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떨며 가자 지구의 알시파 병원을 떠난 수백명의 사람들

동영상 설명, 총성이 울리고 이스라엘 군의 탱크가 지나가는 가운데 사람들이 알시파에서 대피하고 있다
    • 기자, 올리버 슬로우
    • 기자, BBC News

현지시간 18일 환자들을 포함한 수백명의 사람들이 가자 지구의 중심지 가자 시티의 주요 병원을 떠났다. 일부 병원 관계자는 대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으나, 이스라엘 측은 이를 반박했다.

총성이 울리고 파편이 흩어진 거리 위로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편 하마스 보건 당국은 가자 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폭발로 8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BBC에 난민 대피소로 사용 중인 UN 학교가 폭격 당했는지 확인이 어려우나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전했다.

BBC의 사실 검증 탐사보도 팀인 ‘BBC Verify’는 자발리아에 위치한 알 파쿠라 학교의 영상을 위치 추적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어린이와 여성 포함 많은 사람들이 건물의 바닥에 누워 움직임이 없는 상태임을 확인했다.

영상에서 발견된 사상자만 20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절반이 1층에 위치한 특정한 방 한 곳에서 목격돼 피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UN 팔레스타인난민기구의 대표 필립 라자리니는 기구가 운영 중인 학교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죽거나 부상당한 끔찍한 사진과 영상”을 봤다고 전했다. 현재 UN 팔레스타인난민기구는 수천 명의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그는 “이런 공격이 일상적으로 이뤄져선 안된다”며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마스가 통치하는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자발리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30명이 넘는 일가족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하마스를 겨냥해 자발리아를 포함한 가자 지구에서의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보건부는 가자 지구의 사망자 수가 1만 23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2000명 이상이 추가로 잔해에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의 잔해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팔레스타인인들이 떠난 가자 지구 북측을 이스라엘군이 살펴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이끄는 UN 합동팀은 알시파 병원에 이스라엘 군의 점령과 대피 명령이 있고 난 후 이 시설을 방문해 “죽음의 지역”이라고 표현했다.

해당 조사팀은 한 시간 동안 병원을 조사한 결과 포격과 총격의 증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한 병원 입구에서 80여 구의 시신으로 덮인 ‘집단 무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이 내린 대피령에 따라 300명의 중증 환자들은 가자 지구에 있는 가장 큰 알시파 병원에 남아있다.

세계보건기구 팀은 남아있는 환자들과 직원들을 가자 지구의 다른 시설로 긴급히 대피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에 있던 저널리스트 카더는 BBC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과 매우 적은 수의 의사들만 병원에 남았다”고 전했다.

“우리는 두 손을 들고 하얀 깃발을 들고 다녔습니다. 어젯밤은 매우 두려웠습니다. 폭발음과 총소리가 끔찍했죠. 불도저는 병원 마당에 커다란 구멍을 냈고, 몇몇 건물들은 휩쓸려갔습니다.”

앞서 하마스 보건부는 120여 명의 환자들과 다수의 미숙아들이 병원에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군은 알시파 병원에 대피 명령을 내린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병원을 떠나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안전한 경로”를 통해 대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병원장의 요청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군은 환자나 의료팀에 대피를 명령한 적이 없다. 오히려 실제 의료 대피 요청이 있을 경우 이스라엘 군이 협조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알시파 병원을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의사 라메즈 라드완은 병원의 상황이 “비참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진통제나 항생제가 없으며 일부 환자는 “상처에서 벌레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군은 알시파 병원을 “하마스를 겨냥한 작전”을 일환으로 습격했지만 그 곳에서 실제 중대 작전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 군은 가자 지구 북부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대피하라고 경고했으며, 현재는 가자 북부를 떠나온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는 남부 도시인 칸 유니스의 주민들에게도 즉각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