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 난사: '오지랖은 사양합니다'...의사들이 피 묻은 수술복 셀피를 찍은 이유

외상 외과 의사 데이비드 모리스는 피 묻은 수술복 셀피를 찍어 공유했다

사진 출처, David Morris

사진 설명, 외상 외과 의사 데이비드 모리스는 피 묻은 수술복 셀피를 찍어 공유했다

미국총기협회(NRA)가 의사들에게 "네 일이나 신경 써"라는 식의 말을 하자, 의사들이 피 묻은 수술복 셀피를 찍어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외상 외과 의사인 데이비드 모리스(42)는 BBC에 "당신이 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심장이 멈춰본 적이 없다면, 우리에게 무엇이 우리 '영역'이고 아닌지 말할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다.

논란의 시작은 NRA가 지난 7일 단체의 공식 트위터에 올린 글이었다. NRA는 "마치 자신들이 대단한 줄 아는 총기를 반대하는 의사들에게 '당신들 영역이나 지켜라'라고 말해줘야 한다"라고 썼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사우전드오크스의 한 술집에서 총격난사 사건이 일어난 지 12시간 후 올린 트위터 메시지였다.

이에 반발해 의사들은 자신들이 수술실에서 겪는 일 그리고 관련 사진들을 SNS에 올렸고, 이는 수백에서 수천 번 공유되며 미국 내 총기 폭력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X 포스트 건너뛰기, 1
X 콘텐츠 보기를 허용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는 X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쿠키나 다른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기사를 보기 전 허용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 허용을 하기 전에 X의 쿠키 정책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기사를 계속해서 보시려면 ‘허용하고 계속 보기’ 버튼을 누르십시오.

경고: 타사 콘텐츠에는 광고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X 포스트 마침, 1

내 '영역'은 순간 화를 참지 못해 동거인이 쏜 총에 맞은 임신한 여성이다. 뱃속 아기가 총알을 대신 맞아 그는 살 수 있었다. 산산조각이 난 아기를 꺼내 본 적이 있는가? #이것이 나의 영역이다. 당신의 영역은 어떤가?

Presentational white space
X 포스트 건너뛰기, 2
X 콘텐츠 보기를 허용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는 X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쿠키나 다른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기사를 보기 전 허용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 허용을 하기 전에 X의 쿠키 정책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기사를 계속해서 보시려면 ‘허용하고 계속 보기’ 버튼을 누르십시오.

경고: 타사 콘텐츠에는 광고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X 포스트 마침, 2

피가 잔뜩 묻은 신발을 닦은 후 17세 아이의 엄마에게 다시는 아이를 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것이 나의 '영역'이다. 하루만 나랑 일해보면, 총기 폭력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Presentational white space

모리스는 약 7만 명의 다른 의사들과 함께 '이것이 나의 영역이다'(#ThisIsOurLane)라는 해시태그를 썼다. 유타에서 일하는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총기 폭력의) 현실을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매해 8천3백 명의 아이들이 총기 폭력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한다. 이 중 상당수는 사망한다. 총기 폭력으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 수는 중동의 수치보다도 높다. 중동에서의 무력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모리스는 자신의 트위터 메시지에 구체적으로 어떤 환자를 치료한 것인지 적지 않았다고 한다. "매일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고, 나뿐 아니라 외상 센터의 그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라고 그는 설명했다.

X 포스트 건너뛰기, 3
X 콘텐츠 보기를 허용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는 X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쿠키나 다른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기사를 보기 전 허용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 허용을 하기 전에 X의 쿠키 정책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기사를 계속해서 보시려면 ‘허용하고 계속 보기’ 버튼을 누르십시오.

경고: 타사 콘텐츠에는 광고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X 포스트 마침, 3

환자 사진을 올릴 수는 없다. 그래서 이렇게나마 셀피를 찍는다. 이것이 #네 영역이나 지켜라의 현실이다.

Presentational white space

모리스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의사가 꼭 총기나 NRA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폭력을 반대하는 것이다. 폭력이 진짜 문제다. 총은 단순히 매개체일 뿐이다.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문제를 잘 들여다보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과학적인 접근을 해보자는 것이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모리스가 주장하는 것은 NRA와 의사들이 오랫동안 대립해 온 부분이다. 일부 의사들은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 비상사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NRA가 트위터 메시지로 의사들에게 불만을 표출한 부분도 이 부분이다. 미국내과학회(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는 보고서를 통해 의사들은 총기 관련된 부상을 막는 것에 대해 얘기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법적 총기 구매를 위한 "적절한 규제"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비그룹인 NRA는 2017년에만 5백만 달러를 정치권 로비에 사용했고, 질병통제예방센터(US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등의 총기 폭력에 대한 연구를 막는 데 수년째 힘썼다.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 3월 통과시킨 법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자유롭게 총기 폭력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지만, 1996년에 생긴 법에 의해 기관은 총기 규제를 옹호하거나 홍보할 수 없다.

NRA를 비판해 SNS에서 많은 호응을 얻은 의료인은 모리스 외에도 샌프란시스코의 법의병리학자 주디 멜리넥(49)이 있다.

Judy Melinek

사진 출처, Doug Zimmerman

사진 설명, 법의병리학자 주디 멜리넥은 '노가다'(Working Stiff)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Presentational white space

그는 BBC에 "NRA가 의사들에게 '네 영역이나 지켜라'라고 말한 것에 대해 매우 화가 났다"라며 "내 시체안치소가 미국인들이 쉽게 총을 사면서 일어나는 대학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멜리넥 박사는 3백 명의 총기 폭력 사망자를 부검한 바 있다. 이 중에는 부모가 총기로 학살한 어린아이도 포함됐다.

"법의학자만큼 총기 사망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그 분야에 검증된 전문가다.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NRA는 이 사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기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