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푸니쿨라' 탈선 사고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동영상 설명, 탈선된 푸니쿨라 주위로 몰려든 구급대원들의 모습
    • 기자, 에밀리 앳킨슨, 말루 커시노, 패트릭 잭슨
    • 기자, BBC News

지난 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명물 푸니쿨라(케이블 전차) '글로리아'가 탈선한 뒤 인근 건물과 충돌했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전차는 인기 있는 교통수단이다.

포르투갈 당국은 초기에 이번 사고로 17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이후 16명으로 정정했다.

사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케이블 결함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에 대해 살펴보았다.

리스본의 푸니쿨라 '글로리아' 노선을 표시한 지도

무슨 일이 발생했나?

동영상 설명, 다른 전차에 탑승했던 목격자가 설명하는 충돌 순간

푸니쿨라는 현지 시각으로 3일 오후 6시 15분경, 리스본 시내 리베르다데 대로 근처에서 탈선했다.

이에 구조 인력 60여 명과 구조 차량 22대가 현장에 급파되었다.

리스본 당국은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했으나, '오브서바도르'지는 전차가 지나다니는 길의 케이블이 풀리면서 전차가 통제력을 잃고 인근 건물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연기로 보이는 하얀 기체가 공기를 가득 메운 현장에서 사람들이 달려서 빠져나가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 속 노란색 전차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상태로 뒤집힌 채 자갈길에 나뒹굴고 있으며, 그 주위로 구조대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일부는 전차 잔해에 갇혀 바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이후 구조되기도 했다.

한편 관광 가이드인 마리아나 피게이레두는 사고의 목격자이자, 승객을 구조하고자 뛰어간 사람 중 하나다.

피게이레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언덕 아래에 있던 (다른) 전차의 창문을 통해 사람들이 뛰어내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언덕 더 위쪽에 있는) 또 다른 전차는 이미 크게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의 승객들을 구조하고자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피게이레두는 이날 자신이 목격한 장면을 "말로 표현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너무 힘들다. 큰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사상자는?

동영상 설명, 사고 목격자는 '다시는 저 푸니쿨라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 구조 당국은 17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이후 루이스 몬테네그루 포르투갈 총리는 16명으로 정정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한 병원에서 희생자 1명이 중복 등록된 탓이다.

사망자들의 국적은 포르투갈인 5명, 한국인 2명, 캐나다인 2명, 미국인 1명, 독일인 1명, 우크라이나인 1명, 스위스인 1명, 아직 확인되지 않은 3명으로 집계되었다.

푸니쿨라 탑승객이나 근처 거리를 걷다 다친 사람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 없으나, 포르투갈 보건 당국 책임자인 알바로 산투스 알메이다에 따르면 부상자는 총 23명이다.

이 중 6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3명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의 국적은 포르투갈인 3명, 한국인 1명, 독일인 1명, 스위스인 1명, 카보베르데인 1명, 모로코인 1명 등으로 파악되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사고로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외교부는 현지 공관이 포르투갈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부상자 지원 및 피해자 가족 연락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전차 운영사인 '캐리스' 소속 직원인 안드레 조르주 곤살베스 마르케스도 있다.

회사 측은 마르케스에 대해 "캐리스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며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발휘했다"며 애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잔해 속에서 독일 국적의 3살 아동이 구조됐으나, 아이의 아버지는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부상을 입었다.

푸니쿨라 '글로리아'는 약 40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로, 관광객뿐만 아니라 리스본의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필수적인 교통수단으로 시민들에게도 사랑받았다.

사고 당시 정확한 탑승객 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푸니쿨라 '글로리아'는 무엇이며, 작동 원리는?

리스본의 가파른 언덕길을 다니는 노란 케이블 전차 2대

'푸니쿨라'는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케이블 전차의 일종으로, 자갈길로 된 언덕길이 많은 리스본에서는 필수적인 교통수단이다.

글로리아, 라브라, 비카, 그라사 등의 노선으로 구성된 리스본의 푸니쿨라는 밝은 노란색의 전차가 좁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매끄럽게 오르내리는 모습으로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글로리아 노선은 1885년에 개통되었으며, 약 30년 뒤 전기식으로 전환되었다.

이 노선은 리스본 중심부의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에서 출발해 그림 같은 자갈길이 있는 바이루 알투('높은 동네'라는 뜻) 지역까지 운행하며, 약 275m(900피트)를 단 3분 만에 오른다.

글로리아 노선의 두 차량은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케이블의 양 끝에 연결되어 있다. 한 차량이 내리막을 내려갈 때 그 무게로 다른 차량을 끌어 올려 양쪽이 동시에 오르내릴 수 있게 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사고 난 차량과 연결되어 있던 2번째 차량은 언덕 아래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온전한 상태로 멈춰 서 있다.

동영상 설명, 과거 푸니쿨라가 정상적으로 운행되던 모습

리스본의 푸니쿨라는 얼마나 안전한가?

전차 운영사인 캐리스는 이번 사고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명서를 통해 "모든 유지보수 절차"를 준수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 일반 정비는 4년마다 실시되며, 2022년 마지막으로 실시
  • 중간 정비는 2년마다 실시되며, 2024년 마지막으로 실시
  • 월간, 주간, 일일 점검 역시 "철저히 이행"하였음

캐리스의 페드로 보가스 사장은 별도의 발언에서 "모든 사항을 철저히 지켰다"면서 자신들은 지난 14년간 푸니쿨라를 유지, 보수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엄격한 규정을 갖추고 있으며, 다년간 우수한 전문가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고의 진상을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좁고 경사진 골목길에서 포착된 망가진 푸니쿨라 잔해

사진 출처, Reuters

이번 사고에 대한 반응은?

포르투갈 당국은 지난 4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했으며, 카를로스 모에다스 리스본 시장 또한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모에다스 시장은 X를 통해 "희생자들의 가족 및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우리 도시는 슬픔에 잠겨 있다"고 적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우사 포르투갈 대통령은 이번 사고로 "사망자 및 중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전했다.

인접국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또한 "끔찍한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위로를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X를 통해 "이 어려운 시기 희생자의 가족 및 포르투갈 국민에게 애도와 연대를 전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피해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파비아나 파벨 리스본 주민협회 회장은 BBC 라디오 4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파벨은 사고가 난 푸니쿨라는 바이루 알투 주민들에게 중요한 교통수단이라면서, "특히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그 덕에 가파른 언덕을 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하교하는 어린이와 그 부모들이 타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어 파벨은 푸니쿨라가 "관광 명소화"되며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이 몰렸고, 이로 인해 정작 현지 주민들은 교통수단으로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럽의회 건물 또한 이번 비극을 기리고자 조기를 게양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X를 통해 "글로리아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에 전 유럽이 충격에 빠졌다"며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