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위기로부터 러시아 극동 지역의 떠돌이 개들을 구하고자 애쓰는 사람들

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 설명, 동물 복지 운동가들은 러시아 울란우데 지역에서 떠돌이 개 수백 마리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줬다
    • 기자, 나탈리아 조토바
    • 기자, BBC 러시아어 뉴스

몽골과 가까운 러시아 극동 울란우데 지역 당국이 떠돌이 개에 대한 안락사를 결정하면서 이들을 구하고자 나선 이들이 있다.

동시베리아 울란우데 지역에서 현재까지 18마리가 안락사당한 가운데, 600마리는 다행히 열차 등을 통해 러시아 전역으로 이동해 새로운 주인에게 입양되거나 다른 사설 보호소로 옮겨졌다.

자원봉사자 스텔라 오브소얀은 BBC 러시아어와의 인터뷰에서 “선의를 지닌 많은 이들이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은 이 지역의 떠돌이 개들을 수도 모스크바, 서쪽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카잔, 더 동쪽에 자리한 하바롭스크,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기차에 태워 보냈다.

오보소얀은 “(연락해 온 사람들은) 우리에게 어떤 개이든 생김새는 상관없다며 한 마리 보내달라고 했다. 이들은 그저 한 생명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하고자 할 뿐”이라고 말했다.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울란우데의 중앙역에선 각자 개를 데리고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십여 명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개들은 다음 열차에 실려 기차장의 보살핌을 받으며 안전한 곳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떠돌이 개가 큰 문제로 지적되자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 당국은 논란이 되는 안락사 방침을 내놨다.

인구 약 50만 명의 울란우데 지역에선 현재 거의 매일같이 떠돌이 개에 시민들이 물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개들의 모습
사진 설명, 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여전히 구조할 떠돌이 개가 2000마리에 달한다고 말했다

과거 러시아 의회에서 개를 잡고, 소독하고, 백신 주사를 접종하고, 풀어줘야 한다는, 비교적 인도적인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지난 몇 년간 이 지역에선 떠돌이 개들에 대한 안락사는 일반적인 관행과도 같았다.

그리고 2020년 이 법이 시행됐음에도 부랴트 공화국에선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이곳 주민들은 이렇게 풀어준 개들이 다시 길거리에 나와 떼를 지어 다니며 공격하진 않을지 우려했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러시아 하원에선 안락사 금지 법안을 철회하는 한편, 각 지방이 알아서 떠돌이 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부랴트 공화국에선 이전의 안락사 정책으로 돌아간다는 뜻이었다.

지난주에만 부랴트 지역 정부 보호소에 있던 유기견 18마리가 안락사당했는데, 울란우데 당국은 이들을 정부의 소유물로 간주했다.

오보소얀은 “장애가 있던 개들도 아니었다. 그저 1~2주만 지나면 회복할 수 있었고, 적절한 치료를 받은 뒤 입양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동물권 운동가들은 문제의 근원은 관리 소홀 및 방치라고 지적했다.

부랴트 지역에서 동물 재단을 운영하는 다리아 제이체스바는 “사람들은 여름 한철 개를 데리고 다니다 유기하곤 한다. 혹은 키우는 개의 배설물이나 개가 낳은 새끼를 길거리에 그대로 버려버린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운동가들은 현지 법상 이러한 짓을 저질러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렇기에 아무리 많이 살처분해도 여전히 길거리엔 떠돌이 개들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개 한 마리를 다른 지역으로 안전히 보내기 위해선 5000루블(약 7만원)의 비용이 든다. 비록 현재까지 수백 마리가 구조되긴 했으나, 여전히 2000마리에 달하는 떠돌이 개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운동가들은 재정적으로 도와주는 이들이 없었다면 결코 이렇게 많은 개를 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직접 입양하진 못해도 이동 경비를 대신 내주는 식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

오보소얀은 여전히 많은 개들이 불확실한 운명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저는 이곳 보호소에서 (어떤 개를 입양 보낼지) 선택해야만 합니다. 어떤 개를 [다른 지역으로 보낼지] 선택해야 하죠. 그러나 나머지 3마리는 이곳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개들이 어떻게 될진 아무도 모릅니다.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오보소얀은 이 개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때로는 그저 울며 포기하고 싶어요. 그러나 우리가 입양 보낸 개의 주인들로부터 잘 지내냐는 문자를 종종 받습니다. 그럴때마다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개를 안고 있는 사람의 모습
사진 설명, 직접 개를 입양하진 못해도 이동 봉사를 하는 식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