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사망자 수는 어떻게 집계되나

팔레스타인 당국은 가자지구 내 통신이 두절돼 업데이트된 정보를 얻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EPA

    • 기자, BBC Verify
    • 기자, BBC 뉴스

전쟁터 어느 곳에서도 사망자 수를 집계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가자지구도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군의 폭격, 지상전, 통신 마비, 연료 부족, 기반 시설 붕괴 등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

상황이 혼란스러워지면 사망자 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매우 까다롭다.

팔레스타인 관계자들은 가자지구 내 통신이 두절돼 업데이트된 정보를 얻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공식 사망자 수는 하마스 산하 보건당국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정보다. 하마스는 13일 저녁,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첫 공격 이후 어린이 4630명을 포함해 1만124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사망자 수를 1400명에서 약 1200명으로 약 200명 정도 낮추어 수정하긴 했지만, 이 수치를 둘러싼 의구심은 걷히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와 관련된 통계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의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믿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BBC가 가자지구의 사상자 수가 어떻게 집계되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사망자 수치

하마스 산하 가자 보건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기적으로 총사망자 수를 알리고 있다.

사망자 수는 여성, 어린이, 노인 등으로 분류다. 사망 원인은 나와 있지 않았지만 사망자를 "이스라엘 침략"의 희생자로 표하고 있다.

보건부는 부상자와 실종자 수치도 발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Red Crescent)는 시신 일부가 잔해 속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보건부 관계자는 사망자 수치는 의료 전문가들이 전달하기 전에 기록한 것이며 병원에서 사망 판정이 내려진 경우만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군인과 민간인 사망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거나 장례 없이 폭발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그 수는 과소 집계될 수 있다고 가자지구 관계자는 전했다.

이 점은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확장됐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사망자 수가 보고된 수치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버라 리프 미 국무부 근동(Near East) 담당 차관보는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솔직히 우리는 그 수치가 매우 높다고 생각하며 인용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월 25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이든 대통령의 견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회의론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숫자들에 의구심을 표한 다음 날, 가자지구 보건부는 더 많은 정보를 내놨다.

10월 7~26일 사이에 사망한 사람들의 명단을 발표한 것.

이 명단에는 그들의 나이, 성별, 신분증 번호와 함께 6000명 이상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명단은 어떻게 집계됐을까. BBC는 명단에 중복되는 자료를 확인한 학자뿐만 아니라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 관련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독립 연구 기관인 '에어워즈(Airwars)'와도 대화를 나눴는데, 이 단체는 보건부의 명단에 있는 사망자 수와 매칭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전 분쟁 기간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를 평가한 유엔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사망자 수 집계 방식은?

유엔은 이 지역의 사상자 파악에 보건부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런던에 거주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성형외과 의사인 가산 아부시타는 가자시티의 병원에서 사람들을 치료해 왔다.

그는 병원 영안실에서 사망자의 신원을 친척들과 확인한 뒤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부시타는 지금까지 등록된 사망자 수가 실제 발생한 사망자 수보다 훨씬 적다고 믿고 있다.

그는 "대부분 집에서 사망한다"며 "우리가 확인할 수 없는 사망자는 기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시신이 발견되면 "기록을 위해 병원으로 옮긴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대변인은 전했다.

보건부 발표 자료를 검증하기 위해 BBC는 그 목록에 포함된 이름들을 당사 보도를 통해 나온 사망자들의 이름과 교차 확인했다. BBC가 보도한 사망자 중 한 명은 지난 10월 14일 파업으로 사망한 미드핫 마모드 사이담 박사였다. BBC는 그의 예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BBC가 수행한 위성 이미지 분석에 따르면, 그가 사망한 날짜 전후로 그가 살았던 지역에 피해가 있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이미지에는 그의 이름과 세부 사항이 기재된 시신 가방이 올라와 있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사망일 무렵 그가 살던 지역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이미지에는 그의 이름과 세부사항이 기재된 시신 가방이 담겨 있었다.

