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살해' 경찰관에 징역 22년 6개월 선고

쇼빈은 지난 4월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쇼빈은 지난 4월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지난해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전 경찰관 데릭 쇼빈(45)에게 22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지방법원의 피터 케이힐 판사는 25일(현지시간) 쇼빈에게 중형을 내린 이유로 그가 자신의 직무가 가진 신뢰와 권위를 남용했다는 것과 플로이드를 특별히 더 잔인하게 다룬 것을 꼽았다.

쇼빈은 지난해 5월 25일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무릎으로 목을 9분 29초간 짓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4월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플로이드의 죽음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인종 차별·경찰 폭력 반대 시위를 촉발했다.

플로이드 가족들과 지지자들은 이번 선고 형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플로이드의 동생 브리짓 플로이드는 "오늘 형량은 경찰 폭력 문제가 드디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플로이드 측 변호인인 벤 크럼프는 이날 판결과 관련해 트위터를 통해 "플로이드 가족과 우리나라가 치유와 책임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정황을 알지 못하지만, 쇼빈의 형량이 양형 지침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판결 같다"고 말했다.

법정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나

이날 법정에는 플로이드의 유족들도 참석해 발언했다.

플로이드의 동생 테렌스 플로이드는 미네소타주 법에 따른 최대 형량인 40년형을 요구했다.

그는 "도대체 왜 그랬나?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인가? 형 목에 당신의 무릎을 올렸을 때 당신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있었던 것이냐?"라고 물었다.

플로이드의 딸 지애나(7)는 영상을 통해 "아빠가 그립다"고 말했다.

"전 아빠에 관해서 자주 물어봐요. 아빠가 저 양치할 때 항상 도와주셨어요."

플로이드 지지자들은 이날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지방법원 앞에 모였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플로이드 지지자들은 이날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지방법원 앞에 모였다

재판장인 케이힐 판사는 이 사건으로 지역사회와 나라가 고통을 겪었지만, 플로이드의 가족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선고는 감정이나 동정에 기반을 둔 게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모든 가족, 특히 플로이드의 가족이 느끼는 깊고 막대한 고통을 인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쇼빈은 이날 법정에서 "플로이드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다른 정보가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여러분에게 어느 정도 마음의 평화를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쇼빈이 언급한 다른 정보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쇼빈의 어머니 캐럴린 폴렌티는 법정에서 아들은 "좋은 사람"이라며 "난 항상 아들의 결백함을 믿어왔고 그 맘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쇼빈의 형량은 전직 경찰관이 받은 형량 중 가장 길다"라고 말했다.

조지 플로이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플로이드 초상화 앞에서 사람들은 꽃과 편지로 그를 추모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플로이드 초상화 앞에서 사람들은 꽃과 편지로 그를 추모했다

46세의 남성이 2020년 5월 25일, 사우스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담배 한 갑을 샀다.

그가 낸 20달러가 위조지폐라고 생각한 상점 직원은 담배를 돌려받으려 했지만 거절당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수갑을 채우고 경찰차에 태우려 하자 플로이드는 저항했다. 실랑이 끝에 그는 얼굴을 바닥에 눌린 채 엎드리게 됐다.

쇼빈은 그의 왼쪽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눌렀고, 검사 측 주장에 따르면 이 자세를 9분가량 지속했다. 함께 있던 경찰관 2명은 그를 제압하는 것을 도왔고, 다른 한 명은 저지하려는 목격자들을 막아섰다. 그러자 사건을 목격한 행인들이 현장을 영상으로 녹화하기 시작했다.

플로이드는 자신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스무 번 이상 말했다. 녹화된 영상은 축 늘어져 경찰에 실려 가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 시간 후 그는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이 중요한 까닭은?

플로이드의 죽음은 미국에서 대규모 인종 차별·경찰 폭력 반대 시위를 촉발했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플로이드의 죽음은 미국에서 대규모 인종 차별·경찰 폭력 반대 시위를 촉발했다

작년 5월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하다 의식을 잃는 그의 마지막 모습은 한 여고생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이 동영상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많은 이들은 플로이드의 죽음을 경찰 폭력의 상징으로 여겼고 인종차별에 대한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에서 경찰은 공권력 사용을 이유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는 일은 매우 드물다. 대개 생명의 위험을 느꼈다는 변론이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의 판결과 형량은 앞으로 미국 사법 체계가 경찰의 공권력 남용 사건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보여줬다고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