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웰시코기 사랑

여왕으로 즉위한 1952년 밸모럴성에서 반려견 '수잔' 함께한 엘리자베스 2세

사진 출처, Bettmann/getty images

사진 설명, 여왕으로 즉위한 1952년 밸모럴성에서 반려견 '수잔' 함께한 엘리자베스 2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하면서 여왕이 어린 시절부터 아끼던 웰시코기 반려견들의 운명에 대해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있다.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와 전부인 세라 퍼거슨 전 왕자비가 데려가 보살필 것으로 현재 알려졌다.

그렇다면 여왕은 어떻게 코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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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두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했던 32세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직접 반려견을 위한 묘비를 디자인했다.

여왕이 18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코기 '수잔'은 몇 년 후 필립 왕자와의 신혼여행에서도 왕실 마차 안 카펫 밑으로 숨어 들어 따라오는 등 언제나 여왕과 함께했다.

그런 수잔이 1959년 세상을 떠나자 여왕은 슬퍼하며 "언제나 수잔을 잃는 것을 두려워했다"면서도 "자비롭게도 수잔의 고통이 길지 않았음에 감사한다고"고 적었다.

왕실의 시계태엽 장치나 젊은 보초병을 물어뜯는 등 수잔의 경솔했던 면모는 묘비에 담기지 않았다.

수잔은 잉글랜드 '샌드링엄의 애완동물 공동묘지'에 묻혔다. 마찬가지로 반려견을 사랑했던 빅토리아 여왕이 시작한 전통이다.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에 있는 애완동물 공동묘지에 묻힌 수잔의 묘비

사진 출처, Tim Graham Photo Library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에 있는 애완동물 공동묘지에 묻힌 수잔의 묘비

이렇게 '수잔'이라는 이름의 펨브로크 웰시코기 한 마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여왕의 반려견 사랑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었다.

이후 60년간 여왕은 수잔의 후손 중 30마리 이상을 길렀으며, 영국 웨일스 지역의 목양견 출신으로 짤막한 몸매를 자랑하는 웰시코기 붐을 일으켰다.

그뿐만이 아니라 여왕은 동생 마거릿 공주가 아꼈던 닥스훈트 핍킨의 도움으로 우연히 닥스훈트와 코기의 혼혈 견종인 '도르기'의 탄생을 끌어내기도 했다.

왜 하필 코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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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답은 부모라면 무슨 느낌인지 이해할 수도 있다. 1933년 아직 7살의 어린 공주였던 여왕은 주변 몇몇 친구가 키우고 있던 코기를 갖고 싶었다.

코기의 품종 중 하나인 펨브로크 웰시코기는 당시 영국 웨일스 지방에선 흔했지만 잉글랜드에선 꽤 낯선 견종이었다.

엘리자베스 공주의 아버지인 요크 공작(이후 조지 6세)은 셀마 그레이라는 당시 소문난 사육사에게 연락했고, 그레이는 서레이 지역의 '로자벨 사육장'에서 데려온 강아지 3마리를 선보였다.

공주의 가족은 '로자벨 골든 이글'이라는 이름의 작은 코기를 골랐다. 흔들만한 작은 꼬리가 있는 유일한 강아지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강아지가 기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후 사육장 직원이 요크 공작(Duke)이 이 강아지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후 '두키(Dookie)'라고 별명을 붙여줬고, 이내 이 별명이 굳어졌다.

두키는 왕실 시녀들과 방문객들을 무는 등 무례하게 굴었던 작은 폭군이었으나 엘리자베스 공주의 사랑을 받았다. 게다가 엘리자베스 공주가 두키와 함께 찍은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며 대중 또한 그 매력에 빠져 펨브로크 웰시코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두키가 영국 왕실에 합류한 직후 스코틀랜드 글래미스 역에서의 엘리자베스 공주와 두키

사진 출처, Imagno/Getty Images

사진 설명, 두키가 영국 왕실에 합류한 직후 스코틀랜드 글래미스 역에서의 엘리자베스 공주와 두키

몇 년 후에 같은 사육사로부터 또 다른 강아지인 '레이디 제인'을 데려왔다.

