1974달러(약 28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닷새간 25% 하락한 셈이다.

대체 비트코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1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지금, 작년 11월 거의 7만달러를 기록했던 절정의 순간은 마치 전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14일 기준으로 5일간 하락세를 기록 중인 비트코인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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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14일 기준으로 5일간 하락세를 기록 중인 비트코인 가격

빨갛게 물든 비트코인 차트는 아래로 또 아래로 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비트코인의 하락세를 이해하기 위해선 더 넓은 글로벌 시장 분위기를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암호화폐 세계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경기 침체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물가가 치솟고 있으며, 상승 중인 금리와 함께 생활비 부담이 우릴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현재 미국 S&P 500 지수가 약세장(최근 최고치 대비 20%까지 하락했다)을 보이는 등 주식 시장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큰손 투자자들조차 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다. 그러니 기관투자자나 부유한 헤지펀드 소유주가 아닌 우리와 같은 개인 투자자에겐 투자처가 없다. 완전히 멈췄다.

많은 사람들에겐 암호화폐와 같이 변동성이 크고 예측 불가능한 자산은 너무 위험하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암호화폐는 금융당국의 규제도, 보호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저축한 돈을 암호화폐에 부었다가 가치가 폭락하거나 암호화폐 지갑에 접근할 수 없게 되면, 그대로 돈을 잃는 것일 테니 말이다.

왜 지금인가?

지난달 코인 두 종류(테라-루나 사태)가 붕괴했다. 물론 비트코인보다는 인지도가 훨씬 낮지만, 이에 따라 시장 전반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

이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팔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팔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비트코인의 가치는 떨어진다. 비트코인의 작동 방식이 그렇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를 원하냐에 따라 움직인다.

즉,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그 효과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내려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팔겠다고 나서고… 그렇게 반복되는 원리다.

게다가 좀 더 전통적인 다른 자산과 달리, 비트코인은 가격을 뒷받침할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는 게 케이티 마틴 파이낸셜타임스(FT) 시장 편집자의 설명이다.

마틴은 "비트코인의 가격은 순전히 사람들이 당신이 가진 비트코인을 구매하려 드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무서운 것입니다. 탈출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바닥 없이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고 팔려고 하거나 팔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면 내일 당장 (반토막이 나) 1만달러에 거래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

왜 하필 지금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비트코인 시장을 둘러싼 상황이 쉽지 않은 가운데, 지난 24시간 동안 다음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1.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암호화폐를 거래하는 플랫폼) '바이낸스'가 13일 오후 몇 시간 동안 비트코인 인출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바이낸스 측은 해당 소동에 대해 "스턱 트랜잭션" 즉, 하드웨어 관련 에러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이를 모두가 믿는 건 아니었다.

2. 코인 담보 대출 서비스 업체 '셀시우스는'도 같은 날 인출 중단을 선언했다. 대신 셀시우스 측은 기술 에러 보다는 "극단적인 시장 상황"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시장의 겨울"을 이유로 18% 인력 감축에 나섰다.

3. 이러한 상황에서 겁에 질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더 팔아 치우기 시작했다.

앞선 두 사건으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예를 들어 갑자기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없거나, 현금을 인출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상상해보자. 다른 모든 사람처럼 당장 가장 가까운 ATM기로 달려갈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더 많은 혼란과 패닉이 발생할 것이다.

반전 카드가 있을까?

과연 상황을 반전할 수 있을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비트코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비트코인을 아직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다시 비트코인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이미 이전에도 이러한 일이 일어난 적 있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지금이 최적의 구매 시기라고 말할 것이다. 할인 기간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 비트코인이 고비를 넘기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항상 그런 식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은 트위터에 "가격 반등은 반드시 일어난다"고 말했다.

한편 "빠르게 부자가 됐다"는 사람들의 솔깃한 이야기와 유명 연예인의 지지가 암호화폐 시장으로 신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배우 맷 데이먼을 내세워 '슈퍼볼'에 등장한 '크립토닷컴'의 광고

사진 출처, Crypto.com

사진 설명, 배우 맷 데이먼을 내세워 '슈퍼볼'에 등장한 '크립토닷컴'의 광고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또한 트위터에 암호화폐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한껏 드러냈다. 또한 테슬라사는 작년 15억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극도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주의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즈(SSGA)'의 알타프 카삼 투자 전략 대표는 BBC 라디오 5 라이브의 '웨이크업 투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암호화폐 시장은) 용감한 자들만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용감하다'는 말이 나왔으니 생각나는 소식이 있다. 할리우드 A급 스타인 맷 데이먼은 작년 10월 "부(富)는 용감한 자의 편이다"는 슬로건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 광고에 나섰다. 해당 광고는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에서도 등장했으며,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조회수 2800만 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광고가 공개됐을 때 비트코인을 샀던 "용감한"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편" 같은 건 없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