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GM) 맥주, 마실 의향이 있나요?

사진 출처, BERKELEY YEAST
- 기자, 데이비드 실버버그
- 기자, 비즈니스 리포터
찰스 덴비는 자신의 직업이 그저 맥주 맛을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좋은 풍미를 더하고, 나쁜 풍미를 줄이며,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수많은 라거·에일 맥주 팬은 이 자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덴비의 회사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되면 의견이 좀 나뉠 수 있다.
찰스 덴비는 양조용 유전자 변형(GM) 효모 개발을 선도하는 ‘버클리 이스트’(Berkeley Yeast)의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효모는 양조의 핵심으로, 보리 맥아 및 기타 곡물의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면서 고유의 풍미를 더한다.
버클리 이스트는 효모 균주 DNA를 편집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추가한다. 버클리 이스트 제품 중 ‘트로픽스(열대지방)’ 효모는 패션프루트와 구아바 맛이 나도록 만들어졌다.
덴비는 이 효모를 사용하면 맥주 제조업체에서 복숭아를 조달하는 것보다 더 안정적이고 인공 향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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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이 가미된 효모를 사용하는 편이 일관성 측면에서 더 좋습니다. 복숭아 과수원이 매달, 매해 풍작을 거두도록 추가 성분을 사용할 필요도 없죠. 복숭아를 키울 때 들어가는 그 많은 물과 비료를 생각해 보세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버클리 이스트는 맥주에 풍미를 더할 뿐 아니라 특정한 풍미를 없애기도 한다. 홉 향이 진한 맥주에서 이취를 내는 디아세틸을 제거하기 위해 효모 균주를 개발하는 한편, 벨기에 스타일의 시큼한 맥주를 만들 때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주는 효모도 개발했다.
다른 여러 국가보다 GM 식품 규제가 완화된 미국에 거주한다면, 이미 버클리 이스트의 효모로 만든 맥주를 맛봤을 수 있다. 미국 전역의 수제 맥주 양조장에서 사용 중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테메스컬’(Temescal), ‘알바라도 스트리트’(Alvarado Street), ‘셀라메이커’(Cellarmaker) 등이 있다.
덴비는 해외 판매의 경우 식음료 산업의 GM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가 많아 법률상의 제약이 있다고 말한다. 영국에서는 "건강 위험을 초래하지 않고, 소비자를 오도하지 않으며, 비GM 식품보다 영양가가 낮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식품표준청 승인을 받아 GM 식품을 판매할 수 있다. 또한, GM 원료에서 유래한 제품임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시카고의 ‘오메가 이스트 랩’도 GM 효모를 공급한다. 7월 초 오메가 이스트 랩은 맥주를 탁하게 만드는 특정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로 효모 균주에서 해당 유전자를 삭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이 효모로 발효한 맥주는 더 이상 탁해지지 않았다.
작물과학 교수 겸 퀸즐랜드 농업·식품 혁신 연합의 이안 고드윈 이사는 미국 맥주 제조업체가 유전자 편집 효모를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업계]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업체들은 지금까지 GM 기술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많았던 만큼, 이 사실을 최대한 숨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조 효모 전문가 리처드 프리스는 "미국에서는 원하는 것을 실제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캐나다 온타리오 ‘에스컬프먼트 랩’의 연구소장이다. 이 연구소는 300개 이상의 양조장에 효모를 공급하지만 GM은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바질의 게놈을 가져다가 효모에 넣으면 바질 맛 맥주를 빠르게 출시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거대 기업 하이네켄이 소유한 ‘라구니타스 브루잉’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곳의 양조 전문가 제레미 마샬은 아직 GM 효모를 사용할 계획이 없지만 실험은 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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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GM 식품과 몬산토(논란이 된 GM 작물 회사)와 같은 회사를 연결 짓는 사람들은 거부감을 느끼거나 꺼릴 수 있으며, 이는 많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효모는 걸러지기 때문에 최종 제품에는 유전자 변형 물질이 들어가지 않으며 작은 효소 봉지인 향료 화합물만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여전히 유전자 편집 맥주를 전혀 취급하지 않는 양조업체도 있다. 이들은 많은 애주가들이 유전자 편집 기술에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해 기술 이용을 피하는 편이다.
덴마크에서 설립된 세계 유수의 맥주회사 칼스버그는 보리·홉·효모 등의 양조 재료 개발과 맥주 제조 방식에서 GM 배제 방침을 오랫동안 지켜왔다.
대신, 더위나 가뭄에 더 잘 견디는 새로운 품종의 보리와 홉을 자연 육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때 ‘집중 교차수분’이라는 전통적 방식을 사용한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칼스버그 연구소’를 이끄는 비르기테 스카드하우게는 이 과정이 "거대한 산에서 거대한 금속 탐지기로 금 조각을 찾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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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널리 판매되는 칼스버그의 라거에 새로운 유형의 보리를 사용하는데, 이는 재배가 쉽고 신선도가 더 오래 유지된다고 말한다.
마샬은 GM 맥주의 미래가 희망적이라며 "버클리와 같은 효모 회사가 원하는 성배는 영원히 신선함을 유지하고 어디서든 일관된 맛을 내며 홉이 산화되지 않는 IPA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는 회사들이 그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