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여서 접어야 했던 우주 비행사의 꿈, 60년 만에 이뤄진다

마침내 메리 월러스 펑크는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게 됐다

사진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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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새로운 우주 역사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메리 월러스 "월리" 펑크는 82세의 세계 최고령 우주 비행사가 된다.

그는 세계 최고의 갑부 제프 베이조스와 그의 동생, 그리고 18살의 올리버 대멘과 함께 우주여행의 첫발을 뗀다.

조종사 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 펑크에게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의 첫 우주여행에 참가하는 건 평생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자 60년 동안 기다려온 것이다.

시대를 앞서간 개척자

펑크는 2년 전 BBC와 인터뷰에서 "비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하늘에 있고 싶었다"며 비행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에 대해 말했다.

그는 항상 개척자였다. 82세의 그는 이미 여러 번 역사를 새로 써나갔다.

펑크는 국가 교통안전 위원회(NTSB, National Transport Safety Board)의 첫 여성 항공 안전 조사관이자 미국 연방 항공국(FAA)의 첫 여성 검사관이었다. 그는 조종사로서 1만9600시간 동안의 비행 기록을 보유했고 3000여 명에게 조종을 가르쳤다.

그는 조종사로서 1만9600시간 동안의 비행 기록을 보유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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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번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기 전에, 이번 여행에 참가하는 민간 승무원 4명은 이륙을 앞두고 이틀간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우주 비행사 교육은 펑크에겐 새롭지 않다.

1960년대 미국에서 우주 탐험 시대가 동틀 무렵 당시 20세였던 펑크는 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에 통과한 13명의 '머큐리 여성' 중 한 명이었다. 이들은 엄격한 건강 및 신체 테스트를 통과했고, 남성 우주 비행사와 같은 훈련을 받았다.

우주 비행사 후보에 오른 '머큐리 13' 여성들은 혹독한 시험 과정을 견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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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BBC 인터뷰에서 모든 테스트 과정이 믿을 수 없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시험관들은 저를 의자에 묶고 제 한쪽 귀엔 섭씨 10도의 차가운 물을 주입했습니다. 이쯤 되면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수준이죠. 그러고 나서 방에서 데리고 나와 한 시간 후에 다른 쪽 귀에서 또 그렇게 합니다."

심지어 방사능에 노출된 물도 마셔야 했고 지구력을 시험하기 위해 일종의 물탱크인 감각 결핍 탱크에 갇혔어야 했다. 그는 지구력 테스트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실험들은 미지의 우주 환경에 우주 비행사들이 적응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잔혹하게 만들어졌다. 참가자에겐 여러 타격이 있었다.

"남성 참가자 125명 중 7명이 합격했습니다. 여성 참가자 25명 중에선 13명만이 성공했습니다."

펑크는 1999년 NASA 면접관에게 자신이 힘든 훈련을 받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테스트 항목 몇몇과 관련돼선 많은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고통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했죠. 이런 경험이 제가 염원하는 우주행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해줄 것 같았죠"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러나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되려는 펑크의 희망은 좌절되고 만다. NASA가 고속 전투기 조종사이고 공학 학위를 가진 사람에 한해 우주 비행사 자격을 한정 지으면서다.

그 당시 여성들은 전투기 조종사가 될 수 없었다. 이는 정부 청문회에서 관련 조사까지 벌인 성차별적 조건이었지만 펑크는 포기하지 않았다.

Undated black and white image shows Wally Funk next to US air force aircraft

사진 출처, Wally Funk via Blue Origin

사진 설명, 펑크는 미군 최초의 여성 조종 교관이기도 하다

그는 1999년 인터뷰에서 "NASA는 공학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저를 4번이나 거절했다. 나중엔 9개월 안에 공학 학위를 받아 오라고 했지만, 이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저는 1983년 샐리 라이드가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 비행사가 됐을 때 감격했습니다. 샐리는 제게 전화를 걸어 여성 선배들이 테스트를 다 받은 덕분에 자신들은 육체적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배신하지 않은 노력

펑크는 NASA의 우주 비행에 합류하지 못해 실망했지만 이를 너무 억울해하진 않았다. 그는 오로지 목표 달성에만 집중했다.

90년대 후반, 그는 미국의 관광용 우주 비행에 최초 참가자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05년으로 예정됐던 이 우주 비행 계획은 무산됐다.

그리고 2010년, 펑크는 또 다른 우주 관광 프로그램인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갤럭틱에 탑승권 가격으로 20만달러를 지불했다. 버진갤럭틱은 이번 달에 첫 운행에 나섰다.

2010년 펑크는 사비 20만달러를 들여 민간 우주여행에 참가하려 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2010년 펑크는 사비 20만달러를 들여 민간 우주여행에 참가하려 했다

하지만 펑크는 버진갤럭틱엔 탑승하지 않았고, 이제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프로젝트에 "명예 승객" 자격으로 탑승하게 된다.

버진 갤럭틱과 마찬가지로 블루오리진의 우주 비행은 이른바 준궤도 관광으로 이뤄진다. 준궤도 관광에서 승객들은 우주 경계선까지만 올라간 뒤 다시 내려온다. 즉 이들은 흔히 우주 비행사처럼 궤도를 벗어나 경계선 바깥까지 가진 않는다.

블루오리진의 관광용 우주선 뉴 셰퍼드 4호는 승객을 태운 뒤 미국 텍사스주 반 혼 근처의 발사장에서 이륙한 뒤 시속 3000㎞ 이상의 속도에 도달할 것이다.

해당 우주선은 지구 표면에서 100km 이상 위까지 도달해 승객들은 약 4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여행을 마친 뒤 뉴 셰퍼드의 캡슐은 낙하산에 실려 약 10분간 하강해 지구로 귀환한다.

"이분보다 더 이 순간을 기다린 분은 없을겁니다"라고 제프 베이조스는 펑크에 대해 말했다

사진 출처, Blue Origin

사진 설명, "이분보다 더 이 순간을 기다린 분은 없을겁니다"라고 제프 베이조스는 펑크에 대해 말했다

앞서 많은 기회를 놓쳤지만, 펑크는 마침내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룰 예정이다.

제프 베이조스가 펑크에게 비행 계획을 설명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에서 그는 펑크에게 착륙한 후 어떤 소감을 전할지 물었다.

"남편에게 제게 일어난 일 중 가장 멋진 일이 있었다고 말할 겁니다. 더 기다리기 힘들 정도로 여행이 기대됩니다. 당신이 누군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하고 싶다고 맘만 먹으면 뭐든 이뤄낼 수 있습니다. 전 아무도 해낸 적이 없는 그런 일들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