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원: 팬데믹에도 '야생 동물 섭취'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야생 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사람들이 전염병과 야생 동물과의 연관 가능성에 관해 잊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 출처, WWF Greater Mekong

사진 설명, 야생 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사람들이 전염병과 야생 동물과의 연관 가능성에 관해 잊고 있다"고 주장한다
    • 기자, 나빈 싱 카드카
    • 기자, 환경 기자, BBC 월드 서비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이 불분명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야생 동물 섭취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환경운동가와 조사관들이 BBC에 말했다.

과거 이 지역에서 야생 동물을 섭취했던 사람들도 2019년 팬데믹 발생 직후엔, 합법이든 불법이든 야생 동물 섭취 행위를 망설이게 됐다. 하지만 그들의 망설임이 사라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동남아시아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의 지역 야생동물 거래 매니저인 제사다 타위칸은 "사람들이 야생 동물과의 연관 가능성을 잊어가고 있다. 더는 이와 관련해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야생 동물 소비를 하면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졌고, 팬데믹 기간에도 야생 동물 시장은 여전히 운영됐다."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조사하는 국제기구인 트래픽(Traffic)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베트남 트래픽의 부이 투이 응가는 "팬데믹 기원에 관해 증거가 뒷받침된 결론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야생 동물 섭취를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기 호랑이와 아기 표범 등이 최근 베트남의 여러 불법 농장에서 구조됐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아기 호랑이와 아기 표범 등이 최근 베트남의 여러 불법 농장에서 구조됐다

코로나19의 발생원인 불명 기간 소비자 행동 조사나 연구는 없었다.

미 정보당국은 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간 건지, 아니면 실험실 사고로 인한 것인지 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과학자는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는 수년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환경운동가와 조사관들은 법으로 금지된 종을 포함해 야생동물 공급이 팬데믹 기간에도 지속 중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트래픽은 성명에서 "9월 9일, 말레이시아 당국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근처 차량에서 코뿔소 뿔과 뿔 조각 50개를 압수하고 두 남자를 체포했는데, 이건 2018년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코뿔소 뿔 압수 사건이다"라고 밝혔다.

트래픽 동남아시아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엘리자베스 존은 "비록 소비 관련 연구는 없지만, 야생 동물의 밀매는 팬데믹과 상관없이 멈추지 않았다"라고 했다.

야생 동물 제품 할인

전문가들은 중국, 베트남, 라오스와 같은 국경지대 시장에서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 때문에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야생동물의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나라들은 수년 동안 불법 야생동물 거래가 활발한 지역이었다.

지난 2년 동안 메콩강 하류의 5개국에서 8만 개에 달하는 불법 야생동물 제품이 적발됐다

사진 출처, WWF Greater Mekong

사진 설명, 지난 2년 동안 메콩강 하류의 5개국에서 8만 개에 달하는 불법 야생동물 제품이 적발됐다

국제 NGO인 야생동물정의위원회(WJC)는 2020년 발간된 보고서에서 "재고량을 줄이려고 일부 밀매업자들은 (불법 상품에 대해) 할인을 해 가격을 매겼다"고 밝혔다.

조사관들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간의 국경 제한 조치로 올해도 물건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WJC의 수석 조사관인 사라 스토너는 "밀매업자들이 발각 위험이 크고 벌금이 센 제품 거래는 꺼리기 때문에 가격이 다시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WJC는 나이지리아 당국이 지난 7월 라고스에서 동남아시아로 넘어가던 7000kg 이상의 천산갑 비늘과 900kg에 달하는 상아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발간된 트래픽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년 동안 메콩강 하류 지역의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태국 5개국 도시 등에서 1000곳이 넘는 가게에서 액 7만8000개에 가까운 불법 야생 동물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곰, 대형 고양잇과 동물, 긴꼬리코뿔새, 천산갑, 코뿔소, 수마트라 영양 등 다양한 종 제품을 발견했는데, 그중에서 상아 판매가 가장 많았다."

베트남에선 불법 호랑이 거래도

베트남 경찰은 지난 8월 응에안성의 한 주택 지하실에서 불법 보관 중이던 호랑이 17마리를 찾아냈다

사진 출처, Vietnam Police

사진 설명, 베트남 경찰은 지난 8월 응에안성의 한 주택 지하실에서 불법 보관 중이던 호랑이 17마리를 찾아냈다

베트남 경찰은 지난달 응에안성의 한 주택 지하실에서 불법 보관 중이던 호랑이 17마리를 포획했다.

앞서 며칠 전에는 경찰이 하틴성에서 응에안성으로 들어오는 길목 차량에서 호랑이 7마리를 발견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야생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이런 일들이 팬데믹 기간에도 야생 동물 거래가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운동가들은 이런 일이 불법 야생동물업자들로 하여금 호랑이나 곰과 같은 다른 야생동물을 도살하고, 검거망을 피하려고 냉장 보관하고, 이후 국내 판매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불법 야생동물 거래 척결 분야의 비영리 단체인 베트남야생동물보호(SVW)의 책임자인 응구옌 반타이는 "팬데믹 전에 업자들은 살아있는 동물들을 밀반출하곤 했지만, 지금은 국경 제한 조치로 그러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그들은 분명히 국내 구매자들의 입맛을 맞추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모든 면에서, 코로나19 기원을 두고 벌어진 혼란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걸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야생 동물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걱정을 전보다 덜 하고 있다."

태국에서 밀수된 아기 호랑이

지난 3월 태국 당국은 호랑이공원에서 호랑이 DNA 샘플을 채취해 조사를 했다

사진 출처, Department of National Parks, Thailand

사진 설명, 지난 3월 태국 당국은 호랑이공원에서 호랑이 DNA 샘플을 채취해 조사를 했다

지난 3월에 태국 당국은 묵다 호랑이공원(MTPF)에서 DNA 검사를 했고, 새끼 호랑이 중 두 마리가 그곳에서 사육장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앞서 공원 운영자는 포획된 성인 호랑이들이 새끼들을 낳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DNA 테스트 결과 새끼 호랑이들은 다른 곳에서 밀반입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WWF의 타위칸은 "이 공원에는 호랑이 약 1500마리가 있다. 공원의 주요 수입원은 현재 팬데믹으로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호랑이들이 이제 그들을 죽이고 팔 수 있는 불법 거래자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지가 정말 걱정이다. 특히 잠재적 소비자들이 전염병과 야생동물 사이의 연관 가능성을 잊고 있는 이 지금 시기에 말이다."

라오스 아트페우 지역에서 판매 중인 왕도마뱀

사진 출처, WWF Greater Mekong

사진 설명, 라오스 아트페우 지역에서 판매 중인 왕도마뱀

야생동물 식품 금지령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중국과 베트남은 여러 육상 야생 동물 관련 식품 금지령을 도입했다. 다만 전통 의약품 및 장식품에 동물들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했다.

초기 코로나19가 우한 육류 시장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여겨졌을 때, 중국 내부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 대다수는 야생 동물을 음식으로 먹지 않았다.

중국을 중점국 중 하나로 보고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국제 NGO인 액트 아시아(ActAsia) 책임자인 페이 수는 "중국 대중들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는 정부의 방침과 노선을 같이 하기 때문에, 야생 동물과 바이러스 연계성은 현재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지 조치 때문에 야생 동물의 소비는 팬데믹 이전보다는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중국 규모와 제한된 수의 야생 동물 법 집행관들을 고려해보면 중국 내 많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합법 및 불합법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