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 22세 대학생은 어떻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끌어내렸을까?

사진 출처, Momoko Nojo
- 기자, 라라 오엔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여자는 말이 너무 많고 여성 조직 위원들과 회의를 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일자 그는 재빨리 사과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하지만 22세의 경제학 전공생 노조 모모코에게 이 문제는 끝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노조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결국 도쿄올림픽 수장을 무너뜨렸다.
노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일본에서는 이런 종류의 발언이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며 "그냥 무시되고 가해자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언론에 하루 이틀 정도 보도되는 게 다였고, 똑같은 일은 계속 반복됐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다짐한 노조는 '#DontBeSilent(침묵하지 말라)'라는 이름의 온라인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15만 명 이상의 서명이 모였고 변화를 향한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반향
일본 내에서는 이미 '주제를 모르는 여자'라는 뜻의 '#わきまえない女'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었다. 사회가 말하는 '여자의 주제'에 대해 반문을 제기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노조는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캠페인의 범위를 세계로 넓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외국인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영어 해시태그 '#DontBeSilent(침묵하지 말라)'를 사용하기로 한 이유다.

사진 출처, 노조 모모코
다른 세 여성과 함께 온라인 서명 운동을 시작한 노조는 구체적인 요구들을 나열했다.
성차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취하라는 것도 도쿄올림픽 위원회에 대한 요구 사항 중 하나였다.
노조는 "목소리를 내는 일이 쉽진 않았지만 지지를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혼자서는 용기를 내기 어려운데 이번 서명 운동에는 핵심 역할을 한 다른 세 여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스캔들이 일본 내에서 불러일으킨 엄청난 반향을 보고 노조는 놀랐다고 한다.
"(여성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을 앞으로 가지고 나오기 시작했어요. 회의 때마다 나이 많은 남성들이 잘 받아들일 말만 하고, 그렇지 않을 땐 말을 아껴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죠."
"또 어떤 여성들은 '주변에서 모리 회장의 발언과 비슷한 말을 들었을 때 웃어넘겼지만 지금은 후회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EPA
입바른 사람
일본 자민당 중진회의는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 중 여성은 단 2명뿐이다. 또 중의원 465명 가운데 여성은 46명으로 단 10% 정도인데, 이는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노리는 "내가 속한 경제학과 학생 중 여학생은 20%에 불과하다"며 "수업 시간에 누군가 내 의견을 묻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들은 한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의 내 의견을 듣고자 했다. 그들은 수업을 듣는 여학생들을 따로 분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리는 "여자는 얌전해야 남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초등학생 때부터 배웠다"며 "지금의 나는 자기 생각을 소리 높여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것보다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사진 출처, 노조 모모코
하지만 노리가 원래부터 사회 운동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그가 학생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비영리단체인 'NO YOUTH, NO JAPAN'(청년 없이 일본도 없다)을 시작하고, 사회 문제들에 대한 캠페인들을 벌이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부터다.
노리는 "가족 중 누구도 사회 운동가인 사람은 없었다"며 "2019년 덴마크에서 유학하면서 젊은이들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문제를 제기하는 걸 보기 전까지 나도 사회 운동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 중 나를 불편하게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내가 할 수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일본으로 돌아온 뒤 내게는 목소리가 있고 덴마크 청년들이 하는 일을 나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커지는 목소리
지난 2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모리 요시로 위원장은 결국 사퇴했다.
새 조직위원장으로는 올림픽에 7번 참가한 여성 체육인 출신 전 올림픽 담당장관 하시모토 세이코가 선출됐다.
취임 이후 하시모토 세이코는 도쿄올림픽 조직위 내에 성 평등 증진팀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팀의 첫 목표는 여성 이사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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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는 지난 2019년에도 같은 목표를 세운 바 있지만, 아직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노조가 이끈 서명 운동에는 해당 목표를 달성하라는 요구가 포함돼 있었다.
노조는 "첫걸음을 떼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정치계와 기업들에서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가장 큰 염원은 이걸 바꾸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15만 건이 넘는 서명이 모여 결국 남성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여성이 대체하게 됐다 점에서 이번엔 다르다고 느낀다"며 "중요한 선례로 남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