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축구장 참사로 125명 이상 사망

동영상 설명, 영상: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 참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 기자, 조지 라이트
    • 기자, BBC 뉴스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난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125명이 사망하고 320여 명이 다치면서 역대 최악의 축구상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아레마 FC'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패배하자 화난 팬들은 경기장에 난입했다.

경찰이 경기장으로 난입한 관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쏘자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출구로 향하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축구 경기에 경찰이나 경비원이 최루탄 등의 가스 진압제를 소지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 목격자는 BBC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격해지자 경찰이 많은 양의 최루 가스를 "빠르고 끊임없이" 발사했고 전했다.

경찰 "무정부 상태였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사건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모든 축구 리그 일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를 옮기는 사람들

사진 출처, AFP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자 사람들이 출구로 몰리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홈 팀인 아레마 FC가 2대 3으로 패하자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달려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최루 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서장은 "(당시 현장은) 무정부 상태가 됐다"며 "관중들이 경찰관들을 공격하고 차를 부쉈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경찰관 2명도 포함됐다.

그러면서도 "관중 모두가 무질서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장에 난입한 3000명 정도의 사람들이 그랬다"고 덧붙였다.

아핀타 서장은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자 사람들이 탈출구로 몰렸고, 이 과정에서 질식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유포된 현장 영상에는 사람들이 펜스를 넘으며 도망치는 모습이 찍혔다.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경기장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경찰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경찰은 경기장에 난입한 군중을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썼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조사에 나섰으며,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 축구를 더럽혔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는 오랜 라이벌로 관중끼리도 많은 마찰을 빚어왔다.

이날 경기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팬들의 티켓 구매가 금지됐다.

마후드 MD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은 당시 구장에 최대 수용 인원인 3만8000명보다 4000명 더 많은 관중이 와 있었다고 발표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축구와 관련된 마지막 비극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격자 "탕, 탕, 탕 소리가 들렸어요"

현장에 있었던 무하마드 디포 물라나(21)는 BBC 인도네시아에 경기 후 일부 아레마 팬들이 선수들에게 충고하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갔지만 곧바로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으며 "맞았다"고 말했다.

파손된 경찰차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칸주루한 구장에 경찰 차량이 파손된 채 있다

그러자 더 많은 관중들이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진입했고, 긴장감이 더해졌다고 덧붙였다.

디포는 "경찰이 경찰견과 방패, 군인을 대동하고 앞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관중을 향해 최루탄을 20발 넘게 발포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탕, 탕, 탕! 이런 소리가 아주 많이 났다"며 "큰 소리가 빠르고 끊임없이 났으며 사방을 향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디포는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채 어지럽게 뒤섞여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다 압사당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최루탄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들과 노인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축구 참사 중 하나

이번 사건은 역대 축구 참사 중에도 최악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올림픽 예선전 때 320명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1985년 벨기에 브뤼셀 헤이젤 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 대 유벤투스의 유러피언컵 결승 경기에서는 팬들이 몰려들자 벽이 무너지면서 39명이 죽고 600명이 다쳤다.

1989년 영국 셰필드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 대 노팅엄 포레스트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에선 리버풀 팬 97명이 압사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