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의용군: '우크라에서 싸우는 것이 나이지리아의 삶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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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소라야 알리
- 기자, BBC News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나이지리아인인 오타 아브라함(27)은 격분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팀에 합류하고 싶다"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아브라함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8700km 떨어진 나이지리아 주요 도시인 라고스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철학을 전공한 아브라함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케냐,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등 아프리카인 수백 명이 현재 무기를 들고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싶다고 말한다. 자국 내 암울한 현실을 피할 목적도 부분적으로 있다.
아브라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어린애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군인이 되는 것이 이곳에서의 삶보다 낫다"라고 밝혔다.
"전쟁이 끝나면 아마도 거주 자격을 얻을 수도 있고, 게다가 적과 싸운 영웅이 될 것입니다."
This is about beating a bully - injustice for one is injustice for all"
"이것은 악당을 물리치는 일입니다. 국가 하나에 대한 불의는 모두에 대한 불의입니다."-케레티 우소로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워 달라"라고 전 세계에 호소한 이후 전 세계에서 약 2만 명의 의용군이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일시적으로 비자 발급 요건을 축소하고 군사 훈련을 받은 유효 여권 소지자에겐 군사 장비와 월급을 제공했다. 그러나 전쟁 후에도 이들 국제 의용군이 계속 우크라이나에 거주할 수 있다는 공식적인 확인은 없었다.
한편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 사는 케레티 우소로(29)는 자신이 의용군으로 지원한 계기는 금전적인 이익이나 시민권 획득이 아니라고 말했다.
변호사인 우소로는 "나는 이미 이곳에 편안한 삶이 있다. 만약 유럽에 가고 싶어진다면 전쟁이 아니라 교육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악당을 물리치는 일입니다. 국가 하나에 대한 불의는 모두에 대한 불의입니다."
우크라이나 외교관들의 심금을 울린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가 있은 지 며칠 만에 나이지리아인 수십 명이 입대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아부자의 우크라이나 대사관으로 향했다.
환영하지 않는 용병
그러나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국민들의 참전을 반대하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들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나이지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용병 고용에 찬성하지 않으며 나이지리아인 용병 고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단 솔티스 나이지리아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싸워 달라면서 금전적인 대가를 지불하고 있지 않다면서 유럽으로 가고 싶은 용병들은 알아서 비행기표를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솔티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의용병과 용병 사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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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나중에 대사관에 참전을 문의하는 나이지리아인들을 모두 돌려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명확히 밝혔다.
또 다른 아프리카 국가인 세네갈 또한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용병을 구하려고 하는 것은 "불법적이며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다"라며 비난했다. 또한 주세네갈 우크라이나 대사에게 세네갈 지원병들을 요구한 페이스북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했다.
알제리 외무부는 또한 자국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비슷한 요청을 했다.
알제리인인 벨하드 하니 아미르(28)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조국은 내가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외교부에 서신을 썼으나 답은 없었다. 나는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가고 싶지만, 이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끝나기 또한 바랍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보츠와나의 우크라이나 대사를 겸하는 류보프 아브라비토바 대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남부 아프리카 전역에서 수백 명이 전쟁에 참전하거나 일하고 싶다고 문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아프리카 국가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용병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한다.
각 지역 대사관의 연락처를 안내하는 우크라이나의 "국제 의용군" 모집 공식 웹사이트에는 사실 더 이상 아프리카 국가에 관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다.
이 웹사이트의 관계자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규제적 제한" 때문에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형제들'
알제리,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54개국 중 17개국은 러시아와의 반목을 피하고자 유엔(UN) 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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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내 러시아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러시아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리비아, 말리, 수단과 같은 국가들의 반군이나 이슬람 무장세력과의 다툼을 지원하면서 아프리카에서 특히 군사적인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현재 온라인에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소속 군인들이 "러시아 형제들"과 합류할 것을 맹세하는 내용이라는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 BBC는 해당 영상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정부 또한 사실 여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중동인 16000명 이상"이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겠다고 자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수치에 북아프리카인들이 포함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아프리카 정부가 자국 의용군의 우크라이나행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실제로 전장에 나갈 수 있는 아프리카인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우크라이나에서 외국인 의용군 등록 담당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도착한 아프리카인은 없다고 밝혔다.
실망감
이에 따라 나이지리아 남서부 오요 주에 사는 데이비드 오사기 아델케(21)와 같은 몇몇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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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에서 응급 구조요원으로 일해온 아델케는 추천서를 포함해 필요한 서류를 챙기며 입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경찰서로 가 필요한 서류를 챙겼다"라면서 전과가 없는 것이 중요한 입대 요건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제 대사관이 우리 아프리카인을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들었을 때 실망이 컸습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보낸 이메일이 반송되자 아델케는 우크라이나로 갈 수 있는 다른 경로를 찾고 있다.
그는 "나이지리아 주재 폴란드 대사관과 인터뷰 약속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일하며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응켐 은두체 왕자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은두체는 젊은 시절 러시아에서 지낸 경험이 있으며 이중 국적자을 갖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기도 했지만, 미국 대사관에서 발견된 후 스파이 혐의를 받아 단기간 감옥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은두체는 7년 전 우크라이나를 지나 러시아를 떠나왔다면서 러시아에 맞서 기꺼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요청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스스로 가고 싶었지만, 나이지리아 정부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말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