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CCTV에 가자 병원으로 옮겨지는 인질 모습 찍혔다'

병원 침대에 누워 이송되는 남성의 모습

사진 출처, IDF

사진 설명,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부상당한 인질의 모습이 담겨 있다며 공개한 가자시티 소재 알-시파 병원 내부 CCTV 영상
    • 기자, 닉 비크
    • 기자, BBC 예루살렘 특파원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이 알-시파 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이 담겼다며 지난 19일(현지시간)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알-시파 병원은 가자 지구에서 가장 크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병원이다.

또한 IDF 대변인은 인질이었던 여성 군인 한 명이 그곳에서 살해됐다고 언급했다. 가벼운 부상을 당한 상병 노아 마르시아노(19)가 해당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살해당했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측은 병원 현장에서 하마스의 지휘 센터인 지하 터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를 부인한다.

BBC는 IDF가 이번에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해당 영상의 진위 여부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이 자리에서 다니얼 하가리 IDF 수석대변인은 “오늘 아침 상병 마르시아노의 가족에게 소식을 전했다. 우리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마르시아노는 알-시파 병원 근처 안전 가옥에 억류돼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하가리 대변인은 “IDF가 이 지역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상병을 억류하고 있던 하마스 테러범이 사망하고, 마르시아노는 부상당했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이후 마르시아노는 알-시파 병원으로 끌려갔으며, 이곳에서 다른 하마스 테러범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마스는 마르시아노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IDF가 이번 달 9일에 발생했다고 말한 공습이다.

그러면서 하가리 대변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40여 명을 인질로 잡아간, 지난달 7일 아침에 촬영된 영상이라며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엔 알-시파 병원으로 인질 2명이 이송되는 모습이 담겼다.

10월 7일 자로 찍힌 이 CCTV 영상엔 무장한 남성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인질 1명은 저항하는 모습이며, 다른 1명은 들것에 실린 모습이다.

IDF는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구내 지하에 광범위한 지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입증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측이 해당 영상을 공개한 이후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 지구의 보건부는 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자 지구의 보건 서비스 마비 및 붕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앞서 IDF는 알-시파 병원 구내 지하 10m에서 길이 55m에 이르는 지하 터널의 모습이 담겼다면서 또 다른 영상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는 병원 구내의 수많은 건물이 “하마스의 테러 활동을 위한 위장으로” 사용됐음을 “분명히 증명하는” 증거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IDF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시파 병원 지하에 하마스 기지가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펼쳐져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으로는 아직 이를 전부 입증할 순 없다.

가자 지구의 모습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세계보건기구(WHO)는 한때 가자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췄던 알-시파 병원은 현재 의료시설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또한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등 가자 지구 내 병원들을 지휘 센터와 무기 창고로 활용했다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곳 병원 단지에 하마스의 주요 작전 센터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입증하고자 미 정보기관을 인용했으나, 미국 측이 ‘명령소’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봐 대형 작전 센터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관련 증거를 발견할 때마다 발표하려 한다.

이스라엘의 동맹국들은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내세운 군사적 보복은 지지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민간인에게 가하는 피해에 대해선 크게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가자 지구의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가자 지구의 사망자 수는 1만2300명에 달한다. 또한 무너진 건물 잔해에 2000명 이상이 깔린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는 인질의 가족들로부터 인질 석방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압박도 받고 있다.

지난 19일 시위대는 인질 석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고 외치며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까지 행진했으며, 이후 네타냐후 총리 관저 밖에서도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내세운 목표를 꺾지 않을 듯한 모습이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의 첫 번째 목표는 하마스 파괴이며, 2번째 목표는 인질 귀환이고, 3번째 목표는 가자 지구로부터의 위협 제거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