1936년 크리스마스 당시 왕실은 요크 공작 일가와 반려견을 "하나의 가족"으로 묘사한 '공주님과 반려견들'이라는 제목의 아동용 책을 통해 깜짝 홍보 효과를 누렸다.

에드워드 8세가 왕위에서 물러나고 동생 요크 공작이 조지 6세로 즉위하기 며칠 전 출판된 해당 책에는 강아지 사진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 등이 가득 담겨있다.

버킹엄 궁전 측은 여왕의 반려견일지라도 "사적인 영역"으로 여기기에 극도로 발언을 자제하는 편이나, 왕실은 코기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 부드러운 면모를 부각하는 효과에 대해 일찍부터 알았던 것이 분명하다.

1936년 7월 런던 피카딜리에 있는 어린 시절 집에서 처음으로 기른 코기인 '두키'와 '제인'과 함께 있는 엘리자베스 공주의 모습

사진 출처, Lisa Sheridan/Studio Lisa/Hulton Archive/Getty

사진 설명, 1936년 7월 런던 피카딜리에 있는 어린 시절 집에서 처음으로 기른 코기인 '두키'와 '제인'과 함께 있는 엘리자베스 공주의 모습

한편 영국의 애견 협회인 '켄넬 클럽'의 조사에 따르면 1936년과 1944년 새로 등록된 펨브로크 코기 수가 급증했다. 1944년은 여왕이 '수잔'을 키우기 시작한 해다.

여왕의 곁에 서 여왕의 따뜻한 면모를 부각해 준 코기가 대중의 인기를 끈 것이다.

'케널 클럽'의 라이브러리 및 컬렉션 관리자인 시에라 파렐은 "사육업자들은 인기가 높아진 개를 내놓는다. 바로 '101마리의 달마시안 효과'"라고 설명했다.

"7, 80년대 페인트 업체 '듀럭스' 광고에 나온 올드 잉글리시 시프도그처럼 광고를 통해서도 특정 품종의 인기가 높아지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영국의 유명 화장지 제조 업체인 '안드렉스' 상품에 등장하는 래브라도 종 강아지 또한 '안드렉스 퍼피'로 불리며 마케팅 성공 사례로 반세기 동안 자리매김했다.

굳이 카메라 앞에 서지 않더라도 엘리자베스 공주와 반려견 수잔은 정말 가까운 사이였다. 거기다가 혈통에 대한 왕실의 인식을 생각하면 공주가 자신이 어릴 적 강아지를 데려왔던 사육사 그레이에게 수잔의 짝을 찾아 달라고 했던 것 또한 놀랍지 않다.

그렇게 그레이가 데려온 '로자벨 럭키 스트라이크'라는 이름의 코기는 수잔과 함께 14대 동안 이어진 '윈저 (왕가) 펨브로크 코기 계통'의 조상이 된다.

여왕이 18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코기 '수잔'의 가계도. 수잔의 마지막 후손은 '윌로우'다
사진 설명, 여왕이 18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코기 '수잔'의 가계도. 수잔의 마지막 후손은 '윌로우'다

이들 코기는 사랑을 듬뿍 받는 반려견이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 조지 6세와의 연결고리이기도 했으며, 여왕에게 편안한 시간을 선사해주는 존재였다.

게다가 삶과 왕실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은 평생 아내보다 약간 뒤에서 걸었지만, 코기들은 여왕 앞을 마구 앞지르며 그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질주했다.

고 다이애나 전 왕세자빈이 자신을 앞질러 정신없이 활보하는 강아지들을 두고 "움직이는 카펫"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였다.

그러나 여왕은 반려견들을 "소녀(girls)" 혹은 "소년(boys)"이라고 불렀다. 여왕은 다년간 코기를 사육하면서 단 한 번도 강아지를 팔지 않았다. 모두 자신이 키우거나 사육자 혹은 친지나 친구에게 줬다.

