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하게 연출된 푸틴의 연례 기자회견 현장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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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스티브 로젠버그
- 기자, BBC News
- Reporting from, 모스크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 이후 최초로 나는 러시아 크렘린궁 행사에 초대받았다.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한방에 있었다.
600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크렘린궁 맞은편에 자리한 전시회장 내 각종 스크린으로 가득 찬 특수 제작 TV 스튜디오에서 러시아 기자들과 일부 외국 특파원들은 푸틴 대통령이 연말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전화 연결된 TV도 준비됐다.
이곳에 등장한 푸틴 대통령은 관객 및 사전 선별된 언론사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러시아에 있다면, TV를 켜둔 사람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화려한 쇼였다. 러시아의 모든 주요 TV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방영됐기 때문이다.
이 기자회견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함께한 올해의 결과”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이 말하는 세상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이다.
바로 푸틴이 모든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옳은 세상 말이다.
푸틴은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식별하는 법을 배웠다”면서 “그리고 나서 중요하지 않은 것엔 관심을 쓰지 않고,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최선을 다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푸틴의 전쟁 목표는 변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 시청자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특별 군사 작전”에 관해 던진 질문을 앵커가 읽었다.
“언제 평화가 올까요?”
이에 푸틴은 “우리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라고 답했다.
작년 이맘때, 푸틴은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던 상태였다. 그의 “특별 작전” 진행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당국도 인정했을 정도로 당시 러시아 군대는 “상당한” 손실을 보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고 있었다. 이에 푸틴은 러시아 남성 수십만 명을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내보내기 위해 “부분 동원령”까지 내려야만 했다.
그렇기에 지난해 크렘린궁이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 행사 및 연말 기자회견을 취소했을 당시 놀랍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이 두 행사는 별개로 진행된다.
그리고 빠르게 1년이 흘러 올해, 러시아 또한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전쟁 피로감이 커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말했던 대반격 역시 우크라이나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은 전쟁 상황에 대해 점점 더 자신감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이번에 푸틴은 “사실상, 이것도 약하게 말하는 거지만, 우리 군은 전반적으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어진 전화 통화 행사 시간은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푸틴을 러시아의 만능 해결사로 묘사하는 한편 그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자신을 연금 수급자라고 밝힌 한 러시아 국민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계란 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여성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통령님”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푸틴으로부터 눈을 돌려 시청자들이 보낸 메시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화면을 올려다봤다. 가히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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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대한 찬사가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푸틴이 영원히 살 수 있나”는 메시지부터 “강한 푸틴은 강한 러시아”라는 메시지도 보였다.
그러나 “푸틴은 과연 이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가?”와 같은 비판적인 메시지도 있었다.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당신은 일을 너무 오래 하고 있다.”
“러시아의 권력은 언제 바뀔까요?”
“지금 TV에서 묘사하는 러시아는 대체 어디 있는 건지 알려주겠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비판적인 메시지는 방송 중에서 단 한 번도 채택되거나 다뤄지지 않았다. 사실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이 화려한 TV쇼 자체가 푸틴이 하는 일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보단 그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가 적어도 화면에 송출됐다는 사실은, 적어도 러시아 정부가 너무 많은 이목을 끌지 않으면서도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미약하게나마 인지할 필요성을 느낀다는 점을 보여준다.
4시간에 걸친 이번 기자회견은 사전에 세밀하게 잘 짜인 행사였다.
나 또한 초대받았으나, 푸틴은 내 질문은 하나도 받아주지 않았다.
안타깝다. 그가 명령한 침공이 거의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