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조코비치, 호주 입국 논란... 왜 일부 운동선수들은 백신접종을 꺼릴까?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출전 가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출전 가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기자, 페르난도 두아르테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테니스 남자 단식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호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비자 취소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호주 법원은 호주 정부의 비자 거부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조코비치의 청구 내용을 받아들였다.

호주오픈 4연패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앞서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그의 입국 비자를 취소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조코비치는 일단 억류돼어 있던 호텔을 나왔다. 하지만 조코비치의 대회 출전 가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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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민국은 법원 결정과 별개로 그의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많은 사람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조코비치의 입국을 거부하고 그를 숙소에 억류시키기로 한 호주 정부의 조치에 수긍했다. 

반면 세계 89위 브라질의 티아고 몬테이루는 호주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정부의 백신 규정을 따랐다. 그는 첫 경기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10만호주달러(약 8584만원)를 벌 수 있어 출전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몬테이루는 자신이 백신 접종을 한 이유가 엄격한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브라질의 티아고 몬테이루는 호주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정부의 백신 규정을 따랐지만, 자신이 백신 접종을 한 이유가 엄격한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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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브라질의 티아고 몬테이루는 호주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정부의 백신 규정을 따랐지만, 자신이 백신 접종을 한 이유가 엄격한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BBC에 "제가 백신을 맞기로 한 건 호주 오픈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라고 밝혔다.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에 따르면 몬테이루처럼 세계 100위권에 드는 남자 테니스 선수의 95% 이상 또는 전체 남자 테니스 선수의 80%가 2차 접종을 완료했다.

하지만 이는 호주오픈이 2021년 10월 백신접종 의무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집계된 수치다. 발표 이전에는 백신을 접종한 남성 선수 비율이 65%로 훨씬 낮았다.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여자 선수의 80% 이상이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지난 6일 기준 세계 랭킹 100위권에 드는 선수 중 85%가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조코비치처럼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는 농구와 골프, 축구 등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건강에 민감한 엘리트 운동선수들이 왜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일까?

몬테이루도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미루는 동료들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으면서도 프로 선수들이 과학적인 조언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정말 모르겠다"면서도 "아마도 (백신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고 답했다.

영국 솔렌트 대학교의 스포츠 심리학자인 대런 브리턴 박사는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운동선수들이 대부분 몸에 대한 걱정이 많다는 점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턴 박사는 "운동선수에게 자신의 몸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운동선수들은 자신이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며 "예를 들어, 접종 초기에 백신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거나 심지어 도핑 테스트에 검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조코비치는 자신은 "백신 접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NFL 스타 애런 로저스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이 아닌 동종요법을 택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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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NFL 스타 애런 로저스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이 아닌 동종요법을 택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브리턴 박사와 같은 전문가들은 조코비치 같은 유명 스타가 백신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NFL은 선수들의 90% 이상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NFL 그린베이 패커스의 애런 로저스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이 아닌 동종요법을 택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로저스는 백신과 관련해 대중을 오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경기가 연기된 영국 축구계에도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선수들이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2월 하부 리그를 운영하는 잉글랜드풋볼리그(EFL)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2개 프로팀 선수 중 4분의 1이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선수 가운데 23%가 1차 접종만 완료했거나 아예 접종을 받지 않았다.

'운동선수들도 음모론에 민감하다'

노팅엄 트렌트 대학의 개빈 위든 교수는 "우리는 운동선수를 인간을 초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 또한 우리처럼 잘못된 정보나 음모론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위든은 운동선수가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 논의에서 이들을 특정해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는 "노박 조코비치가 백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세계에는 여전히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명인사가 백신 접종에 반대하면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정부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조코비치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의 지위와 표현, 그리고 견해 때문에 백신 회의론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보건 당국과 스포츠 단체, 심지어 각 팀에서 백신을 의무화하면서 운동선수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다.

'우리는 운동선수를 인간을 초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 또한 우리처럼 잘못된 정보나 음모론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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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우리는 운동선수를 인간을 초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 또한 우리처럼 잘못된 정보나 음모론에 취약하다'

하지만 브리턴 박사는 의무 규정으로 인해 운동선수들을 '백신 접종 홍보대사'로 만들려는 노력이 좌초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무언가를 의무화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운동선수를 모범사례로 내세우고 싶다면 그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티아고 몬테이루에게는 애초에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고, 그는 모국인 브라질에서 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브라질 랭킹 1위 선수인 몬테이루는 조코비치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선수들이 그들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증명됐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백신에 대해 저마다의 의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영향력이 있다면, (영향력을) 좋은 쪽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