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마일리지가 없는 커피

커피를 직접 키워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어쩌면 실내 재배가 가능성이 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커피를 직접 키워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어쩌면 실내 재배가 가능성이 될 수도 있다

'로스트웍스 커피'의 사무실 한 켠에는 커피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에이전트로부터 받은 열매를, 리틀 가족이 호기심에 심은 것이다. 이후 회사가 핀란드에서 영국 남서부의 데본으로 옮겼을 때도, 이 나무는 함께 따라왔다.

커피 나무가 꽃을 피운 것은 몇 년 전. 리틀은 "새싹에서 자스민 같기도 하고 오렌지 같기도 한 향기가 났다"고 말했다. 식물을 따뜻한 곳으로 옮겨서 꽃이 핀 것인지, 아니면 그저 개화기가 된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리틀은 꽃을 피운 나무에 비료를 주었다. 그리고 약 50g 정도의 열매를 수확했다.

수확은 몇 년간 이어졌다. 2020년에는 작황이 좋아서, 수확량이 약 400g에 달했다. 열매에서 원두를 뽑아내 로스팅을 할 수 있는 정도였다. 400g의 커피 열매를 다듬으니, 약 50g의 원두가 나왔다. 리틀은 자신의 로스터기에 맞게 수확한 원두를 25g씩 나눠서 중간 정도의 굽기로 볶아냈다.

이렇게 사무실에서 재배한 커피(보통 커피 한 잔에 원두가 12g 정도 필요하다)를 리틀은 동료들과 함께 시음했다. 놀라울 정도로 맛이 좋았다. 그는 "****와 같은 맛이 나올 확률은 99%"라고 말했다. "종이 맛이 날 수도 있는데, 가공을 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괜찮은 맛이었어요." 리틀은 남은 원두를 지인인 커피 유튜버에게 보냈다. 유튜버는 "순수한 에티오피아 커피에 있는 시트러스 성분은 부족하지만, 견과류와 초콜릿의 풍미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이야기는 커피 한 잔에 담긴 지난한 인고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를 통해 커피 생산에 들어가는 기후 비용을 따져보자. 하루 커피 한 잔은 약 300g 이상의 CO2를 배출한다. 1년으로 따지면 약 116kg. 일반적인 승용차로 1000마일을 운전했을 때와 비슷한 배출 수준이다. 하루 차 한 잔을 마시는 것은 연간 약 9kg의 CO2를 배출하고, 와인 한 잔은 연간 113kg의 CO2를 배출한다.

때문에 뒷마당에서 커피를 재배한다는 아이디어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커피 운송에서 나오는 CO2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BBC '푸드프린트(Foodprint) 계산기'에 따르면 커피 운송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커피와 관련된 CO2의 약 50%는 곡물을 키울 때 나오고, 20%는 폐기물, 17%는 농사를 짓기 위한 토지 개간에서 나온다.

BBC 퓨처의 푸드프린트 계산기를 사용하면 자신의 식단에서 나오는 CO2 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커피 운송 비용을 줄이는 것도 작지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커피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서 어떻게 재배하느냐'다. 오늘날에는 기후 변화로 한때 생산성이 높았던 지역의 커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고, 새로운 지역에서 커피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은 아라비카(Coffea arabica)다. 그런데 아라비카는 기후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열대 농업의 컨설턴트인 오리아나 오벨-리베라와 동료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현재의 추정치를 바탕으로 미래의 커피 재배 지역에 대해 예측했다. 그 결과 앞으로는 고도가 높은 지역이 커피 재배에 적합할 것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향후에도 좋은 커피 재배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브라질과 니카라과의 커피 재배에 좋은 지역은 각각 최대 60%, 90% 감소할 수 있다. 브라질과 니카라과는 커피 생산지가 저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에 따르면 커피 생산은 이전에는 커피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던 곳으로 크게 확장될 수도 있다.

영국 데본에 있는 '로스트웍스 커피'의 로스터리 매니저인 잭 크로커가 공장에서 커피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Roastworks Coffee Co

사진 설명, 영국 데본에 있는 '로스트웍스 커피'의 로스터리 매니저인 잭 크로커가 공장에서 커피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리틀 역시 질 좋은 커피의 핵심은 고도라고 말했다. "커피는 산에 있는 것처럼 보다 건조하고 시원한 공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하이 그로운(high-grown)"이라고 불리며, 더 높은 가격에 팔린다. 리틀은 고도 자체 때문이 아니라, 높은 고도에서 자란 커피가 더 천천히 익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장이 느릴수록 커피 원두의 밀도가 높아지고 맛이 좋아진다.

리틀은 이처럼 '천천히 익는 과정'이 자신의 사무실 커피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연히도 리틀의 사무실은 커피 성장에 중요한 기후 조건들을 제공했다. 그는 "커피 성장의 평균 온도는 섭씨 19도"라고 말했다. "커피는 열과 습도가 필요한 열대 작물과는 달라서 우리 사무실에도 잘 맞았어요. 사무실은 겨울에도 낮에 섭씨 19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커피 나무에 안성맞춤이죠. 습도 면에서 영국은 약 60-80%입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커피 나무 성장에 필요한 수준을 비슷하게 맞춘 거죠."

