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키이우서 퇴각...'민간인 학살' 의혹

파괴된 러시아 탱크
사진 설명, 파괴된 러시아 탱크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탈환한 가운데,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의혹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키이우 북서쪽 외곽 도시 부차 거리에 흩어져있는 최소 20여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부차에서 고의적인 학살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반발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전날 "러시아군이 호스토멜 공항과 부차 등 주요 격전지에서 철수함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키이우(키예프) 주변 전체 지역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현관문이 파괴된 부차 지역 아파트

사진 출처, BBC/Kathy Long

사진 설명, 현관문이 파괴된 부차 지역 아파트

국제사회 비판

부차 지역 민간인 학살 의혹 논란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지시간 3일 오후 우크라이나인과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러시아 당국이 이 범죄에 대해 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이번 사태에 대해 끔찍한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는 빌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유럽연합 국가들과 함께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철수한 지역에서 말할 수 없는 공포가 보고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고, 전쟁범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에서 많은 민간인을 학살했고, 수백 명이 묻힌 집단 묘지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지역 주민

사진 출처, BBC/Kathy Long

사진 설명,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지역 주민

러시아, '의혹 부인' 트윗글 공유

러시아 국방부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서 "부차에서의 민간인 사망에 대한 보도는 가짜뉴스"라는 게시글을 공유했다.

최근 인터넷엔 부차 지역 거리에 숨진 채 누워있는 민간인 시신의 사진과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엔 손이 뒤로 묶인 상태로 숨져있는 일부 시신의 모습도 담겨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유한 게시글은 "이 영상에 조작된 징후가 있다"며 "영상을 자세히 보면 시신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BC가 이 영상을 느리게 재생해 확인했지만 시신의 움직임을 찾을 수 없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부차 지역 상황에 대해 게시글을 공유했을 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 게시물은 "러시아군이 부차를 떠난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사망으로 이어진 것일 수 있다"며 "도시에서 발견된 대규모 무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살해를 포함해 부차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는 현지시간 3일 러시아의 공습으로 여러 차례의 폭발음과 함께 짙은 검은 연기가 지역 상공을 뒤덮기도 했다.

한 군인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도시 부차에서 파괴된 러시아 탱크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한 군인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도시 부차에서 파괴된 러시아 탱크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키이우(키예프) 탈환에 대한 축하 입장을 전했다.

영국 총리실은 현지시간 3일 오후 "존슨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수도 키이우 탈환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민간인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후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동맹"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