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사전훈련 시작… 미국 핵 항공모함 전개

상반기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은 12~15일, 본훈련은 18~28일까지 실시된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상반기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은 12~15일, 본훈련은 18~28일까지 실시된다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훈련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이 12일 시작됐다. 여기에 미국의 공군 전투력을 앞세운 핵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오는 15일까지 실시되는 CMST는 전쟁 발발 전의 돌발 사태를 적절히 관리해 위기 발생 이전 상태로 돌려놓는 방안을 검토하는 훈련이다. 사전훈련이 끝나면 18~28일에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이 실시된다.

한국 군 당국은 연합훈련 기간 주한미군과 함께 대북 감시 및 대비태세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통상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은 3월 중에 실시되지만 올해는 제20대 대통령선거 일정과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한 달가량 늦춰졌다.

특히 올해는 북한의 연이은 무력 도발로 야외 실기동훈련(RTX)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상반기 훈련은 기존과 같이 축소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CPX)로만 진행될 전망이다.

한미연합훈련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실기동훈련 없이 축소된 상태로 진행돼 왔다.

향후 하반기 훈련에서는 RTX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종섭 예비역 중장은 11일 "훈련은 군의 기본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이 기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연합훈련 복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핵 항공모함' 한반도 접근

한편 미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험 링컨'호(CVN-72∙10만톤급)가 12일 현재 동해 공해상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링컨호가 동해상에 있다고 표시돼 있다

사진 출처, USNI News Graphic

사진 설명, 링컨호가 동해상에 있다고 표시돼 있다

미 해군연구소(USNI)는 'USNI News'를 통해 링컨호가 일본해(동해)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울산 동쪽 동해 공해상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항공모함의 동해 진입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앞서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의 시험발사가 잇따르던 2017년 11월 로널드 레이건호(CVN-76)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 니미츠호(CVN-68) 등 3척이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링컨호의 길이는 332.85m, 비행 갑판과 선체 폭은 각각 78.4m, 40.84m이며, 높이는 62.97m, 비행 갑판의 면적은 약 5000평에 이른다.

특히 F-35C와 F/A-18 슈퍼호넷 등 80여 대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으며, 핵 추진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의 전단을 거느리고 있다.

링컨호를 비롯한 항모강습단은 동해 공해상에 5일가량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한국 해군과 미 항모강습단 간 연합훈련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태양절' 앞두고 북한 반발 예상

미국 핵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는 오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110주년과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등을 계기로 북한의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경고 차원으로 해석된다.

핵 항공모함은 특히 실제 웬만한 나라의 공군력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바다 위의 전투기지'로 불린다.

때문에 미국 항공모함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북한은 강하게 반발해왔다.

링컨호의 모습. 미국 핵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는 4년 5개월만이다

사진 출처, HUM Images

사진 설명, 링컨호의 모습. 미국 핵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는 4년 5개월만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좀 더 선제적인 억지력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 기준의 레드라인을 넘는 군사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인 '조율된 실용적인 접근법'이 관철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북한 문제 관리를 위해 미국이 과거의 억지력 및 제재 강화 쪽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때마침 한국에서도 윤석열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같은 강경 기조가 실질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으로 도발 수위를 올려놓은 뒤 대응할 경우 오바마 정부 당시 실패한 '전략적 인내 2'로 갈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태양절에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에도 부담일 것"이라며 "아무리 미중 경쟁구도가 치열해도 핵실험을 한 북한을 두둔하는 것은 국제사회 내 중국의 위신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제 갈 길을 가려고 한다는 점이 문제"라며 "그럴 경우 억지력 강화를 통해 북한을 관리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100% 성공한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강한 반발을 예상했다.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 1순위'로 꼽을 만큼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이 시작된 데다 공군 전투력을 앞세운 핵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형욱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 추진 항공모함의 등장은 북한에게 늘 큰 위협이었다"며 "북한 입장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한미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 기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민군 장교 출신의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북한에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공화국 체제를 위협하고 수뇌부를 타격하기 위한 침략훈련이라고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합훈련을 하고 핵 항공모함이 들어오면 북한은 오히려 늘 적극적으로 세게 반응해 왔다"며 "지금까지 이러한 전략이 효과적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