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임박'… 북미 협상, 올해도 물 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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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3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린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애초에 비핵화 의지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내가 북한 지도자와 만날 지는 그가 진실하고 진지한지에 달렸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부 전직 고위 관계자는 BBC에 "북한의 행동이 결국 바이든 정부는 물론 이전 트럼프 정부에도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완벽한 비핵화를 위해 원칙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과거 싱가포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트럼프 정부 관료들은 북한 비핵화 약속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고 지적했다.
특히 싱가포르 회담 결렬 직후 마이크 폼페오 당시 미 국무장관이 곧장 북한에 갔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주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막상 북한에 가보니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여실히 느꼈다고 폼페오 장관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또 "미국은 하노이 회담에서의 진지한 협상에 대비해 당시 핵 전문가들을 대동했지만 북측에서는 핵에 대해 전혀 모르는 노동당 간부들이 나왔다"며 "결국 영변 일부만 내주고 제재 완화를 얻으려는 전략이 드러나면서 협상이 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비핵화 준비가 안돼 있다는 미국 측의 판단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전직 고위 관계자는 "현 바이든 정부에 예전 오바마 정부 사람들이 대거 포진해 있고 이들은 북한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라며 "북한에 미련이 없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이러한 '쇼'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도 같은 날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의지는 거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 후보자는 25일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느냐'는 조태용 의원(국민의힘)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대통령과 안보실장이 했고, 그것을 국민들이 믿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동의했다.
북미 대화, 올해도 물 건너 가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 핵 실험 재개 움직임 속에 올해도 북미대화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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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탑다운', 즉 정상간 직접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을 인지한 이후 핵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재천 고려대 외교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이 국면을 활용해 사실상의 완전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강경책을 반대하는 현 상황 자체가 북한에게는 핵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라는 것.
임 교수는 "올해는 이러한 대립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북한 핵 능력이 어느 정도 강화된 만큼 외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기는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러로 인해 '채찍'을 휘두르기도 쉽지 않고 '당근'을 주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미국의 비핵화 정책도 사실상 와해되는 만큼 이는 상당한 딜레마"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당시 북한이 ICBM을 또다시 발사할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선다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이후 미국 주도의 안보리 제재가 추진됐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미국이 오바마 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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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계속 도발하고 추가 핵실험까지 단행한다고 해도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대북정책에서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만들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의 변화 조짐은 전혀 없고 북한이 요구하는 선제조건을 미국이 들어줄 의향도 지금으로써는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만, 미국이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쿼드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북한도 한미정상회담을 피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양국이 파국이 아니라, 상황을 관리하고 싶어하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직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협상에 응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카드'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미국의 계속된 제안에도 응하지 않는 것을 보면 더 큰 것을 바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재 완화 쪽으로 확실한 물꼬를 트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미국도 이러한 북한의 의도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당분간 현재의 북미 간 대립 상태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