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영화 '탑 건: 매버릭'에 대만기 등장...할리우드의 중국 '눈치 보기'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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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스릴러 영화 '탑건: 매버릭'이 개봉하고 지난 예고편과 달리 사라진 일본과 대만 국기가 재등장하자 이를 "중국에 맞서는" 것이라며 환호하는 목소리가 있는 가운데 미중 관계 연구원인 아이작 스톤 피쉬는 이는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영화 '탑건: 매버릭'은 미 해군 소속인 주인공 피트 미첼(톰 크루즈 분)과 발 킬머(톰 카잔스키 분)가 악당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의 1980년대 영화 '탑건'의 속편이다.
1편 이후 36년 만에 개봉한 이번 속편은 미국에서 박스 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화려한 전투기 교전 장면 외에도 이번 영화가 찬사를 받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과거 '탑 건' 1편에서 크루즈는 대만과 일본 국기가 뒤에 그려진 조종사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예고편에선 해당 국기가 지워졌다. 이에 중국은 만족스러워했지만, 미국 내 여론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할리우드 제작사 '파라마운트'사가 지난달 말 공개한 속편에선 사라졌던 국기가 재등장했다. 미국인들과 대만인들은 환호했다.
일부 비평가는 이것이 할리우드가 마침내 중국에 맞서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미국의 군사력에 관한 영화이지만, 이번 영화는 중국의 존재를 언급하지도 암시하지도 않는다.
이는 미국 고위 군 관료들이 누누이 미국 안보의 최고 위협으로 중국을 가리킨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사실 미국에서는 국가 안보에 중국이 미치는 위협에 대해 공개적인 경고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 참모총장이 "중국은 이 나라에 전략적인 위협"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해 미국 정부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 또한 "중국은 점점 ... 여러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경제, 군사, 기술 등 분야에서 그러하며, 또한 중국은 국제 규범을 바꿔 놓으려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러한 상황과 달리 이번 '탑 건: 매버릭'의 세계관에선 중국이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중국이 할리우드에서 얼마나 미묘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번 속편은 중국에서 개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개봉 여부는 핵심이 아니다.
이번 영화가 보여주듯이 영화 제작사가 어떻게 중국을 묘사할지 혹은 묘사하지 않을지에 관해 스스로 검열할 때 영화 상영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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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중국 정부는 이러한 이슈에 어떻게, 왜, 언제 대응하느냐에 관한 명확하게 정해진 규칙을 두고 있지 않다.
영국 '유나이티드 픽쳐스'가 지난 2011년 배급한 코미디 영화 '쟈니 잉글리쉬2 : 네버다이'를 그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다.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로완 앳킨슨이 연기한 동명의 엉뚱한 영국 비밀 요원은 해당 영화에서 티베트의 한 수도원에 머물고 있다. 이는 티베트에 대해 세심하게 통제된 묘사만을 내보내길 원하는 중국엔 민감한 부분이었다.
또한 영국인이 비겁하고 어리석은 것으로 묘사되는 중국 총리가 국제 범죄자들로부터 살해당하는 것을 막는 내용 또한 논란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물론 시진핑 중국 주석 시대에 이런 영화가 허가될 가능성은 작긴 하지만, 당시 배우 앳킨슨과 제작사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별다른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영화 내용에 관해 제작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사를 처벌했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또한 여전히 앳킨슨 또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1년 전후로 수십 차례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때 중국 항공기 화면에서 가장 많이 본 얼굴은 시진핑 주석이나 후진타오, 마오쩌둥 주석이 아닌 '미스터 빈'의 얼굴이었다.
이 예시를 통해, 그리고 중국을 다루거나 (다루지 않는) 영화 수백 편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교훈은 바로 제작사나 출연 배우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용이나 처벌은 분명한 논리 없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할리우드가 중국의 눈치를 보게 하는 전략이다. 변덕스럽고 불규칙한 대응으로 중국은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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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중국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가 중국 전역에 상영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또한 중국을 비난한 배우 샤론 스톤이나 티베트 관련 활동을 펼치며 중국 공산당의 심기를 건드린 배우 리처드 기어와 같은 영화계 인사들은 중국의 방해로 영화 커리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비해, 중국 인권 운동가를 지지했던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나 위구르인들에 관한 언급을 했던 저드 애퍼타우 영화감독과 같은 인사에 대해선 중국이 명백한 보복을 가한 적이 없다.
그리고 이는 중국 공산당이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관성 부재는 오류가 아닌 주요 특징이다.
즉 영화 제작사들은 항상 중국의 반응을 궁금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영화팬들은 중국의 검열에 익숙해졌다. 이번 속편에 재등장한 국기를 "중국에 강경한 태도"로 오해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 군 사령부가 중국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상황에서 가장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에 직접적인 언급 대신 웅얼거리며 국기를 다시 돌려놓는 것에 그치는 할리우드의 태도는 비교적 현저히 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저자 아이작 스톤 피쉬는 '펭귄랜덤하우스'에서 출판한 '아메리카 세컨드: 미국의 엘리트들은 어떻게 중국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나'(America Second: How America's Elites Are Making China Stronger)의 작가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