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개 물림' 사고, 왜... '펫 티켓' 어디 있나?

사진 출처, 뉴스1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어떤 사안이 뉴스가 되고 안 되는지 판별하는 기준으로 쓰이던 이 유명한 말은 19세기 때 얘기다. 지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개가 사람을 물었다"는 뉴스를 접하는 시대다.
최근 중형견들이 소형견을 공격해 죽게 하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 '개 물림'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한국은 반려동물 600만 가구를 맞이한 가운데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에 비해 반려동물 주인들의 '펫'과 '에티켓'의 합성어이자 반려동물 예절을 뜻하는 '펫 티켓'과 '책임 의식'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복되는 '개물림' 사고
지난 3일 광주 쌍촌동의 한 도로에서 중형견 4마리가 산책하던 행인과 반려견 푸들을 공격했다. 이후 푸들은 동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견주는 손가락과 손목 등을 물리는 부상을 입었다.
중형견 4마리는 사냥개로 쓰이는 하운드 종으로 당시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관리를 소홀히 해 다른 반려견을 죽게 하고 견주까지 다치게 한 혐의로 하운드 종 견주를 입건했다. 조사 결과 하운드 무리는 견주가 산책하려고 목줄을 채우는 과정에서 뛰쳐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지난 2019년 5월에는 광주 쌍촌동 공원에서 산책 도중 자신의 진돗개의 목줄을 놓쳐 행인을 다치게 한 견주가 형사 처분을 받았다. 견주는 반려견 진돗개의 관리를 소홀히 해 행인의 오른쪽 종아리와 허벅지 등을 3차례 물어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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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마개' 의무 없는 반려견
현행 동물보호법은 '개 물림' 사고 예방을 위해 일부 견종을 맹견으로 규정하고, 입마개 착용 의무화와 일부 시설 출입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맹견으로 분류되는 5개 종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 와일러 등이다.
최근 사고를 일으킨 하운드 종은 동물보호법에서 규정한 맹견에 해당되지 않아 입마개 착용 의무 대상은 아니다.
문제는 이처럼 맹견으로 지정되지 않은 견종의 개물림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50대 여성이 개에 물려 숨졌다. 여성을 공격한 개는 풍산개와 사모예드 잡종으로, 맹견에 속하지 않는다.
8월에는 양주시에서 순한 종으로 알려진 골든 레트리버가 6세 여아와 40대 여성을 무는 사고도 발생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개물림 사고는 1만 1152건으로 하루 평균 6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맹견 사육 허가제' 도입
반복되는 개물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국회에서는 '맹견 사육 허가제'를 도입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맹견을 사육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현행법상 맹견에 해당하지 않는 견종도 공격성 등 기질 평가를 거쳐 맹견으로 지정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개정안은 향후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된 후 2년이 지나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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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의 '책임의식' 개선 중요
법 개선에 앞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주인의 몫이다. 결국 사고를 예방할 근본적 해결책은 견주의 책임 의식 개선이라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 반려 가구는 600여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0%, '반려인 15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려견 의료보험에 장례식장, 반려견을 위한 TV 채널까지 성행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반려견 예절을 뜻하는, '펫'과 '에티켓'의 합성어 '펫 티켓'이 중요해졌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 연합 대표는 "내가 기르는 개는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나의 개가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안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책임 있는 견주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사회적 문제는 법 개정만으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견주들의 책임 의식도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