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브라도 리트리버의 비만은 유전자 탓이다?

과체중인 래브라도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헬렌 브리그스
    • 기자, BBC 환경 전문기자

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일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플랫 코티드 리트리버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칼로리를 덜 소모하면서도 계속 배고픔을 느낀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러한 “이중고” 때문에 이러한 개들을 키우는 사람들은 반려견의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더욱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해당 돌연변이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에선 4분의 1의 비율로, 플랫 코티드 리트리버에선 3분의 2의 비율로 발견됐다.

해당 연구를 이끈 엘레너 라판 박사는 “먹이에 대한 우리의 느낌을 바꾸는 유전자의 힘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소속의 라판 박사는 개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먹을 것에 대한 관심 및 신진대사율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지닌다고 했다.

라판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더욱 배고픔을 느끼게 하거나, 언제나 먹고 싶게 하는 유전자를 받았다면 날씬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과체중인 검정색 래브라도

사진 출처, Getty Images

이번 연구는 ‘POMC’로 알려진 이 돌연변이 유전자에 관한 이전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POMC 유전자와 이 유전자가 뇌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과 개에 유사하다.

POMC 유전자가 있는 개들은 각 식사 시간 사이마다 더 배고픔을 느꼈으나, 휴식 도중 소모하는 에너지양은 25%가량 더 적었다. 즉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라판 박사는 “POMC 돌연변이가 있는 개들은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즉 더 많이 먹고 싶어 할 뿐만 아니라 열량 소비도 적어 빨리 태우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엔 래브라도 80여 마리가 참여했다.

이들 참가견들은 눈에도 보이고 냄새도 맡을 수 있는 숨겨진 간식으로 유혹해 보는 ‘상자 속 소시지’ 테스트 등 다양한 테스트를 받았다.

POMC 돌연변이가 있는 개는 그렇지 않은 개보다 소시지를 먹고자 훨씬 더 열심히 노력했으며, 이를 통해 이들이 더 큰 배고픔을 느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다음 참가견들을 이들이 숨 쉴 때 내뱉는 가스를 측정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방에서 재웠다. 그 결과 POMC 돌연변이가 있는 개는 그렇지 않은 개보다 25% 정도 열량을 덜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서린 테일러는 이번 연구에 자신이 키우는 “덩치 크고 통통한 래브라도” 레오를 내보냈다.

테일러는 레오라면 심지어 식탁에 올려진 샐러드나, 채소밭에서 키우는 깍지콩 등 무엇이든 먹을 것이라면서, 심지어 종종 당근을 파먹기도 한다고 했다.

테일러는 “레오는 아무리 사료를 줘도 더 먹고 싶어 한다”면서 그래서 천천히 사료가 나오도록 조절되는 먹이 그릇 등 몸무게를 유지하고자 열심히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소득 국가의 반려견 3분의 2(34~59%)가 과체중이다.

그중 래브라도종의 비만도가 가장 높으며, 다른 개들에 비해 먹이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래브라도는 훈련시키기 쉬워 작업견 및 반려견으로 인기가 높은 품종이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먹을 것을 좋아하고, 비스킷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래브라도를 선택해온 것일지도 모른다.

한편 이번 연구는 ‘웰컴 트러스트’와 ‘도그 트러스트’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