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홍콩의 '방역 대책' 무엇이 잘못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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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그레이스 초이
- 기자, BBC News, 홍콩
지난주 홍콩 특별행정자치구의 카리타스 메디컬 센터에서는 암울한 광경이 펼쳐졌다.
병원 응급실 바로 밖 골목에는 임시 천막 아래 수십 개의 병상이 마련됐다. 대부분 고령 환자들의 신음과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간간이 울렸다. 이들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혹은 감염 의심 환자들로 입원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한 응급실 간호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전쟁 난민촌에 와있는 것 같다"며 "매우 우울했다. 눈물이 났지만 더 이상 남는 병동이 없었다. 이 환자들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고 의료진은 해줄 게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며칠 후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후, 환자들은 실내로 옮겨졌다. 그러나 최악의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홍콩의 병원들은 여전히 포화 상태다.
지난 2년간 홍콩은 팬데믹 상황을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750만 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홍콩은 2021년 말까지 확진자 12650명, 사망자 220명 미만을 기록했다.
이 성공적인 성과로 홍콩 정부는 선제 검사, 상세한 동선 추적, 엄격한 자가 격리 규칙 및 여행 제한 조치 등을 실시하며 중국 본토의 적극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에 동참하는 것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홍콩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변종인 오미크론의 출현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불과 두어 달 만에 확진자수는 6만6000명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19 격리 수칙을 어긴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 2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그리고 격리자들이 머무르는 호텔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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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대학교에 따르면,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3월 중순 혹은 말까지 일일 확진자수가 18만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5월 중순까지 누적 사망자는 3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브리엘 렁 홍콩대 의과대학 학장은 "지난 성과로 인해 역설적이게도, 홍콩 시민들이 안일한 안전 의식에 빠졌다"라고 말했다.
'붕괴 직전'의 보건 체계
대부분의 경우 오미크론은 이전 변종보다는 감염 시 증상이 약하다. 많은 사람이 수일 내에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콩 보건당국은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이라 해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면 격리 시설로 옮겨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현재 홍콩의 격리 시설은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홍콩 정부는 재택 격리에 대한 명확하고 상세한 지침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14일 동안 기다렸다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 더 이상 격리될 필요가 없다고만 언급한 상태다.
렁 교수는 "현재 우리의 보건 체계가 포화 돼 붕괴 직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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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지도층은 중국의 눈에 들기를 바라며 중국 본토의 제로 코로나 방역에서 벗어나는 것을 거부해왔다. 그리고 홍콩과 중국 본토의 국경을 재개했다.
그러나 싯다르트 스리다르 홍콩대 바이러스학자에 따르면 이런 선택의 결과로 "홍콩에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자는 얘기는 없으며, 시민 모두가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스리다르 박사는 홍콩이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없다면 최소한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 환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개선돼 이들이 식료품을 구할 수 있게 해주며 신속 검사와 기초적인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렁 교수 또한 시립병원에는 집중 치료 병상이 2000여개에 불과하기에 병원들이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잘 분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우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바로 홍콩의 고령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이 낮다는 점이다. 11세 이상 시민의 76.2%가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지만, 80세 이상 노년층에선 3분의 1도 안되는 인구만이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스리다르 박사는 "지금껏 홍콩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거의 없었기에 홍콩 시민들은 주변에서 감염자나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의 중요한 동인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에는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정치적 불안 사태로 홍콩 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낮은 것도 일부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5월 홍콩 성시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영국, 미국 등 5개국에 비해 홍콩의 백신수용성과 유효성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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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홍콩에서는 음모론이 가장 널리 퍼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이 시민들을 추적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된다고 생각하는지, 백신이 사람의 DNA를 변형시키고 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홍콩의 응답자들은 7점 만점에 거의 4점을 매겼다.
몇 달간 홍콩 당국은 백신 미접종자와 접종 완료자 사이에 별다른 구분을 두지 않아 백신 접종의 동인을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홍콩에서는 엄격한 방역 지침이 이뤄지고 있다. 오후 6시 이후엔 식당에서의 식사가 금지됐으며 헬스장, 영화관, 경기장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문을 닫았고, 두 가족 이상의 사적인 모임은 금지됐다.
이번 주에나 백신 패스가 도입되면서 접종 완료자들은 식당이나 쇼핑몰과 같은 장소에 출입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본토의 지원
이처럼 홍콩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 본토는 깊은 우려를 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홍콩 정부에 코로나19 팬데믹 통제가 "압도적인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홍콩의 검사 및 방역 역량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문가들이 현재의 유행 상황을 조기 종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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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람 홍콩정책연구소(HKPRI) 연구원은 이후 상황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람 연구원은 "홍콩은 이런 대규모 감염을 경험하지 않았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면역력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며 재택 치료를 하는 사람들도 증가할 것"이라며 본토로부터의 지원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기 수월하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람 연구원은 홍콩에는 많은 다국적 기업이 있어 해외로부터 문을 닫은 채로 지낼 수 없다고 말한다. 람 연구원은 "이런 다국적 기업의 직원들은 출장도 가야하고 가족들을 만나러 외국에도 나가야 한다. 홍콩이 영원히 국경을 개방하지 않는 건 불가능"이라고 밝혔다.
반면 스리다르 박사는 이번 홍콩의 오미크론 확산세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중국의 믿음을 더욱 굳혔기 때문에 홍콩이 조만간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홍콩의 유행세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많은 중국인들의 신뢰를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 유행세로 홍콩이 혼란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본토에서 이와 같은 혼란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것을 피하고자 매우 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