커피를 직접 키워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어쩌면 실내 재배가 가능성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리틀은 에티오피아 커피의 가치를 만드는 화산 토양처럼 실내 재배에선 재현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요소들도 있다고 말했다. "테루아(토양의 특성)에서 나오는 특정한 맛이 있어요. 데본의 붉은 토양에 심는다고 해서 커피맛이 더 나빠진다는 뜻은 아니지겠지만, (에티오피아 테루아와) 똑같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커피에 대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기후 변화에 적응력 있는 새로운 커피 품종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영국 왕립 식물원의 키친 가든을 감독하는 헬레나 도브는 "합리적으로 따져볼 만한 문제"라며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작물을 찾고 싶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적응력이 있는 작물들은 옛날 품종이나 야생 품종에서 찾아볼 있다. 연구자들은 최근 1954년 이후 야생에서 볼 수 없었던 커피 품종(Coffea stenophylla, 스테노필라)을 재발견했다. 한때 귀중하게 취급받던 품종이다. 스테노필라는 보통 아라비카가 잘 자라는 온도보다 6~7도 높은 서북아프리카에서 잘 자란다. 로부스타 품종(Coffea robusta) 역시 따뜻한 온도에 적응했지만, 스테노필라보다는 맛이 떨어진다. 아피니(Coffea affinis)와 같은 다른 야생 품종들도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 다른 품종과 교배할 수 있다.

이처럼 야생 품종의 특정한 장점을 활용해 재배 가능한 농작물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은 추운 지역의 농작물 재배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은 한 때는 소수의 발상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 영국에는 500 곳 이상의 와인 재배지가 있다. 2018년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포도 재배에 적합한 지역으로 3만3700헥타르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과 면적 면에서 대동소이한 규모다.

하지만 기후가 점점 더 따뜻해짐에 따라,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포도에 대한 수요는 달라질 수 있다. 영국의 포도밭 대부분은 남쪽 해안에 있지만, 이스트 앵글리아의 북쪽 지역에서 나오는 포도가 더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기온이 따뜻해짐에 따라, 와인 생산이 미시간주와 같은 북부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와인은 캐나다와 같은 추운 지역에서도 생산된다. 하지만 이들은 달콤한 디저트용 와인을 만들기 위해 일부로 덩굴에 있는 포도를 얼리는 "아이스 와인"이다. 하지만 현재는 스웨덴에서도 일반적인 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면,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도 아직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일반적인 와인 생산을 시도중이다.

도브는 온대 지방에서도 커피 생산이 가능해지는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후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품종을 지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테노필라처럼 기후에 탄력적인 품종 후보가 될 수 있는 야생 품종의 60%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대 기후에서 재배 가능한 커피 나무를 찾을 때, 나무들을 뿌리에 접목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도브에 따르면, 열매를 맺는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잘라서 이미 자라고 있는 식물의 뿌리와 밑부분에 접목하면 해당 지역 기후에 대한 적응력이 올라간다. 단단한 뿌리는 온도와 습기, 토양 상태에 대한 탄력성을 제공하는 반면, 줄기와 가지는 원하는 대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수백년 동안 과일나무를 보다 추운 기후에 적응시키기 위해 사용해온 방법이다. 복숭아와 살구와 같은 이국적인 과일들도 이러한 방법을 통해 영국에서도 재배될 수 있다. 도브는 "한때는 그런 과수들을 기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나무는 튼튼했지만, 꽃봉오리는 2월에 얼어서 떨어졌습니다."

뿌리 접목은 사과, 체리, 자두, 살구, 복숭아와 같은 과일 나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법이다. 이를 활용해 자신의 커피 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먼저 적절한 뿌리를 찾아야 한다. 커피는 루비아과에 속하는 꽃식물이며, 대부분의 종들이 열대성 식물이지만 일부 온대 품종도 있다.

온도와 토양을 고려한 후에는, 커피 열매를 맺게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봐야 한다. 추운 지역에서 잘 자라는 차와 달리 커피는 재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니카라과의 커피 재배 적합 면적이 최대 9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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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니카라과의 커피 재배 적합 면적이 최대 9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열대 작물들은 수분(꽃가루를 암술에 옮겨놓는 것) 매개자 없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이것을 단위결실 식물이라 하는데, 오이와 바나나, 파인애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식물의 과일은 씨앗이 거의 없어서 먹기가 편하다. 결과적으로 무균 과일은 씨앗이 아예 부족할 수 있고, 어떤 것은 먹기에 더 즐겁다. 반면 야생에서 수정된 바나나나 파인애플은 씨앗으로 채워져 있고 먹을 수 있는 부분이 훨씬 적다.

하지만 일부 작물은 수분을 통한 수정이 필요하다. 커피 원두는 수정의 산물이다. 다행히 아라비카 커피 나무는 자가 수분이 가능하다(그러나 곤충에 의해 교차 수분될 경우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래서 아라비카 커피는 꽃가루 매개자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접목은 꽃을 빨리 피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꽃과 열매를 자극하는 호르몬은 뿌리에서 나오는데, 줄기가 성숙한 뿌리에 접목되면 나무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상업적으로 과일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이와 같이 약간의 인내심과 적절한 조건, 일부 선별적인 재배 방법으로 온대 지방에서도 커피를 재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틀은 꼭 그래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세상에는 정말 놀랄만큼 훌륭한 커피가 있습니다. 우리가 (온대 지방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콜롬비아나 동아프리카의 최고 수준에 근접하지 못하죠."

영국산 커피를 상업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낸 그는 자신의 식물을 교육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집에서 매년 한 움큼 남짓하게 수확하는 커피 열매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그는 "이 열매는 항산화제로 가득 차있다"며 "가장 좋은 것은 그것들을 그냥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항산화제의 효과 뿐만 아니라) 풍부한 카페인에 흠뻑 젖어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