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부패 스캔들’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해임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폴 아담스, 말루 커시노
- 기자, BBC News 키이우, 런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레즈니코프(57)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전부터 국방부를 이끌던 인물이다.
그러나 늦은 밤 연설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방부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후임 국방장관으로는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유자산기금’ 대표가 임명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방부에 새로운 접근법과 군사 및 사회 전반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연설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레즈니코프가 국방장관에서 물러난 뒤 지금껏 고위급 정치인들과 좋은 관계를 다져온 영국 내 신임 우크라이나 대사로 임명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즈니코프는 이번 전쟁 발발 이래 국제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로, 서방 동맹국들과의 회의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우크라이나의 추가 군사 장비 요청 로비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국방부 부패 스캔들과 함께 앞서 해임설이 지속해서 불거졌으며, 지난주 레즈니코프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다른 자리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즈니코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또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면 아마도 동의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한편 유리 삭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레즈니코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국방부의 변화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삭 대변인은 레즈니코프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무기 지원 로비에 성공한 점을 언급하며 “레즈니코프는 전 세계 국방장관에게 불가능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여전히 사령탑으로 존재하는 등 국방장관 교체가 우크라이나의 전략에 큰 변화를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레즈니코프의 이번 해임은 젤렌스키 행정부가 부패 척결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결정된 사안으로, 유럽연합(EU) 등 서방 기구에 가입하고자 애쓰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가입 요건 중 하나인 부패 근절에 집중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180개 중 116위에 불과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노력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레즈니코프 전 장관이 개인적으로 부패 혐의를 받는 건 아니나,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올해 1월 물품과 식량을 부풀려진 가격에 구매했다는 의혹에 시달린 바 있다.
이에 올해 초 뱌체슬라프 샤포발로프 국방차관이 사임했는데, 이때 레즈니코프 장관 또한 가까스로 해임 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레즈니코프 장관은 자신이 견뎌야 했던 스트레스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자신의 양심은 절대적으로 깨끗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에는 뇌물을 받고 일부 남성들의 징집 회피를 눈감아 준 사실이 탈로나 우크라이나 전역의 신병 징집 책임자들이 해임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국방부는 또 한 번 흔들리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 반부패 담당 고위 관료들을 만나 “그 끝이 어디든” 부패 범죄 기소를 지속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레즈니코프의 후임으로 발탁된 우메로프는 하원의원 출신으로, 러시아 침공 초기인 지난해 3월 열린 평화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로 나선 바 있다.
당시 우메로프는 마찬가지로 협상에 참석한 러시아의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함께 평화 협상 도중 중독 의심 증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메로프는 페이스북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신뢰하지 말아 달라며 중독설을 부인했다.
당시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메로프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은 “이 잔인한 침략에 대한 정치적, 외교적 해결책을 찾고자” 단호히 결심했다고 언급했다.
크림 타타르인(크림반도의 소수민족) 출신이기도 한 우메로프는 이슬람 세계와의 유대감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젤렌스키 행정부의 국제적 행보에 핵심 일원이 됐다.
한편 서방 동맹국으로부터 더 많은 첨단 무기를 확보한 우크라이나는 현재 느리고 피비린내 나는 반격을 이어 나가고 있다.
비록 최전방에선 느리게 진전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는 지난 3일 남부에 자리한 러시아의 핵심 방어선을 돌파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밤 자국 영토를 노린 무인기(드론) 공격이 여러 차례 시도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4일 새벽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쿠르스크 지역 상공에서 무인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으며, 로만 스트라보이트 쿠르스크주 주지사 또한 파괴된 무인기 잔해가 쿠르차토프시의 비주거용 빌딩에서 화재를 일으켰다고 지난 3일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밤사이 러시아의 무인기 공격이 남부 오데사 지역에서 3시간 30분간 이어졌다면서, 러시아측 무인기 1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올레 키퍼 오데사 주지사는 “안타깝게도 (무인기가) 타격한 곳도 있다”면서 오데사주 이즈마일 내 “일부 거주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즈마일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에 있어 중요한 오데사 지역 내 다뉴브강 항구 2곳 중 하나다. 이즈마일 항구는 지난달 흑해 곡물 협정이 결렬된 이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길이 됐다.
러시아는 협정 탈퇴 이후 번번이 다뉴브강 유역에서 공격을 이어 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