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서해 피격공무원∙KAL기 납치 피해자 유족, '차기 대통령'에 호소

북한군 피격으로 서해상에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유가족과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 1월 1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진상 규명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를 반환 및 청와대 정보공개 승소판결에 관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북한군 피격으로 서해상에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유가족과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 1월 1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진상 규명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를 반환 및 청와대 정보공개 승소판결에 관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와 대한항공 항공기(KAL기) 납치 사건 피해자의 아들 황인철 씨가 차기 대통령에게 국민 보호에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두 사람은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납북된 국민이 돌아올 수 있도록, 다시는 국민이 북한에 의해 사살되고 불태워지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무를 다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전했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공동성명의 골자는 무엇인가?

-이래진 (서해 피격 공무원 형): "북한의 만행과 무자비함을 규탄하는 내용이다. KAL기 납치도 그렇고 제 동생도 북한의 끔찍한 만행으로 살해됐기 때문에 공공의 적은 북한이다. 북에 대한 강력한 응징 그리고 인권 침해 사실을 규탄해야 한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각성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현 정부는 이 사건들에 대해 무대응, 무책임, 무능으로 일관하고 있다. 차기 정부는 좀 더 발전적이고 진보적인 노력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

-황인철 (KAL기 납치 피해자 아들): "아버지의 송환을 위해 지난 20년 간 노력해왔지만 소수의 목소리라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의해 차별을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이 납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방도가 없다'는 것이 현 정부의 입장이다. 또 대놓고 '50년도 더 지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납치 당한 내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우리는 한국에서조차 보이지 않는 벽과 싸우고 있다. 사건은 다르지만 북한으로부터 받는 그 고통에 공감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평화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자기들 편의에 맞춰 평화통일을 언급하고 이벤트성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면서 개탄할 수밖에 없었다."

황인철 씨는 두 살 때 북한에 납북된 아버지를 찾기 위한 캠페인을 20년 동안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KAL기납치피해가족회

사진 설명, 황인철 씨는 두 살 때 북한에 납북된 아버지를 찾기 위한 캠페인을 20년 동안 벌이고 있다

두 분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

-이래진: "가해자가 북한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만큼 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힘을 합치는 것이 좀 더 시너지가 있지 않겠나 생각했다. 또 최근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한을 계기로 만나게 됐고 서로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공동성명을 추진하게 됐다."

-황인철: "이씨를 만나보니 북한에 의한 피해자에 대해 국가가 마치 관여하지 않아도 되고 그래서 월북 프레임을 씌우는 모습이 같은 고통으로 다가왔다. 현 정부는 법치주의 정신에 따라 사건 해결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관계를 전혀 증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사건은 다르지만 피해의 고통은 같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3.1절에 북한이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인권'을 지적하는 '촌극'을 보면서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

앞서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일 토마스 오헤어 킨타나 보고관의 방한을 언급하며 "인권불모지에서 울려 나오는 인권타령'이자 "동족을 헐뜯어 추악한 몰골을 덮어보려는 불순한 기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공화국의 발전상과 우리 인민의 행복 넘친 모습을 온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라며 "인권 문제를 논하려면 남조선부터 들여다봐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달 15~23일 한국을 찾아 북한인권단체와 접경지역 주민들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군 피격으로 서해상에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부인과 친형 이래진 씨는 지난 1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20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고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북한군 피격으로 서해상에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부인과 친형 이래진 씨는 지난 1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20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고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각 사건의 현재 진행 상황은?

-이래진: "정보 공개와 관련해 일부 승소가 났지만 현 정부는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개해도 별 문제가 없고 군사기밀이나 국가 안보 관련해서도 침해 사항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개를 안하고 있다. 모든 정황과 정보들을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 30년 동안 묻어버리겠다는 속셈이다. 이는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다."

"동생의 사망은 살인사건이다. 살인의 주체는 첫째는 북한이고 두 번째는 대한민국 정부인데 정부마저도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황인철: "지난 2020년 2월 13일, 5월 5일에 유엔 산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이 KAL기 납치 피해자 11명의 송환을 요구했고 자위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 역시 아버지의 석방을 북측에 요청했다. 그러면 당연히 한국 정부도 북한에 피해자 송환을 요구해야 하지만 2년이 지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 되는 방향으로 끌고 가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1969년 납북된 황원씨(당시 32세/MBC 피디)는 아직까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 출처, KAL납치피해가족회

사진 설명, 1969년 납북된 황원씨(당시 32세/MBC 피디)는 아직까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래진: "현 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노출시키지 않고 도피 수단으로만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 이 자체도 범죄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또 동생의 억울한 죽음, 공무원의 명예를 더럽혔기 때문에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 차기 정부가 이를 명쾌하게 해결해주길 바란다."

-황인철: "국민을 위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납치된 국민들을 구출하는 대통령이 되어달라. 또 쓸데없는 촌극, 광대극으로 평화통일을 이야기하지 말고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성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청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