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전 주석의 중국 당 대회 폐막식 도중 퇴장을 둘러싼 의문

동영상 설명,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후 전 주석이 다소 불편함을 느낀 뒤 수행원의 부축을 받아 퇴장했다고 전했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대회(당 대회) 마지막 날 회의 중 석연치 않은 모습으로 퇴장해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후 전 주석이 다소 불편함을 느낀 뒤 수행원의 부축을 받아 퇴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의 후 전 주석(79)은 이동을 거부하는 모습이었는데, 만약 정말 그랬다면 이유가 뭘까?

앞서 후 전 주석은 후임 시진핑 주석에게 무언가 말을 건넸고, 시 주석은 고개를 끄떡였다. 과연 뭐라고 말했나?

또 퇴장 직전 시 주석의 옆자리에 앉았던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두드리며 뭐라고 전했을까?

두 가지 짐작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공공연하게 드러난 중국 정치권력의 변화다. 또 후 전 주석이 건강상의 문제도 원인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이 사실상 확정됐고, 그는 마오쩌둥에 이어 가장 강력한 중국 지도자가 됐다.

지난 일주일 동안 진행된 중국 공산당 20차 대회 첫날 후 전 주석은 도움이 없이는 혼자 걷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말 건강상의 이유로 퇴장을 했다면 왜 그렇게 갑자기 많은 카메라 앞에서 했을까? 정말 응급상황이었나?

22일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일어나며 옆자리에 있던 시진핑 주석을 보고 있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22일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일어나며 옆자리에 있던 시진핑 주석을 보고 있다

추가로 공개된 영상에서 후 전 주석의 왼쪽에 앉아 있던 리잔수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의 우려스러운 표정이 표착됐다.

후 주석이 수행원에 이끌려 일어나자 리 위원장이 예의를 갖추려는 듯 일어서려 했지만, 왕 서기가 옷을 잡고 마치 '여기에 관여하지 마라'는 듯한 모습도 담겼다.

또 후 전 주석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실수로 시 주석의 노트를 가져가려 하자 시 주석이 그의 손을 막고 다시 노트를 가져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후 전 주석이 먼저 퇴장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 당 최대 정치행사는 이미 정해진 각본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후 전 주석은 이날 앞서 비공개로 진행된 당 대회 마지막 날 일정에 참석했다. 카메라는 행사 막바지에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가 들어오자 수행원들이 그에게 다가가 퇴장을 권유한 것이다.

따라서 후 전 주석이 퇴장 장면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후 전 주석은 현 시진핑 주석과 다른 중국 모델을 제시해 온 인물이다.

그는 강력한 힘을 앞세우는 '스트롱맨'이라기 보단 합의와 의견 일치를 중요시하던 인물로, 그의 집권 기간(2003~2013) 중국은 여러 개혁, 개방 정책을 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정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때 많은 외국계 기업과 관광객이 중국을 찾았다. 인터넷도 지금보다 규제가 덜했고, 중국 언론들도 진정한 저널리즘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혹자는 이러한 후진타오 집권 기간을 "헛되다"고 비판하지만, 이 기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늘 두 자릿수였다.

하지만 그의 후임 시진핑 주석은 이와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

시진핑 집권 후 중국은 민족주의를 자극하며 다른 시선과 비판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듯 하다. 앞서 시 주석은 부패 방지란 이름하에 그의 정치적 정적들을 제거했다.

그리고 이번 20차 당 대회를 통해 그와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견해와 이견을 가진 이들을 걸러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2일 폐막한 제20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중앙위원 205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후 주석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인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 주석 등이 제외됐다.

시 주석 측근들로 채워진 새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앞으로 후 전 주석의 개혁, 개방과는 분명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