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건 경찰관, '살인 유죄' 평결... '항소할듯'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45)에 대해 20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쇼빈은 지난해 5월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를 길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9분 동안 무릎으로 목을 눌러 숨지게 했다.
이 모습이 찍힌 영상은 빠르게 퍼졌고, 플로이드의 죽음은 미국에서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와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촉발했다.
쇼빈은 2급 살인과 과실치사, 3급 살인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는 재판이 끝나고 법정구속됐다. 유죄 평결에 따라 판사가 쇼빈의 형량을 결정한다.
3주간 변론 끝에 미네소타주의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은 평결을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도 안 돼서 신속하게 유죄 평결이 나왔다.

사진 출처, Reuters
전날 양쪽의 최후 진술이 끝나고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언론의 뉴스 등 외부와 연결이 차단된 호텔에 머물며 최종 숙의 과정을 거쳤다.
유무죄 평결에 있어서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동의를 해야 하고,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날 평결을 기다리며 법원 앞에 모여있던 시민들은 유죄 소식에 환호했다.
플로이드 가족의 변호인 벤 크럼프는 이번 평결이 미국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고통스럽게 얻은 정의가 드디어 도착했다"며 "법 집행에도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평결이 나온 직후 플로이드 유족과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적어도 지금은 약간의 정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걸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구조적 인종차별을 격파하는데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전국으로 방송된 연설에서 바이든은 "구조적인 인종차별은 전 국민의 영혼에 자국을 남긴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의회에 경찰의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조지플로이드법'을 통과시킬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 법안은 조지 플로이드의 유산의 일부"라며 "이미 오래 전에 해야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대변하는 비영리 단체인 미니애폴리스 경찰연맹은 배심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경찰연맹은 "아직 상처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지역사회분들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 사건에 승자는 없으며, 우리는 배심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쇼빈이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언론과 대중에 큰 관심을 받았던 사건인 만큼, 쇼빈의 변호인단이 이런 분위기가 배심원단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지난 주말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은 쇼빈이 무죄 판정을 받을 경우 "길거리에 남아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피터 카힐 판사는 19일 워터스 의원의 발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분석
타라 맥켈비
BBC 백악관 특파원


무죄 평결이 나오자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환호했다. 케네스 나와치(21)는 "오늘은 미니애폴리스에 좋은 날"이라고 기쁨을 표했다.
운동가들은 정의가 실현되었다면서 부담감을 조금은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뿐 아니라 경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온 많은 도시에서 비슷한 안도감이 터져 나왔다.
경찰의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흑인이 피해를 본 수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이번 판결로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과거 사건들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됐다.
미국에서 경찰은 공권력 사용을 이유로 과실치사나 살인죄로 기소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유죄 판결을 받는 일은 더 드물다.
시위대는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플로이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46세의 남성이 2020년 5월 25일, 사우스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담배 한 갑을 샀다.
그가 낸 20달러가 위조지폐라고 생각한 상점 직원은 담배를 돌려받으려 했지만 거절당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수갑을 채우고 경찰차에 태우려하자 플로이드는 저항했다. 실랑이 끝에 그는 얼굴을 바닥에 눌린 채 엎드리게 됐다.
그러자 사건을 목격한 행인들이 현장을 영상으로 녹화하기 시작했다.

사진 출처, AFP
44세의 쇼빈은 그의 왼쪽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눌렀고, 검사 측 주장에 따르면 이 자세를 9분가량 지속했다. 함께 있던 경찰관 2명은 그를 제압하는 것을 도왔고, 다른 한 명은 저지하려는 목격자들을 막아섰다.
플로이드는 자신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스무 번 이상 말했다. 녹화된 영상은 축 늘어져 경찰에 실려 가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 시간 후 그는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재판에서 무슨 얘기가 나왔나
평결에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증인 45명의 증언과 사건 관련 경찰 보디캠과 목격자들이 찍은 영상 등 몇 시간 분량의 비디오 영상을 봤다.
이번 재판에는 수많은 목격자가 출석해 플로이드를 위해 증언했다. 이들은 사건 당시 참혹한 장면을 영상으로 다시 봤고,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한 것에 자책했다. 증인들은 당시 느꼈던 무력감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플로이드의 전 여자친구인 코트니 로스와 동생 피로니스 플로이드도 증언대에 올랐다.
호흡기내과 전문의 마틴 토빈 박사는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플로이드는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쇼빈은 수정헌법 5조의 특권을 인용해 법정 증언을 거부했다.
쇼빈은 어떤 혐의로 기소됐나
쇼빈은 2급 살인, 3급 살인, 과실치사 등 3개 혐의로 기소됐다.
과실치사란 고의성 없이 과실로 인해 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다. 2급 살인은 사전에 계획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적용된다. 최고 형량은 40년이다.
3급 살인은 인명을 고려하지 않고 위험한 행동을 해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려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적용된다.
미국에서 경찰은 공권력 사용을 이유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는 일은 매우 드물다. 대개 생명의 위험을 느꼈다는 변론이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의 판결은 앞으로 미국 사법 체계가 경찰의 공권력 남용 사건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보여줬다고 평가받는다.
미국의 배심원 제도
12인으로 구성된 배심원은 법관과 독립하여 쇼빈의 유무죄에 대해 판단을 했다.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모두의 신상은 비공개로 유지됐다. TV 생중계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들은 전날 양쪽의 최후 진술이 끝나고, 그날 오후부터 언론의 뉴스에서 차단된 채 호텔에 머물며 최종 숙의 과정을 거쳤다.
배심원단이 피고인의 유무죄를 결정할 때, 만장일치로 평결을 해야 한다. 만장일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집에 갈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