2007년 반려견 2마리가 버킹엄 궁전을 방문한 뉴질랜드 럭비팀을 맞이하는 여왕을 앞장서 호위하는 모습

사진 출처, Tim Graham Picture Library/Getty

사진 설명, 2007년 반려견 2마리가 버킹엄 궁전을 방문한 뉴질랜드 럭비팀을 맞이하는 여왕을 앞장서 호위하는 모습

코기들은 여왕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여러 궁전에 머물렀을 뿐만 아니라 헬리콥터, 기차, 리무진에도 탑승했다. 샌드링엄 하우스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때면 여왕이 직접 선물로 가득 채운 크리스마스 양말도 받았다.

게다가 방이 775개나 있는 버킹엄 궁전이지만, 코기들은 여왕의 개인 공간에서 잠을 잤다.

왕실 전기작가인 페니 주너가 저서 '여왕의 코기에 관한 모든 것'에서 밝혔듯이 "코기들은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쿠션으로 가득 찬 특별한 바구니가 있는 전용 방을 갖고 있다."

생전 거동에 어려움을 겪던 마지막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여왕은 매일 코기를 산책시켰다. 지나간 일이지만 여왕은 두건을 쓰고 오래된 복스홀 자동차를 몰며 드라이브를 정말 즐겼다.

여왕은 비행기 등 어디든 반려견을 데리고 다녔다 (1970년 찍은 사진)

사진 출처, Fox Photos/Hulton Archive/Getty Images

사진 설명, 여왕은 비행기 등 어디든 반려견을 데리고 다녔다 (1970년 찍은 사진)

여왕의 반려견들은 수천 에이커의 면적을 돌아다니거나 스테이크나 닭가슴살, 채소, 쌀 등 왕실 부엌에서 준비한 멋진 음식을 먹는 등 일반적인 개라면 꿈꿀 수 없는 삶을 누렸다.

하지만 작가 주너는 어떤 면에선 이들 코기가 여왕에게 다른 이들과의 소중한 접촉 지점이 돼 줬다고 설명했다.

"여왕은 말과 개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을 공유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여왕은 진정으로 긴장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말은 부자들의 전유물이지만 개는 그렇지 않지요. 개들을 통해 모든 이들은 평등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개들은 계층을 막론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으며, 수년간 여왕은 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진정으로 강한 우정을 쌓았습니다."

1933년부터 2018년까지 여왕은 적어도 코기 1마리 이상은 키웠다. 1마리보단 훨씬 많았던 기간이 대부분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남편인 필립공은 "이런 개들! 왜 이렇게 많이 키우는 거야?"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하는 등 여왕의 코기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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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르기'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1970년대 마거릿 공주가 키우던 닥스훈트인 '핍킨'과 코기 '티니' 사이의 은밀한 만남이 그 시발점이 됐다. 이렇게 탄생한 도르기에 너무나 매료된 여왕과 마거릿 공주 자매는 핍킨과 티니를 다시 한번 맺어줬고, 이후 몇 년간 새끼 도르기 약 10여 마리가 태어났다.

코기를 닮아 귀가 위로 쫑긋 솟은 녀석부터 귀가 아래로 쳐진 녀석 등 강아지들의 겉모습은 다양했다. 그러나 이들 도르기 모두 긴 꼬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코기보단 몸집이 작았다.

올해 1월 골든(재위 50주년) 및 플래티넘(재위 70주년) 주빌리의 기념품을 보면서 도르기 '캔디'를 쓰다듬는 여왕의 모습

사진 출처, AFP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올 1월 골든(재위 50주년) 및 플래티넘(재위 70주년) 주빌리의 기념품을 보면서 도르기 '캔디'를 쓰다듬는 여왕의 모습

한 왕실 사진작가가 코기와 닥스훈트는 키 차이가 나는데 이들이 어떻게 맺어질 수 있는지 묻자 여왕은 "간단해요. 작은 벽돌이 있거든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여왕은 사랑하는 이들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반려견을 입양하기도 했다.

