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소통 강화' 공감… 향후 동북아 정세는?

사진 출처, NEWS1/대통령실 제공
- 기자, 한상미
- 기자, BBC 코리아
윤석열 대통령이 4박 6일간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16일 귀국했다. 특히 미중 전략적 경쟁 속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에 국내외 이목이 집중됐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1~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한미-한미일-한일 연쇄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그리고 14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취임 후 첫 한중 정상회담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귀국길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이번 동남아 순방과 관련해 "자유와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은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우리가 직면한 복합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반도 긴장 완화가 한중 모두에 이익'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정상회담은 15일 오후에 약 25분간 진행됐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한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분리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회담이 끝난 뒤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침체, 기후변화 등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 한중 양국의 대화는 필수"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이 미중 경쟁 속에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상호 필요에 따른 행보로 평가되는 이유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BBC에 "중국과 한국이 각자의 입장을 밝히면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서로의 입장을 타진해 나가는 그런 단계의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고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구조적으로 한중 관계에 도전 요인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회담이 성사됐다는 것.
그는 또 "한국과 중국 모두 한반도 정세 즉,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의 가능성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 우려하고 또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데 대한 공감이 있었던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대통령실도 16일 "두 정상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 존중과 호혜에 입각한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과 힘을 합쳐 공동선의 확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 주석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행보가 중국의 안보상 이해를 해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적 신뢰'와 '전략적 소통' 등은 과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갈등 당시 중국 측 인사들이 자주 썼던 표현들이다.
한중 정상회담이 북한에 '그린 라이트' 메시지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정상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근본적인 한반도 긴장 원인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정당한 안보적 고려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중국이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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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는 100% 북한 편을 든 것"이라며 따라서 "한미일 회담에서도 새로운 내용이 없었던 만큼 결과적으로 북한이 상당히 고무됐을 것이고 오히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7차 핵실험을 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공개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꼽힌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대중 견제론'에 일정부분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얘기다.
한미일 3국 협력 및 대북 공조 의지도 재확인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언제라도 감행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미, 한중일,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개최된 것이다.
특히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진행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3국 정상간 포괄적 공동성명 채택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16일 이번 순방 성과에 대해 "우리 외교의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으며 미국과 일본, 중국, 아세안 정상들과 연쇄적으로 만나 우리의 생존과 안전,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확보할지 치열하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원곤 교수는 "매우 중요한 다자간 만남이자, 한국 입장에서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소개하는 중요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한미일 공동성명에 중국 견제에 대한 내용 없이 '포용'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며 "구체적인 것보다는 원칙을 강조한 만큼 적절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칙과 방향을 밝힌 만큼 어떻게 시행하느냐에 대한 큰 숙제가 남아있다"면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대한 각오가 필요할 것"이라고 박 교수는 말했다.
향후 동북아 정세는?
전문가들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한미일 지역 안보협력 체제가 강화되는 등 미국에 명분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동북아 지역에서의 상당한 전략적 손실이라는 얘기다.
김한권 교수는 "핵실험 시 커다란 전략적 손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전달하는 등 물밑에서 북중 간 이러한 부분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어떠한 방식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곤 교수는 지난 13일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한일 간 제대로 된 정상회담이 개최됐다"며 "한일 양국 관계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강제 지용 등 역사적인 문제가 풀리지 않았음에도 한일 간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측면에서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