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식 괴롭힘 방지법...어떻게 다를까?

- 기자, 데이비드 롭슨
- 기자, BBC 기자
집단 괴롭힘은 아동의 삶을 고통에 내몰 수 있으며 평생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괴롭힘을 퇴치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에 관한 연구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레이디 가가, 숀 멘데스, 블레이크 라이블리, 카렌 엘슨, 에미넴, 케이트 미들턴, 마이크 니콜스. 이 유명인들 외에도 수많은 사람이 자신들이 과거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했으며 그때의 경험이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그 후의 삶에서 초래한 고통에 관해 얘기한다.
내 어린 시절의 적은 요크셔 시골 지역에서 온 다니엘들이었다. 이 두 다니엘은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을 흉내 내고 조롱하곤 했다. 이에 나는 수업 시간에 감히 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해본 경험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으로 인한 수치심을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피해는 이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에 당한 괴롭힘은 그 영향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는 정신적, 육체적 질병에 노출될 위험에 장기간 노출된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점점 더 많은 교육학자가 괴롭힘에 대해 성장기 불가피한 일이라고 여겼던 기존 관점을 바꿔 아동의 인권 침해로 인식하고 있다.
루이스 아르세노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발달심리학 교수는 "기존에는 괴롭힘을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여겼다. 어떤 경우엔 심지어 강하게 크는 과정이라며 좋은 것이라고까지 생각했다"라면서 "(전문가들이) 괴롭힘을 정말 해로운 것으로 생각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로 현재 전문가들은 더 부드러운 교내 환경 조성을 위해 새로운 전략뿐만 아니라 괴롭힘을 퇴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험하고 있다.
아픈 마음, 아픈 몸
괴롭힘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아동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위협 요소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눈에 띄는 영향으로는 불안감 증가, 우울증, 편집증적 사고 등이 있다.
괴롭힘이 중단되면 이런 증상 일부는 자연적으로 사라질 수 있으나, 많은 피해자들이 정신 질환을 앓을 위험이 더 크다.

