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택치료 50만명 코앞... '방역체계' 이대로 괜찮은가?

22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2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기자, 나리 킴
    • 기자, BBC 코리아

한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일 기준 10만 명에 육박하며, 지금까지 총 누적 확진자 수는 215만 7734명으로 집계됐다.

중앙방역대책 본부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9만 9573명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하루 전과 같은 480명으로 집계됐고, 이에 따라 전국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36.3%로 2670개 가운데 969개가 사용 중이다.

전날 사망자는 58명 추가돼 누적 사망자는 7508명, 누적 치명률은 0.36%다. 사망자는 80세 이상이 4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70대 10명, 60대 2명, 50대 3명, 20대 1명이 나왔다.

재택치료자는 하루 전보다 2만 938명 늘어난 49만 322명으로, 50만 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증상 발현 시... '연락 안되는 의료기관'

은평구에서 혼자 거주하는 30대 김 모 씨는 잦은 기침과 오한, 콧물 등 최근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자 코로나19 비대면 검사가 가능한 인근 병원에 연락했다.

김 씨는 방역 당국이 제공하는 포털사이트에서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목록의 병원에 연락했지만 통화 대기만 하다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김 씨는 "막상 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눈앞이 깜깜해지는데, 보건소, 병원, 어느 곳도 연결이 안 되고, 직접 찾아가려니 다른 사람들한테 옮길까 봐 걱정되고, 막막했다"라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김 씨는 결국 친구에게 부탁해 감기약과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를 구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친구 신 모 씨는 "자가진단 키트가 있는지 미리 약국에 연락을 한 뒤 찾아갔지만, 그 사이에 이미 다 나갔다고 하더라"며 "약국 다섯 군데를 돌아서야 겨우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들이 21일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소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들이 21일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소분작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양성일 때... '각자도생'

그동안 정부의 꼼꼼한 방역 체재를 믿고 따라오다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서울 강서구의 40대 김 모 씨는 지난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21일부터 격리되며 '재택치료자'로 구분 됐다.

김 씨는 "21일 격리되고, 재택치료 지원이 바뀐다는 뉴스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2월에는 PCR 검사를 아무나 받을 수 없게 되면서, 그나마 PCR 검사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저는 운 좋게도 '막차 탔었다'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10일부터 정부가 재택치료자에 대한 지원 중단 등 최근 변화된 방역조치에 대해 "정부가 결국 통제로 방역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정부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라며 "앞으로 2~3개월 동안은 병이 퍼지는 시간을 보내게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해 '각자도생'하는 진정한 '위드 코로나' 시대에 들어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응급상황일 때?... '꽉 찬 병상'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 중이던 생후 7개월 된 아이가 응급병원으로 이송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지난 18일 오후 8시 30분쯤 경기도 수원의 한 가정집에서 "생후 7개월 된 아이의 의식과 호흡이 없다"는 신고를 받은 119는 신고 접수 6분 후 현장에 도착해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한편,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원지역 인근 병원 10여 곳에는 병상 부족 등으로 치료가 불가능 해지자, 결국 40여 분에 걸쳐 17㎞가량 떨어진 안산의 한 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했지만, 아이는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전국적으로 중환자실 병상 현황을 알려주는 상황판이 실시간 수치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때문에 "119가 상황판을 보고 병원을 찾아가도 허탕을 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에는 확진 판정 뒤 집에 머물던 50대가 사망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보건소에서 이 확진자와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재택치료'로 배정되기 전 사망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과 교수는 "정부에서는 분류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의료체계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하면 환자의 분류부터 병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보건소와 같은 의료 관련 국가기관에서 담당을 하는 게 맞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환자가 네 번 정도 연락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안 됐으면 바로 방문을 해서 확인을 해야 했다"면서 "이러한 코로나19 확진자 관리에 있어서 일부 미흡한 점이 발견된 거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22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한 시민이 PCR검사를 위한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2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한 시민이 PCR검사를 위한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재택치료자 '100만 명 육박 예상'

정부는 병상 가동률에 대해 대응이 가능한 충분한 의료 역량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병상 숫자만으로 '문제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혁민 교수는 "확진자 관리는 병상 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전국적 병상가동률 자체는 안정적일 수 있지만 지역적으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특정 지역에서 많이 발생을 한 경우에 그 지역 안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을 시켜 위급한 상황에 대비할 여력을 남겨두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코로나19 환자 관리체계 전체를 들여다보고 시스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코로나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일반 관리대상자가 이제는 하루에 10만 명씩, 일주일 70만 명이 되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정부가 통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앞으로 일반 관리군 중에서도 사망자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들한테 치료를 받을 권리를 돌려주고, 의사들한테도 치료할 권한을 줘서 치료를 훨씬 더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계속 정부의 개입이 계속 된다면 앞으로 사망자와 중환자 수는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다음 달 초 신규 확진자가 약 1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 경우 재택치료자 수는 1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