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해결법: '제게 이메일을 보내려거든 2만원만 내세요'

사진 출처, Alamy
- 기자, 다니엘 이건
- 기자, BBC 캐피털
저는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20달러를 기부해달라고 요청하곤 합니다.
모두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나의 실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돈, 시간, 행복과 관련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연구, 진로지도, 개인 투자 조언 등으로 제게 연락하는 사람이 많죠.
저를 필요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는 행복하지만, 그 수요가 너무 높고 반복적일 때는 응답하고자 하는 열정이 사라집니다.
2년 전, 성공한 벤처 캐피털리스트 마크 안데르센이 이메일을 보내며 $100을 지급한 이에게 답장하는 전략을 쓰는 것을 봤습니다.
관계가 중요한 이 바닥에서 $100은 아주 저렴한 입장권이었죠.
이 사례가 흥미로웠던 저는 생각에 빠졌고 곧 이것이 우리가 모두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우선 저부터 Earn이라는 호스트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실천에 옮겼습니다.
Earn을 이용하면 제게 연락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메일 회신에 상응하는 금액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메일 답장을 완료하면서 발신자에게 $20의 금액을 받는 거죠.
수익은 자선단체에 기부합니다.
이메일에 대한 회신은 회당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한 묶음의 대화 당 가격이 매겨집니다.
매번 답장할 때마다 돈을 내야 하는 시스템은 아닌 겁니다.
또 저는 메시지를 받고 제게 흥미로운지 아닌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흥미롭지 않다면 저는 그것을 거부할 수 있죠 (암호 화폐 관련 이메일을 보통 거부하고는 합니다).
어느 쪽이든 발신자는 상당히 이른 시간 안에 명확한 응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2년 동안 이 방식을 통해 훌륭한 관계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맹점은 돈이 아닙니다. 더는 보지 않게 된 이메일을 생각해보세요.
이메일의 비상식적인 비용
인터넷은 대단합니다.
전 세계 누구와도 무료로 즉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죠.
하지만 그 대단함은 스팸 메일의 범람으로 이어졌고, 원치 않은 시간 낭비를 초래했습니다.
누군가는 받은 편지함이 누구나 항목을 추가할 수 있는 '할 일 목록'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이메일은 무료지만 그것들을 필터링하고 읽는데 드는 비용은 무료가 아니라는 거죠.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이메일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과 관심을 요구합니다.
저는 받은 편지함을 정리하고 나면 쉴 준비를 해요. 실질적으로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에요.
둘째, 저품질 이메일이 좋은 이메일을 몰아내고 있습니다.
스팸 메일을 제외하고도 서투른 단어들로 성급하게 쓴 이메일이 신중하고 잘 작성된 이메일보다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좋은 이메일을 읽기 위해서는 다른 이메일도 모두 읽어야 하죠.
제가 전형적으로 받던 이메일의 예를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저희 둘이 비슷한 관심사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한 번 나누시죠."
저런 이메일을 하나둘 신경 쓰다 보면 다른 정교한 부탁이나 제안을 살펴볼 여유가 없어지죠.
지금 나와 있는 스팸 솔루션은 수신자가 이메일의 품질과 양을 감당하는 방식입니다.
이제는 발신자도 수신자만큼 부담을 져야 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해야 할 때입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발신자 부담' 모델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 관심의 정도에 따라 돈을 지급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예를 들어 광고주가 보내는 모든 마케팅 이메일을 하나 읽을 때마다 $1가 지급된다면 어떨까요?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타깃이 명확지 않은 광고를 게재하는 발신자 부담은 훨씬 높아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광고의 품질은 향상되겠죠.
소비자는 돈도 조금 벌 수 있을 테고요.
광고주의 행동만 바뀌는 게 아닙니다. 누구든지 당신의 관심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겁니다.
영업 담당자, 채용 담당자 등 당신의 관심을 얻고자 하는 자는 발신 비용이 가치가 있는지 신중히 따져볼 겁니다.
그 외에도 옵션은 있습니다. 비트바운스(Bitbounce)는 발신자가 수신자의 연락처 목록에 없을 시 메일 당 소액 지급을 요구하는 '스팸 방지 솔루션'입니다.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면 메일은 곧장 스팸 메일함으로 들어갑니다.
우리 각자가 보낸 사람, 시간, 문제 및 비용별로 메일 수신 설정을 개인화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입니다.
수요가 적은 사람들은 비용을 낮게 책정하고 높은 사람들은 비용을 높게 책정하면 됩니다.
또 가족 및 친구들에게는 가격을 0으로 설정하고 스팸 메일에 대해서는 상당한 가격을 책정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과 이상
제가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상대방이 나를 이기적이거나, 무례하거나, 거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비용이 부담되는 이들은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는 이들도 있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모든 수익을 제가 지원하는 몇몇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부자가 될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 완벽하지 않죠.
저 역시 젊은 날, 너무 많은 삶의 선택 앞에 조언을 구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시간과 지도를 요청했으며 운 좋게 답이 왔을 때는 감사한 마음을 가졌었죠.
당시 저를 도와줬던 이들에 대한 감사함과 무시했던 사람들에 대한 경멸에서 결심했었습니다.
젊은이가 손을 내밀면 '유령' 취급하지는 말자고요.
아마 저도 이 방식을 택하면서 충분히 도울 수 있었던 사람이나 훌륭한 대화를 놓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기가 충만한 사람들이라면 어떻게든 다른 방식으로 저를 찾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네요.
의도치 않은 이점
발신자 부담 모델을 경험하고 나면 모두가 이 모델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이 모델의 좋은 점은 제가 이메일을 읽는 행위를 고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로 나타납니다.
이메일을 읽는 순간이 어찌 됐든 가치 있는 일이 되니까요.
더 적은 시간을 소비하고 너무 일반적인 제안은 무시할 수 있죠.
또 발신자가 제 시간의 가치를 인정해줬기 때문에 저 역시 최선을 다해 응답합니다.
이러한 선의와 배려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요.
이 기사는 다니엘 이건이 쓴 칼럼이다. 이건은 온라인 투자 자문사인 베터먼트(Betterment)에서 행동재무학 및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