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도 가스도 오른다…치솟는 물가에 서민·취약계층 우려 커져

계량기 근처를 지나가는 여성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 수준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동시에 오른다. 글로벌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주요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특히 서민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지난 27일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5원 인상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을 구성하는 항목 중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에 따른 것으로, 3분기(7~9월) 전기요금에 적용된다.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부터 민수용(주택용,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1.11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다음 달부터 4인 가구(월 평균사용량 307kWh)를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1535원, 가스요금은 2220원을 더 내야 한다.

물가 영향 불가피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면서 14년 만에 5%대를 기록 중인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기요금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가중치는 15.5다. 전기요금을 1% 인상할 때 소비자물가가 0.0155%포인트 오른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수치상으로는 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지만, 공공요금의 경우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체감도가 높다고 설명한다.

또 공공요금 인상으로 높아진 생산 비용이 제품 가격으로 전가될 경우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 570곳 중 61%가 추후 물가 상승에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공공서비스 요금으로 전가되는 상황"이라며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 상승을 더 높이는 압력으로 작용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 수준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식품, 공공요금 가격이 오르면서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물가 상승으로 식품, 공공요금 가격이 오르면서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민·취약계층 우려 커진다

이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식품값이 크게 오른 상태에서 공공요금 가격까지 오르면서 서민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낮을수록 해당 항목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예를 들어 (주거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쪽방이나 고시원은 집이 아니라 방이라서 건물별, 층별로 계량한다"며 "(이들이) 인상된 요금 통지서를 직접 받진 않겠지만, 이 경우에도 건물 주인이 임대료를 전가할 요인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7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복지할인 대상 약 35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 할인 한도를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계층과 대가족, 3자녀 가구, 출산가구 등이 포함된다.

추가 인상 가능성은?

애초에 한전이 연료비 상승에 따른 적자를 면하기 위해 산정한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33.6원이었다. 분기 최대 인상폭 3원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33원 인상안을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한전이 약관을 개정해 이번 분기에 연간 최대 조정폭에 해당하는 5원을 한꺼번에 인상할 수 있도록 특별 조치를 취했다.

한전은 올해 국제 연료비 가격이 급등하면서 1분기에만 영업적자 약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약 5조8000억원이다. 한전은 전기요금을 kWh당 1원 올릴 경우 연간 5300억원 정도 추가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상이 적자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와 철도 등 다른 공공요금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인상만으로는 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다"면서도 "공공기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공공요금이 다 같이 오를 경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11년째 철도요금을 동결 중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코레일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87.3%, 총부채는 18조6608억원이다.

지난 2일 국토교통부는 '국토교통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연 후 "도로 통행료, 철도 요금 등 공공교통 요금은 정부 물가안정 기조를 고려해 당분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원가 인상요인이 요금 인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업계 지원방안도 병행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 요금, 우편 요금, 도로통행료 등 중앙정부가 동결할 수 있는 항목 이외에도 택시·시내버스 요금,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봉투값 등 지방자치단체 재량으로 인상할 수 있는 지방 공공요금도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4일 "상하수도 등 지방 공공요금을 하반기 동결을 원칙으로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