스파갓 교수는 이러한 불일치가 "매우 정상적인 것"이라고 봤다

이와 유사한 작업이 더 큰 규모로 에어워즈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민간인 사망자를 조사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에어워즈는 보건부 목록에 있는 사망자 이름과 폭격을 당한 지역들의 이름을 매칭하고 있다.

지금까지 에어워즈는 사이담 박사를 포함해 조사한 5개 지역의 사망자 명단에서 72명의 이름을 찾아냈다.

조사 결과 그의 가족 중 23명도 사망했으며 모두 보건부 명단에 기록되어 있다.

BBC는 또한 유엔(UN)과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와도 인터뷰했는데, 이 두 기구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발표한 수치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 지역의 사상자 파악에 보건부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유엔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의 자료를 보고에 포함하고 있으며, 분명히 출처를 밝히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일 기준으로 UN 검증 상황을 제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런던대학교 로열 할로웨이의 마이클 스파갓 경제학 교수도 보건부의 수치를 검토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전쟁 사망자 수를 연구하는 자선단체 '에브리 캐주얼티 카운츠'의 회장을 맡고 있다.

10월 17일 가자시의 알 아흘리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사망자 수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그는 자신과 한 동료가 보건부 데이터 세트에서 14세 소년의 것으로 보이는 단 하나의 중복 항목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월 17일 가자시티의 알 아흘리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사망자 수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보건부는 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 수치는 추후 471명으로 수정됐다. 미국 정보기관은 사망자 수가 100~300명 사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중에서도 더 낮은 부분에 있을 것으로 봤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보건부가 "민간인 사상자 수를 계속해서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알 아흘리 수치를 들었다.

BBC는 가자지구 보건부와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스파갓 교수는 또한 이전의 분쟁을 짚어봤는데, 가자지구의 보건부 수치는 이전에도 조사를 받았지만 신뢰성을 유지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2014년 이스라엘-가자 분쟁으로 인한 보건부 사망자 수와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티셀렘(B'Tselem)이 집계한 그해 사망자 수에 대한 별도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스파갓 교수는 보고된 수치가 전반적으로 일관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보건부는 2014년 한 해 동안 가자 지역 인구 23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비티셀렘은 218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집계했다.

유엔은 민간인 1462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225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스라엘 외무부는 2014년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인 212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스파갓 교수는 이러한 불일치가 "매우 정상적인 것"이라고 봤다.

어떤 사람들은 병원 사망자로 집계되긴 했지만 추후 분쟁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점령지인 서안 지구 라말라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통계국(Palestinian Central Bureau of Statistics)의 올라 아와드-샤흐쉬르 국장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사망자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정보를 받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 내무부가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의 신분증 번호를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번호는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건부의 사망자 명부에 나와 있는 것과 동일하다.

이스라엘 인구등록청은 가자와 서안 지구에 있는 것과 일치하는 파일들을 보유하고 있다.

BBC가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에게 왜 그들이 가자 사망 통계에 의문을 제기했는지 묻자 방위군은 보건부가 하마스의 한 분파이며 해당 기관이 제공하는 모든 정보는 "주의가 필요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부가 발표한 데이터에 불일치 관련해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BBC는 또한 이스라엘 총리실에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살해한 이스라엘인들의 수가 어떻게 기록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관련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이스라엘은 공격 도중 사망한 사람들의 수를 종전의 1400명에서 약 1200명으로 수정했다.

리오르 하이아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수정된 숫자는 많은 시신들이 공격 직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제 우리는 그들이 이스라엘 사상자가 아닌 테러리스트들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일부 언론이 사망자의 이름과 나이, 위치 등이 적힌 민간인 희생자 명단을 취합했음에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850명 이상의 민간인 시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문 법의학 기술을 사용해 유해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지구 내의 전투에서 사망한 48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사망한 이스라엘 군인들의 공개 목록은 존재한다.

추가 보도: 케일린 데블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