하버드 정신 과학 논문집에 실린 최근 논문에 따르면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한 성인 여성과 남성은 각각 공황장애를 앓을 확률이 27배, 자살성 사고나 행동을 할 확률이 18배나 더 높았다. 아르세노 교수는 "다양한 실험군에서도 이런 강한 연관성이 동일하게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아동기의 괴롭힘은 사회생활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많은 괴롭힘 피해자들은 나중에도 친구를 사귀기 어려워하며 파트너와 장기간 동거할 가능성이 작다.
먼저 피해자들은 주변 사람들을 신뢰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아르세노 교수는 "괴롭힘을 당한 아동들은 사회적 관계를 더 위협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업 및 경제적으로 치르는 비용도 가능성이 있다. 괴롭힘은 학업 성취도에 악영향을 끼치며 이는 결국 취업 전망과 연관된다. 즉 피해자들은 청년기와 중년기에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며 실업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괴롭힘과 45세 때의 상당히 높은 염증 수준은 서로 연관이 있다"
아르세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이후 수십 년 동안 신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 50년간의 종적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7~11세 사이 당한 빈번한 괴롭힘은 45세 때의 상당히 높은 염증 수치와 관련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집단의 식단, 신체 활동, 흡연 여부 등 많은 다른 요소들을 통제해도 여전히 그 연관성은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당히 주목할만한 일인데, 높은 염증 수치는 인체 면역 체계를 교란할 수 있으며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장기 소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안전망
종합하자면 괴롭힘을 근절하려는 시도는 아동의 즉각적인 고통을 완화해주기 위해 도덕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에 장기적인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영국에서 90년대와 2000년대 초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가 없었다. 교사들이 일부 특정 행동을 꾸짖을 뿐이었다. 그것도 발견된다면 말이다.
그리고 괴롭힘을 보고하는 책임은 학생에게 있었다. 즉 많은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채 무시됐을 것이다. 몇몇 교사들은 심지어 명백한 괴롭힘 사건을 눈감아주면서 암묵적으로 괴롭힘을 조장하였을 것이며, 드물지만 소수의 불량한 교사는 적극적으로 가해자의 편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특정 유형의 괴롭힘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용인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종적 연구에서 레즈비언 어머니를 둔 자녀 중 상당수가 양육자의 지원 덕에 그 고통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었지만, 가족 유형 때문에 놀림이나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LGBTQ 청소년들 또한 학교에서 괴롭힘 및 다른 공격적 행위를 경험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에 학교들은 동성애 혐오에서 비롯된 괴롭힘을 간과하곤 했다.
다행히도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통해 검증된 괴롭힘 방지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스웨덴계 노르웨이 심리학자인 단 올베우스가 개발한 '올베우스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은 가장 널리 시험 된 프로그램이다.
올베우스는 아동 피해 연구 분야의 선구자다. 이 프로그램은 개별적인 괴롭힘 사례는 종종 이를 용인하고 묵인하는 광범위한 문화의 산물이라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괴롭힘이 만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학교 생태계 전체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여러 해결책이 그렇듯 '올베우스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 또한 문제를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에 따라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따르는 학교에선 학생들의 경험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시행하게 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수잔 림버 클렘슨대학 발달 심리학 교수는 "학교 건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괴롭힘 예방을 위한 노력을 이끌어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베우스 프로그램은 용인되는 행동 및 규칙 위반 시 따르는 결과에 대해 학교가 매우 정확하게 밝히도록 조언한다. 림버 교수는 "규칙 위반 시 따르는 (제재) 조치가 예상 밖의 일이 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성인들은 긍정적인 역할 모델로서 모범을 보이면서 학생들의 좋은 행동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어떠한 형태의 괴롭힘에도 무관용으로 대응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 관계자들은 학교 내에서 괴롭힘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장소를 인지하고 정기적으로 해당 장소들을 감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림버 교수는 "급식실 직원, 통학 버스 운전사, 관리인 등 교내 모든 성인은 괴롭힘에 대한 기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교실에서는 학생들 스스로가 괴롭힘의 본질과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을 돕는 방법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방침의 목적은 괴롭힘 방지가 교내 문화로 확실히 자리 잡는 것이다.

올베우스 교수와 함께 일하며 림버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학교 200곳 등을 포함해 여러 다양한 환경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험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으로 2년여간 괴롭힘 사례가 2000건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해당 프로그램을 시행한 학교에서는 교내 구성원들이 괴롭힘 피해자들에게 더 높은 공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조직적인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 시행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결과는 림버 교수의 연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험 결과 69건을 조사한 최근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은 피해 사례 건수를 줄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전반적인 정신 건강도 향상한다고 보여줬다.
흥미롭게도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들의 실시 기간만으로는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클리니코 산 카를로스 병원 내 정신 건강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이번 분석의 제1 저자 데이비드 프라구아스는 "몇 주간의 프로그램 시행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음에도 여전히 대부분 국가의 교육 체계는 이러한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았다. 프라구아스 박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곧 보살핌
괴롭힘은 학교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림버 교수는 부모 및 양육자들이 괴롭힘의 징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극적으로 자녀들과 괴롭힘에 관해 이야기 해야 합니다. 먼저 이야기를 꺼내기를 기다리면 안 됩니다. '친구들과는 잘 지내니?' '학교에서 문제는 없니?' 등의 질문을 건네며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림버 교수는 겉으로 보기엔 사소해 보일지라도 어른이 아이의 걱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으면서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부모는 아이가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를 성급히 제안하지 말아야 한다. 때때로 이것이 괴롭힘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하다면 부모는 학교 측과 대화를 신청해야 하며 학교는 즉시 아이가 안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림버 교수는 "아이와 아이의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이란 절대 쉽지 않다.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사회적 관계를 탐색하는 방법을 배우는 단계로서 그 과정에선 상처와 속상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성인으로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특정한 행동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더욱 잘 가르쳐 줄 수 있다. 비난 받아야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가해자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러한 경험은 장차 수많은 미래 세대의 건강과 행복에 광범위한 영향으로 다가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