일례로 어머니 '퀸 마더'(조지 6세의 왕비)가 2002년 서거하자 남겨진 코기 3마리를 입양했는데, '베니티 페어'지에 따르면 작고한 퀸 마더를 보러 클래런스 하우스를 방문했을 때 여왕이 직접 코기들을 데리고 돌아갔다고 한다.

또한 윈저성의 전 수석 사냥터 관리인인 빌 펜윅과 아내 낸시가 세상을 떠나자 이들이 키우던 '위스퍼'라는 코기를 입양했다. 낸시는 50년간 여왕의 코기 번식을 도왔던 가까운 친구로, 어떤 상황에서도 여왕에게 바로 전화 통화가 연결됐던 몇 안 되는 측근 중 한 명이었다.

이렇듯 코기를 사랑하는 여왕의 영향으로 왕실에선 코기 번식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나, 몇 년 전부터 이 프로그램도 종료됐다. 자신의 사후 어린 강아지들이 남겨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여왕의 의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말년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반려견으로는 지난 1월 사진을 찍은 도르기 '캔디'와 차남 앤드루 왕자 부녀로부터 선물 받은 '뮤익'과 '샌디'라는 이름의 어린 코기 2마리가 있다.

뮤익과 샌디는 앤드루 왕자와 그 전 부인 퍼거슨 전 왕자비가 데려가는 것으로 결정됐으나, 캔디 또한 합류할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어릴 적부터 코기와 관계를 쌓아왔던 앤드루 왕자 (1966년 찍은 사진)

사진 출처, PA

사진 설명, 어릴 적부터 코기와 관계를 쌓아왔던 앤드루 왕자 (1966년 찍은 사진)

앤드루 왕자 또한 코기들 때문에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작가 주너의 관찰에 따르면 여왕은 낯선 사람들과 당당하게 대화해야만 했으나 "본질적으론 매우 수줍은 여성"이었으며, 친지 등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개를 이용했다고 한다.

주너는 "왕실 일가는 이를 '개 메커니즘'이라고 불렀다 … 만약 자리가 너무 난감해지면 여왕은 때때로 말 그대로 개들을 데리고 그 자리에서 나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앤드류 왕자는 여왕 주변의 코기들을 지나쳐 자신과 퍼거슨 전 왕자비의 결혼 생활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여왕에게 말하기까지 3주가 걸렸다고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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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왕은 다른 이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도 반려견을 이용했다.

군의관 출신 데이비드 노트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시리아의 알레포에서 막 돌아왔을 때 버킹엄궁 점심 식사에 초대받아 참석한 상황을 회상했다. 당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여왕과 제대로 대화할 수 없었으나, 뭔가 잘못된 것을 감지한 여왕이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며 코기들을 불렀다고 한다.

"갑자기 궁중 직원들이 코기들을 데려왔습니다. 코기들은 탁자 밑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죠."

그리고 여왕은 비스킷 통을 열었다고 한다.

"점심 식사 중 20분 동안 저와 여왕님은 코기들에게 먹을 것을 주며 보냈습니다. 제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걸 아셨기 때문입니다."

96세까지 장수하셨던 여왕이기에, 여왕을 백발의 할머니 혹은 증조할머니 격으로만 기억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따라 한동안 코기는 나이든 사람이 키우는 견종 취급을 받았다.

대중들이 젊은 여왕 가족과 반려견 사진에 열광하던 지난 1960년대 코기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등록된 코기는 거의 9000마리에 달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특히 인기가 눈에 띄게 식으면서 2014년에는 최저점을 기록했다. 새로 등록된 수가 274마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펨브로크 웰시코기는 영국에서 '취약한 토종 품종' 범주로 분류됐다.

그러다 엘리자베스 2세의 일생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이 2016년부터 방영되며 코기들을 구원하게 된다.

영국 배우 클레어 포이가 세심하게 연기한 여왕이 종종 코기 무리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후 시즌에서 나이 든 여왕 역을 맡은 올리비아 콜먼도 마찬가지였다.

