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택시 기본요금 인상, 심야 승차난 해소할 수 있을까?

심야시간대 도로 위 택시들이 보이고 한 여성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4월 26일 저녁 서울 종각역 부근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택시 요금 심야할증 시간대를 밤 12시에서 10시로 2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지마음씨(36세)는 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지씨는 "광고·PR대행사에 다니는데 업무 특성상 관계자들을 찾아가 미팅을 하는 경우가 많아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며 "또 야근이 많아 퇴근하고 나서 밤 10시 이후에 택시를 탈 일이 많은데, 연초부터 택시가 정말 안 잡혔다"고 말했다.

지씨는 택시를 잡을 때 주로 카카오택시 앱을 먼저 이용하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부터 우티, 타다 등 여러 다른 앱들을 모두 동원해 시도한다.

지씨는 "앱을 다 열어놓는데도 심야 시간 대에는 택시가 거의 안 잡힌다"며 "하루는 야근 후 30분 이상 택시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지하철을 탔다"고 말했다.

대중교통마저 이용이 어려운 심야 시간대에는 지인·가족에게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택시 플랫폼에서 더 비싼 요금을 내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서울시 기본요금 4800원으로 인상, 심야 할증시간 확대 추진.. 효과 있을까?

심야시간대 귀가 택시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서울시는 기본요금 인상과 심야 할증시간 확대 추진에 나섰다.

지난 1일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힌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조정계획(안) 의견청취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택시 기본 요금을 현행 3800원에서 내년 4800원으로 1000원(26%)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기본거리도 현행 2km에서 1.6km로 400m 짧아지고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 기준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인 심야 할증 시간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로 2시간 늘어날 수 있다. 서울시는 또 심야 할증률을 현행 20%에서 20~40%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안이 적용될 경우, 심야 시간 택시 기본요금은 최대 5300원까지 인상된다.

서울시의 택시요금 인상안은 오는 5일 공청회에서 업계와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조정되고 다음달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다.
사진 설명, 2일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 택시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 택시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일부 택시 이용자들은 BBC 코리아에 "요금 인상폭이 지나치다"며 "요금이 인상되면 앞으로 택시 이용 빈도를 줄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이용자들은 "요금이 인상되는 만큼 택시 잡기가 쉬워지고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좋아진다면 요금 인상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경기도 하남으로 통근하는 회사원 박형준씨(30세)는 "택시 플랫폼 수수료 체계 개선으로 기사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거나 택시들의 승차 거부 개선 방안 등 근본적 문제 해결 방안 없는 요금 인상안은 소비자들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요금인상안이 구조적 문제 해결 노력 없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 '손님 골라잡기 극성, 요금부담 소비자에게 떠맡겨선 안돼'

택시 이용자들은 택시 기사들이 이용 거리가 많은 손님이나 이용객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만 손님을 태우는 소위 '골라잡기'를 하는 것도 이른바 '택시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박씨는 "한 택시 기사로부터 유동 인구가 많은 이태원-홍대-강남 삼각형 지대를 정해서 계속 왔다갔다하고 강북 지역으로는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실제로 미아사거리로 가는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강북 방향으로 올라가는 택시는 없고 반대편 강남 방향으로 내려가는 택시는 많았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경기도 등 수도권 다른 지역으로 하는 경우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성남이나 판교 같이 번화한 목적지로 가는 택시는 비교적 잡을 수 있는 편이지만 의정부나 남양주와 같이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가는 택시는 잡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씨는 "택시 요금 인상으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이용자들이 만족스럽게 계속 이용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요금인상안 자체는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요금 문제는 택시난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볼 때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택시 플랫폼 독점 구조나 택시 기사들의 승차거부, 돈이 되는 손님 골라 태우기 관행의 개선 없이 계속 소비자들에게만 부담을 전가하는 것으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