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양절 맞아 대규모 불꽃놀이 예고… ‘핵 실험은 이후에 할듯’

태양절 하루 전인 14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김일성 주석 110주년을 즐기는 북한 시민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태양절 하루 전인 14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김일성 주석 110주년을 즐기는 북한 시민들

북한이 15일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이날 밤 김일성 광장에서 경축 대규모 공연과 불꽃놀이를 예고했다. 다만 당초 예상됐던 열병식과 대규모 군중 행사 계획은 언급되지 않았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후 7시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태양절 경축 청년 학생들의 야회와 김일성 탄생 110주년 경축 대공연 '영원한 태양의 노래'가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공연이 끝난 다음에 대동강변에서는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을 경축하는 불꽃놀이 발사도 진행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또 평양뿐만 아니라 각 도에서도 야회를 진행하고 오후 8시부터 불꽃놀이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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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AFP

하루 전부터 축제 분위기

북한은 태양절을 맞아 하루 전인 14일부터 조명 축전과 경축 무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빛의 조화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흥성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일성 생일 110주년 기념우표도 발행됐다.

노동신문은 국가우표발행국이 개별우표 1종, 소형전지 1종, 묶음전지 1종으로 된 태양절 110돌 경축 우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군 장성 진급 인사도 단행됐다.

신문은 리영길 국방상에게 '차수' 칭호가 수여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차수'는 최고 계급인 '원수'의 다음이다. 앞서 북한은 100명 가까운 장성 인사를 14일 발표했다.

지난 1992년 김일성 탄생일 80주년 기념 행사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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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절'이란?

태양절은 김일성이 태어난 4월 15일로 북한에 있어서는 건국신화가 시작되는 가장 중요한 날이다.

원래 4.15절로 불리다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한 뒤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3년 상을 치르면서 1997년 그의 생일을 '태양절'로 격상시켰다.

당시 김정일은 "수령님의 존함은 곧 태양이다. 그런고로 4.15절을 태양절로 명명한다"고 설명했다.

한기호 아주대학교 아주통일연구소 교수는 "태양절은 북한 최대 명절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대내적인 위기 상황이나 내부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효과적인 계기로 많이 활용을 해왔다"며 "특히 북한은 5년, 10년 주기의 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가 110주년 행사인 만큼 과거 태양절보다는 훨씬 성대한 행사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김정은이 15일 저녁 예정된 불꽃놀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을 언급했다.

2018년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9·9절 기념 열병식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2018년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9·9절 기념 열병식

핵 선전 빠진 태양절?

김일성 생일 110주년 태양절에 당초 예상됐던 열병식과 핵 실험, 미사일 발사 등의 소식이 들리지 않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은 2020년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비롯해 지난해 1월 노동당 8차 대회 등 과거 기념일에 열병식을 통해 북한이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무기들을 과시해 왔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7차 핵 실험 또는 신형 ICBM 시험 발사를 굳이 4월 15일에 맞춰 열병식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시험을 위한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 센터장은 그 배경으로 "지난 3월 북한이 시험 발사한 ICBM에 대해 북한은 화성 17형이라고 주장한 반면, 한미 당국은 그보다 구형인 화성 15형으로 평가했다"면서 "북한이 그 이후로 기술을 보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북한이 "전술 핵탄두 실험을 위해서 반드시 핵실험을 할 것"이라면서 "김일성의 유격대 창건 90주년을 맞는 4월 25일에 핵 실험 또는 신형 무기를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한기호 교수도 "올해 북한에 주요 행사들이 아직 줄줄이 예정돼 있다"면서 "신 정부 출범 이후 8월에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맞불을 놓는 식으로 북한에서 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사진 출처, U.S. Na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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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예의주시"

미국 국무부는 태양절을 맞아 북한의 핵 실험 혹은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과거 휴일이나 기념일을 도발에 이용해 왔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미국은 그 같은 가능성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국무부는 성 김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방한을 공식 발표했다.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한국과 정례적인 협의의 일환으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을 포함해 한반도 상황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는 18일부터 닷새간 한국에 머물며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다른 고위 당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현 정부 인사는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 차기 정부 인사들을 만나며 새 정부와도 대북 대응 방향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전날 미국 10만 톤급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올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회동했다. 양측은 연합대비태세와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링컨호를 필두로 한 미국의 항모전단은 지난 12일 동해 공해상에 도착했다. 미 항모의 동해 진입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5개월 만으로, 태양절 등의 계기로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경고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