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월즈 부통령 후보와 소말리아는 무슨 관계?…기괴한 음모론은 어떻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나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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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지난달 초, 팀 월즈 현 미네소타 주지사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 기자, 브루노 가르세즈
    • 기자, BBC 아프리카 서비스 소셜미디어 에디터

미국의 차기 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주지사와 소말리아 국기 및 미네소타 주기를 연결 짓는 음모론이 미국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미 중서부 미네소타주의 주지사이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최근 미네소타 주기를 소말리아 국기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변경했다는 내용의 음모론이다.

최신 미네소타 주기와 소말리아 국기에는 모두 별이 그려져 있으며, 서로 다른 계통의 푸른색으로 돼 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다. ‘음모론’이란 영향력 있는 비밀 집단이 배후에서 어떠한 사건을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SNS 플랫폼에서 공유되며 종종 수천 명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인구 약 570만 명의 미네소타주 내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들은 약 8만2000명으로, 미국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이들 대부분이 이슬람교도다.

이러한 음모론을 공유하는 이들은 누구?

정치적으로 극우 성향인 미국 내 몇몇 SNS 계정은 최근 새롭게 바뀐 미네소타 주기 디자인이 대규모 소말리아 이민자 커뮤니티의 마음을 사고, 월즈 주지사의 극단적인 이념과 애국심 결여를 드러내고자 의도적으로 선택된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같은 음모론은 지난달 초 월즈 주지사가 해리스의 러닝메이트로 지목되며 주목을 받게 됐다.

미국의 데이터 업체 ‘픽메트릭스’는 월즈 주지사와 소말리아를 연결 짓는 음모론이 올여름 내내 X(구 ‘트위터’)에서 널리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 이러한 음모론과 관련해 게시된 트위터 게시물은 7만6200건에 달했으며, 심지어 ‘폭스 뉴스’의 진행자인 제시 워터스가 이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SNS 분석가들은 이러한 음모론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다.

자국 국기를 휘날리는 소말리아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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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현지 행사에서 자국 국기를 휘날리는 소말리아 여성들

새로운 주기 디자인

미네소타주는 온라인 공모전 이후 올해 5월, 공식적으로 주기 디자인을 변경했다.

1957년에 채택된 이전 주기는 말을 탄 아메리카 원주민이 그려져 있고, 그 앞에 밭을 일구고 있는 백인 개척자의 그려진 모습이었다.

많은 미네소타 주민들,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해당 디자인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최근 변경된 새 주기는 왼쪽에는 진한 파란색 바탕에 8개 각을 가진 하얀색 별이 그려져 있으며, 오른쪽에는 하늘색으로 칠해진 디자인이다. 좌측의 진한 파란색은 미네소타주의 모양을, 우측의 하늘색은 미네소타주에서 물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8개 각을 지닌 하얀 별은 북극성을 상징한다.

한편 소말리아 국기는 하늘색 바탕에 소말리아의 5개 지역을 상징하는 5개 각을 지닌 하얀색 별이 중앙에 그려진 모습이다.

새로운 미네소타 주기를 그린 디자이너 앤드류 프레커는 이전 주기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이번 주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레커는 “우연히 ‘더 나은 주기를 위한 미네소타 주민들’이라는 웹사이트를 보게 됐다”면서 “해당 웹사이트를 살펴보며 우리 미네소타의 주기가 현실적이지 않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향한 식민주의를 조장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프레커는 모양은 다르긴 하지만 별이 있다는 점, 푸른색이 들어간 점 등 옛 국기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서 이는 미네소타만의 특징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소말리아는 물론 소말리아 국기 디자인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나는 소말리아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프레커는 “이는 무지한 일이다. 소말리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레커는 월즈 주지사가 새 주기 디자인 공모전을 감독하거나 우승작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프레커가 제출한 디자인을 우승작으로 선정한 ‘미네소타주 상징물 재디자인 위원회’ 또한 이같이 말했다.

올해 5월에 새롭게 채택된 미네소타 주기
사진 설명, 선정 절차를 거쳐 올해 5월에 새롭게 채택된 미네소타 주기

‘자극적인 이야기’

소말리아 국기와 미네소타 주기는 그리 유사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음모론이 SNS에서 널리 공유된 것은 놀랍지 않다는 게 사무엘 울리 미 피츠버그대학 교수의 설명이다.

허위 정보와 관련된 연구를 이끄는 울리 교수는 “SNS는 콘텐츠의 신뢰도보다는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는지에 따라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하는 형태로 설계돼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에 따르면 SNS에서는 (거짓인) 소문이 진실보다 훨씬 더 빠르게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재미있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울리 교수는 SNS 플랫폼의 트렌드 및 추천 알고리즘은 “주로 인기 있는 콘텐츠가 우선순위로 올라가도록 설계돼 있기에” 음모론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람이 실제 운영하는 계정, 자동화된 AI 봇으로 운영되는 계정 등을 동원해 정치 집단들은 이러한 알고리즘에 존재하는 견제와 균형 장치를 우회해 입소문을 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미 노스이스턴대학교의 부교수이자 ‘인터넷 민주주의 이니셔티브’의 회원인 존 P. 휘브니 교수는 월즈 주지사와 소말리아 국기를 연관 짓는 음모론에는 “분명 인종차별주의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저의가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별과 같은 시각적 요소를 넣은 국기 디자인은 얼마든지 많다”는 휘브니 교수는 “이번 음모론의 핵심은 소말리아계 미국인들을 미네소타 지도자들의 진보적 의제와 혼동시키고, 월즈 주지사와 같은 지도자들이 (주로 이슬람교도인) 소말리아인들을 대신해 외국의 의제를 실행하고 있다고 암시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담은 트위터 게시물이 ‘좋아요’를 받았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내용이나 메시지를 믿는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휘브니 교수의 설명이다.

“사람들은 종종 이성적으로 그 내용을 믿기 때문이 아닌, 그 콘텐츠가 담고 있는 일반적인 생각과 주장, 이 경우에는 반민주주의적이거나 혹은 반소말리아인적인 생각에 일종에 연대한다는 신호로 ‘좋아요’를 누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 새로운 미네소타 주기 디자인을 직접 생각해 낸 프레커는 자신의 디자인을 근거로 월즈 주지사와 소말리아 간에 무언가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은 정말 미쳤다고 지적하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라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