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의결 후에도 논란 여전...핵심 쟁점은?

경찰청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26일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다음 달 2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이 신설된

행정안전부(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31년 만에 행안부 내 경찰 업무조직이 생긴다. 앞서 경찰국 부활을 강력 반대해온 일선 경찰들은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일 행안부 내 경찰 치안감인 국장 포함 16명 인원인 경찰국이 신설된다.

경찰국은 어떤 역할 하나?

경찰국에는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등 3개 과가 설치되며 중요 정책 및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권,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 

경찰국장과 인사지원과장은 경찰공무원으로만 임명한다. 인사 부서는 전원 경찰공무원으로만 구성된다. 행안부는 경찰국 전체 인원의 약 80%가 경찰공무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검찰은 법무부 검찰국이 있는 것처럼 경찰도 관련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부터 존재한 검찰국은 검찰행정 관련 계획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인사, 조직, 예산 등에도 관여한다.

내무부(행안부의 전신)에도 ‘치안국'(이후 치안본부로 승격)이 있었지만, 1991년 경찰이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하면서 사라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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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의 집단행동을 강력 비판하며 이를 '쿠데타'에 비유했

경찰국 신설, 문제없나?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위법’과 ‘졸속 추진' 여부다. 특히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법조인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행안부 장관의 소관 사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장관의 사무에 ‘검찰'이 포함돼있지만, 같은 법 제34조에 따르면 행안부 장관 사무에는 ‘치안'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경찰국은 과거 치안본부와 전혀 다른 조직임을 강조하며 “(경찰국이) 정부조직법 제34조에 규정된 치안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며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무총리를 거쳐 각 부 장관으로 구성된 국무회의 및 각 부 장관을 통해서 행정기능을 수행하도록 명하고 있다. 경찰청 역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에 속해있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경찰국 신설이 위법하다는 점에 합리적 명분이나 이유를 단 하나라도 댄다면 즉시 수정하겠다"며 자신했다.

시행령이 근거한 정부조직법 제7조제4항과 경찰공무원법 제7조제1항 등에 근거하고 있다. 각 행정기관의 장이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할 수 있으며 소속 청의 중요 정책 수립에 관해 해당 청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은 경찰청장 추천을 받아 행안부 장관이 제청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소관사무’에 경찰 업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상위법인 정부조직법에 없는 업무를 하위법인 시행령으로 다루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여당에서 거의 유일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온 경찰 출신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헌법과 법률의 시간"이라며 “위헌·위법 권한을 행사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국 신설을 지나치게 빨리 추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입법예고 뒤 21일 차관회의를 통과, 국무회의 의결까지 총 열흘이 걸렸다. 행안부는 기간 단축을 위해 법제처에 통상 40일인 입법예고 기간을 4일로 줄여달라고 요청하면서 “국민의 권리・의무 또는 일상과 관련이 없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경찰국 설치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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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일선 경찰들은 최초 회의 후 대기발령, 감찰 등의 징계에도 오는 30일 규모가 더 큰 경찰회의를 계획하고 있

경찰의 집단행동, 가능한가?

정부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일선 경찰들을 징계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자 이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경찰 총경급 간부 190여 명은 지난 23일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등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개최했다. 경찰청은 경찰청장 직무대행인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명의로 회의 개최 중지를 명령했으나,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은 당시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현장 참석자 56명 감찰에 착수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회의를 두고 ‘쿠데타'에 비유하는 등 강도높은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경찰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헌법과 법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과 조직 개편안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발한다는 것이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며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치안감, 서장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앞서 검찰청법 개정에 반대해 집단행동을 벌였던 검사들이 전국평검사회의를 개최하고도 징계를 받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행안부는 경찰은 물리력과 강제력, 심지어 무기도 소지할 수 있어 검찰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류 총경은 이날 울산경찰청에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이야말로 헌법질서를 교란하는 '쿠데타적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경찰국 신설은) 국민적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적법성 문제를 충분히 검토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일선 경찰들은 오는 30일 계획한 경감·경위급 현장 팀장회의에 참석하고자 하는 인원이 예상보다 많자 이를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