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0: 사우스게이트 감독 승부차기에 또 울었다

이탈리아와의 유로 2020결승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의 5번째 키커로 나섰던 사카를 위로하는 사우스게이트 감독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이탈리아와의 유로 2020결승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의 5번째 키커로 나섰던 사카를 위로하는 사우스게이트 감독

55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잉글랜드의 꿈이 날아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년 유럽축구챔피언십(이하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는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에 무릎을 꿇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또다시 승부차기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승부차기 실패

2016년 개러스 사우스게이트가 잉글랜드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됐을 때 두 가지 큰 문제에 직면했다.

첫 번째 문제는 그가 지도자로서 입증한 성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축구 감독은 총리보다 더 비판적인 여론의 검증을 받는 자리. 그는 시작부터 어려운 위치에 놓였다.

잉글랜드는1966년 월드컵 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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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잉글랜드는1966년 월드컵 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두 번째 문제는 그가 선수였던 당시 겪었던 '실패'가 끊임없이 상기됐다는 점이다.

사우스게이트는 유로 96 대회 당시 독일과 준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의 6번째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그의 실축으로 잉글랜드는 독일과 준결승전에서 1-1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5-6으로 졌다.

사실 그는 축구 팬들과 언론이 결코 그를 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처음에는 잉글랜드 감독직 제안을 거절했다.

11일 밤(현지시간) 사우스게이트는 승부차기 '악몽'을 떨쳐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경기장은 25년 전 그 드라마틱했던 밤과 같은 곳인 웸블리 경기장이다.

그러나 우승 트로피를 눈 앞에 두고 또 다시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특히 연장 후반 막판 쓴 2명의 교체카드가 모두 승부차기를 놓치며, 결과적으로 그의 전술실패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를 유로 첫 결승에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사실 성적만을 놓고 보면 50세의 사우스게이트는 1966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앨프 램지를 제외한 모든 전임자를 능가한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가 유로 2020 준결승전이었던 덴마크 전에서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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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사우스게이트는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후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선택지는 아니었으나 모든 전임자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그는 청소년기에 오스굿-슐라터 판정을 받았다. 무릎 아래 튀어나온 부분과 연결된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이 병으로 인해 그의 선수 생활도 위협받았다.

그러나 사우스게이트는 프로 선수가 되어 크리스털 팰리스, 아스턴 빌라, 미들즈브러에서 총 503경기를 뛰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는 57경기에 나섰다.

패배와 회복력

1996년 독일전은 두고두고 사우스게이트를 괴롭혔다. 그는 여전히 당시 승부차기 실축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그는 "출전 당시 30년간 팀이 출전한 경기 가운데 가장 큰 경기라고 여겼고, 경기 종료에 대한 책임이 순전히 나에게 있다고 느끼며 경기장을 떠났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어느 정도 여전히 나와 함께 있다, 엄청난 스포트라이트와 심리적 압박 아래 실패했다는 것은 직업 선수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1996년 유로 96 준결승전에서 독일과의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사우스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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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1996년 유로 96 준결승전에서 독일과의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사우스게이트

사우스게이트는 숨지 않았다.

사실 그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8년 더 뛰겠다는 사실도 그의 회복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잉글랜드 팀 감독으로 그는 자신에 대한 의심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8년 러시아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역사상 세 번째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무릎' 전면 지지

비평가들이 비난을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언론과 전직 동료들은 사우스게이트가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간주한다. 유로 2020 잉글랜드 경기 첫날 그의 해임을 요구하는 해시태그 '#southgateout'가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다.

사우스게이트는 지난해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 전 한쪽 무릎 꿇기를 하자는 선수들의 결정을 옹호했다가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국가 대표팀 경기에서 잉글랜드 팬들이 자주 야유를 퍼붓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England players kneeling down ahead of the game against Denmark 덴마크전을 앞두고 잉글랜드 선수들이 무릎 꿇기 의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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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잉글랜드 선수들의 경기 전 무릎 꿇기 의식은 일부 팬들로부터 비난받았다

사우스게이트 체제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은 역사상 가장 젊고, 인종적으로도 다양하다. 부모 혹은 조부모가 영국 밖에서 출생한 경우가 전체 대표 선수단 중 절반 정도다.

사우스게이트는 조롱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선수가 비-스포츠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일 권리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웸블리 경기장 밖에서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환호하는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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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사우스게이트는 팬들이 자신을 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자리를 처음엔 거절했지만, 이제 더이상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사우스게이트는 "나는 결코 우리가 축구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웹사이트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기고한 공개서한에서 밝혔다.

"나는 내 목소리를 보다 넓은 지역 사회에 쓸 책임이 있으며 선수들도 그러하다."

"평등, 포용성, 인종적 불의와 같은 문제에 대해 대중과 계속 소통하는 것은 그들의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