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국 방역 규제 해제... 다른 나라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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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함께 살 준비가 됐다"며 자국 내 모든 코로나19 법적 규제를 전면 해지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정이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는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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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코로나19 규제 해제를 통해 국민들이 "자유를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도 법적으로 자가격리를 할 필요가 없고, 마스크도 강제되지 않으며,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해제될 전망이다.
다만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각각 자신의 보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 정책은 잉글랜드에만 적용된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여전히 몇 가지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북아일랜드는 이미 지난 15일 코로나19 법적 규제를 모두 폐지한 바 있다.
영국의 규제 완화는 다른 국가들과 어떻게 다를까?
권고 수준 낮춰지고 있다
이제껏 코로나19에 대응하며 쌓은 높은 예방접종률과 자연 면역률에 고무된 몇몇 유럽 국가들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폐지하거나 대폭 줄이고 있다.
옥스퍼드대 블라바트니크 행정대학원의 연구진은 영국,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가 모두 "매우 낮은 수준의 권고"만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지난 12일 코로나19가 "우리 대부분에게 더는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마지막 방역 조치를 해제했다.
네덜란드 역시 오는 25일까지 대부분의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마스크 필수 착용과 영업시간 제한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프랑스는 이미 실외 마스크 규정을 폐기했으며, 상황에 따라 3월 중순부터 실내 마스크 규정까지 폐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국가들도 있다.
신중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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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이날 2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여행객들을 받기 시작했다. 호주는 가장 엄격한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이어오던 국가 중 하나였다.
이웃나라 뉴질랜드에선 백신 의무화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곧 해제될 전망이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우리는 모두 원래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결정을 한다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수천 명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 상황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여행자들의 격리 기간을 5일에서 3일로 줄였고, 캄보디아에서는 감염자도 예방 접종을 완료하고 이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 외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면역률
세계보건기구(WHO)는 면역률이 높고, 의료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으며, 역학 추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일부 국가에 한해 규제를 신중하게 완화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국가의 현실은 이와 매우 다를 수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일부 지역사회의 심각한 빈곤 탓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일관성 없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프리카 대륙 전체는 백신 공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천 명이 국가 시스템에 등록돼 있지 않을뿐더러, 의료 서비스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우간다를 예로 들어 백신 공급이 엄격한 이동 제한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보건소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방역 수칙을 지키느라 못 갔다는 것이다.
벤자민 피어스 임페리얼 칼리지 박사는 "우간다의 봉쇄 조치는 팬데믹 초기부터 많은 이웃 국가들보다 더 엄격하고 면밀하게 실행됐다"며 우간다의 백신 공급이 이동 제한 탓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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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에게 '끔찍한 선택'
영국 내 이른 규제 완화는 보편적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노동조합회의는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직장에 출근하거나, 집에서 격리하면서 소득을 잃어야 하는 '끔찍한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은 현재 자가격리를 하는 저소득층에게 재정적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프란시스 오그레디 노동조합장은 BBC에 "코로나19의 교훈 중 하나는 정부의 병가 지원이 노동자에게 집에 머물며 감염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줬다는 것이다. 가족을 부양한다는 명목으로 나가지 않고 말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지난 20일 영국 최고 과학자와 의사, 연구진 25명은 성명을 내고 "현 정책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UCL 세계 보건 연구소의 소장이자 서명인 중 한 명인 앤서니 코스텔로는 BBC와 인터뷰에서 이번 방역 해제 조치는 대중들에게 팬데믹에 대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적 규제를 해제하는 것이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이제는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까 봐 우려하는 것입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할까 봐요.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봉쇄를 끝내기에 나쁜 시기는 아니다'
그러나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에 참여했던 옥스퍼드대 의대 존 벨 경은 지금이 규제를 철회하기에 "나쁜 시기"는 아니라고 말했다.
벨 교수는 백신이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확률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영국은 이제 법적으로 자가 격리가 "아마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자발적인 질병 확산 방지 행위 참여에 매우 효과적으로 의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만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