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방역패스는 인권침해' 뿔난 청소년·학부모

사진 출처, 뉴스1
정부가 청소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방안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발 기류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학원 등 청소년 시설에 내년 2월부터 방역패스를 적용을 추진 중이다. 또, 보건소 접종팀을 학교로 보내 '찾아가는 백신 접종'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기엔 불안 요소가 많고 정부 정책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나 학원이나 도서관, 독서실, 수영장, 태권도장 등 학생들의 일상과 직결된 시설에 가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사실상 접종 의무화'라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청소년 백신 접종 카드 내민 정부
단계적 일상회복과 전면등교가 겹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는 6000~7000명대를 오가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이 코로나19 전파의 주범이 됐다고 보고 백신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13일부터 19일까지 유·초·중·고교생 감염자는 모두 5909명으로 하루 평균 844.1명이 확진됐다. 14일에는 1107명이 확진돼 최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1월 2주에서 12월 1주 기준으로 18살 이하 청소년의 코로나19 발생률은 성인을 추월했다. 10만 명당 210.1명이 발생해 성인 167.3명을 넘어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전체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커지면서 접종을 받지 않은 청소년과 11세 이하, 또 원천적으로 예방접종이 불가능한 연령층에서 감염이 함께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청소년층의 예방 접종률이 함께 올라가면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는 연령층에 대한 간접적인 보호 효과를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반발 거세...인권위 진정까지

사진 출처, 뉴스1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반발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백신접종과 방역패스 강요를 하지 말아달라'는 청원이 수십 개 넘게 올라온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고2 학생이 게시한 방역패스 반대 청원은 23일 오후 1시 반 기준 기준 38만 건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국가를 상대로 한 진정이나 소송도 이어졌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와 서울교육살리기학부모연대, 서울바로세우기시민연대는 8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전면 재고를 권고해달라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소년 방역패스 정책 이면에는 학원이나 도서관 등을 이용하려면 백신을 접종하라는 것이고, 이는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백신 안전성을 불신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아이들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청소년 방역패스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22일에는 유튜브 채널 '양대림연구소'를 운영하는 고교생 양대림 군이 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양 군은 "방역패스는 코로나19 백신 효과성과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 안됐고, 국민 의구심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백신 미접종에 따른 불이익을 줌으로써 백신접종을 강제하기 때문에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양 군 등은 지난 10일 방역패스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헌법소원에 관해 사전심사를 거친 뒤 지난 21일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학생, 학부모, 교사 11만4726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 조사한 결과, 청소년 백신패스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본다는 응답이 약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화에 나선 정부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에 학생과 학부모 반발이 계속되자 이를 진화하려는 모양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온라인으로 12~17세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백신 불안감에 대한 질문 답변으로 "청소년들이 신고한 이상 반응 중 98%가 두통이나 발열, 주사 부위 통증 등 경증이며 소수 중증 반응 중 특이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며 "백신 접종에 대해 정확하게 정보를 드리고 세계 추세나 이상 반응 데이터를 제공해 학생과 부모님이 정확하게 판단하고 백신 접종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청소년 방역 패스에 대한 반발과 관련해서는 "학생들이 더 안전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현장 관계자 의견을 수렴, 청소년 방역 패스 적용 시기와 운영 방안은 조정해보려고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뉴스1
다른 나라 상황은?
독일과 이탈리아, 이스라엘, 프랑스. 미국의 일부 주 등에서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역패스를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 방역패스를 제시하지 않으면 음식점, 체육관이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수 없다
다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 공간'에 대해 백신 패스를 적용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학원이나 독서실 등이 사교육 시설이지만 대부분의 가정에 필수교육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백신은 강제성을 띄면 안된다"라고 BBC코리아에 말했다.
천 교수는 "아이들의 경우 무증상이나 감기 정도로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에 이득이 더 적은 부분이 있는데, 사회적으로 감염자를 감소시키기 위해 독려한다면 맞지 않다"라며 "백신 접종은 개별 선택하도록 하고, 학습권이 최대한 침해되지 않도록 방역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아이들이 많은 감염자 가정의 경우, 재택치료보다는 반드시 분리해서 생활입소시설로 보내는 등의 정부 정책이 바탕이 되야 확진자가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