포이는 '베니티 페어'지와의 인터뷰에서 촬영 중인 강아지들이 얼마나 간식, 그중에서도 특히 치즈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설명하기도 했다.

"간식을 주면서 혹시나 혹시나 심장마비를 일으키진 않을지 걱정될 정도였어요. 정말 치즈를 잔뜩 먹었거든요. 매일 체더치즈 한 덩어리를 먹었어요.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더 크라운' 시즌 1 방영 이후 2017년 등록된 코기 수는 16%, 시즌 2 방영 이후인 2018년엔 47% 증가했다.

'더 크라운' 효과뿐만 아니라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제임스 본드와 여왕이 출연한 영상에서도 왕실 코기들이 등장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다시 높아졌다.

A graphic of a corgi

리젠시 시대를 다룬 넷플릭스의 유명 드라마 '브리저튼' 시리즈 2에도 코기가 등장한다. 시대 배경 상 맞진 않아 보이는 이 코기들과 '브리저튼'에서 함께 촬영한 배우들에 따르면 "코기는 간식을 받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대중은 코기에 열광했다.

한편 SNS 플랫폼 '틱톡'에서 유명한 코기 '해미'와 '올리비아'를 키우는 크리스 이콸리 또한 잘 알고 있듯 SNS 또한 이러한 '코기 르네상스'에 큰 역할을 했다.

크리스(34)가 2020년 4월 올린 올리비아가 진공청소기를 향해 짖는 동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크리스에 따르면 "20분도 채 안 돼 조회수 25만 건을 기록했다"고 한다.

2년이 지난 지금 팔로워 700만을 보유한 크리스가 올린 '말하는' 코기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700개 이상이다. 크리스의 반려견들은 청소기 "드래곤"(먼지를 뿜어내는 적인)과 곧잘 전쟁을 벌이곤 하는데, 진공청소기 업체들이 콘텐츠를 후원하겠다며 몰려들었다고 한다.

왜 사람들이 코기에 매료되는지 물었더니 크리스는 코기는 커다란 감자같이 생겼다면서 "코기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정말 응원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목양견이지만 언뜻 보면 개인지 빵 덩어린지 구별이 안 되기도 한다. 코기들은 정말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다"고 답했다.

'켄넬 클럽'의 시에라 파렐 또한 신체적 특징이 코기만의 키치한 매력의 핵심이라는 데 동의했다.

"(코기의 신체적 특징 중) 하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큰 귀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스피츠 견종이기에 얼굴이 뾰족해서 여우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약간 터프하지만 귀엽죠."

크리스는 "[해미와 올리비아] 2마리를 키운 지 이제 약 … 7년 정도 됐다. 그런데 나보다 10배 더 오랜 시간 코기를 키웠다는 점이 정말 멋지다"면서 여왕을 "코기 선구자"라고 칭했다.

"코기들을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면 사람들로부터 '오 여왕님의 반려견과 같은 견종이네요!'라는 말을 제일 먼저 듣습니다."

코기와 여왕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동반자이다

사진 출처, WPA Pool/Getty Images

사진 설명, 코기와 여왕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동반자이다

이렇듯 여왕 생전 코기는 대중의 머릿속에서 왕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제 신임 국왕 찰스 3세가 즉위한 지금 코기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다시 수그러들까. 찰스 3세는 한때 래브라도 리트리버 견종을 선호하며 잭 러셀 테리어를 오래 키웠다고 농담 삼아 말한 적 있다.

파렐은 코기에 대한 사랑이 "식지 않길 바란다"면서 "코기는 최근 몇 년간 크게 사랑받았다"고 덧붙였다. 파렐은 코기는 언제나 여왕의 상징적인 반려견으로 자리매김할 테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온라인 등에서 코기에 관심을 쏟길 바란다고 전했다.

"SNS를 즐기는 현 세대에겐 코기가 개성 있고 재미있는 존재로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분명 코기가 오랫동안 사랑받으리라고 생각합니다."

A Pembroke corgi walks down a sunny street, turning to look back at the person with the camera

사진 출처, Kiatanan Sugsompian/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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