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첫 전범 재판에 선 러시아 군인 유죄 시인

민간인 살해 혐의로 전범재판에 회부된 러시아 육군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민간인 살해 혐의로 전범재판에 회부된 러시아 육군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
    • 기자, 사라 레인스포드, BBC News
    • 기자, 키이우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첫 전범재판에서 21세의 러시아 병사가 민간인 살해 혐의를 시인했다. 그는 지난 2월 자전거를 타고 있던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날 법정에서 러시아 육군 소속 전차장 바딤 시시마린(21) 하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며칠 안 된 지난 2월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남성 올렉산더 셸리포브(62)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고 시인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시시마린은 수갑을 찬 채 키이우의 작은 법정으로 들어섰다. 옆에는 무장 경비원들이 함께했다. 그는 긴장한 듯 보였으며 계속 고개를 숙인 채 땅만 바라보고 있었다.

피해자 셸리포브의 아내 또한 불과 몇 미터도 안 떨어진 곳에서 재판 과정을 바라봤다.

유가족은 시시마린이 법정에 들어서자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았으며, 검사가 사건을 진술하자 두 손을 꼭 움켜쥐었다.

검사는 셸리포브가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죄를 인정하는지" 묻는 판사의 말에 시시마린은 "네"라고 대답했다.

"모든 죄를 인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시시마린은 회색 금속 및 유리로 된 피고인석 유리 뒤편에서 조용히 "네"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탱크 사단 소속 시시마린이 맡은 탱크를 지휘하고 있을 때, 러시아 호송대가 공격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이 밝힌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공격 이후 시시마린과 다른 러시아 군인 4명은 차를 훔쳐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추파히우카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자전거를 타고 있던 피해자 셸리포브를 마주쳤다.

그를 살해하라는 명령에 시시마린은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피해자를 사살했다.

한편 앞서 러시아는 이 사건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시시마린이 살인 혐의를 인정한 뒤 휴정이 선언됐다. 현재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번 공판 심리는 19일 좀 더 큰 법정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피해자의 아내는 이날 법정을 떠나기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이 상황을 견뎌내고 있는지 전했다.

"시시마린 또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가 저지른 이러한 범죄에 대해선 그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금까지 러시아가 저지른 전범 사례가 1만 건 이상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1심 공판을 통해 우리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모든 가해자, 즉 우크라이나에서 범죄를 저지르도록 지시하거나 방조한 모든 사람은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자국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전범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부인했지만, 수사관들은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출한 전쟁 범죄 가능성 관련 증거를 수집 중이다.

ICC는 앞서 수사관, 법의학 전문가, 지원 인력 등 42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했다.

우크라이나 또한 향후 사건 기소 시 쓰일 증거자료를 보존하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했다.

추가보도: 말루 커시노, BBC News 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