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서해피격 공무원 사건 관련 정보공개 결정에 항소

사진 출처, 뉴스1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지난해 9월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에 대한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항소했다.
안보실은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에 항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항소 이유에 대해서는 '추후에 제출하겠다'며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양경찰청 역시 항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법원은 지난달 12일 피살 공무원 유족이 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 해양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청와대가 정보공개를 거부한 안보실 정보 중 '북측의 실종자 해상 발견 경위'와 '군사분계선 인근 해상(연평도)에서 일어난 실종사건' 관련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해경이 공개하지 않은 수사 정보에 대해서도 어업지도선 직원 진술조서, 해경이 작성한 초동수사 자료 등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공개하도록 했다.
반면 북한군 감청녹음 파일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에 대해서는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각하를 결정했다.
지난해 9월 북측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어업지도활동을 하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씨는 남측 해역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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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뭘 감추려는지 궁금하다'
사망한 이씨의 형 이래진 씨는 BBC 코리아에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를 알고 싶어서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것인데 굳이 항소를 하면서까지 무엇을 덮으려고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나 합참에서 청와대에 누가, 뭐라고 보고를 했는지 또 수신한 사람이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지 여부 그리고 보고를 했다면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공개하라는 결정은 항소해야 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래진 씨는 "이 사건은 단순 해상 실종 사건인데, 해상 경계작전에 실패한 정부가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 씌운 것"이라면서 "청와대가 이렇게 나오는 것은 그들이 감추려는 정보에 유족이나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 국가 소송에서 정부가 패소할 경우 항소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는데 청와대가 항소를 했다"며 "이게 레임덕인지, 항명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게다가 그 잘못을 국민에게 뒤집어 씌우면서 종전선언과 평화통일을 이야기하는 행태는 반인권 행위"라며 "이제라도 문 대통령이 사건의 진상을 명백히 밝혀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지난해 10월 8일 이씨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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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인권 침해'
이와 관련해 비영리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이영환 대표는 "피해자가 정부를 상대로 진실을 알려달라는 것은 너무나 정당한 주장"이라며 "결국 진실을 감추려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진실화해위원회를 설립하면서까지 진실규명에 대한 정권의 정당성을 세우려 하면서 해당 사건을 미제사건으로 남겨두려는 행태 그리고 정부가 알고 있는 바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거부함으로써 명백한 인권침해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영환 대표는 "이는 은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청와대 어느 선에서 '월북'이라는 언지 또는 지시를 했는지, 암묵적으로 묵인했는지 등 결정권자와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앞서 지난 10월 14일 정보공개청구 재판부에 제출한 소송 의견서에서 "대통령 기록물은 국가안전보장, 국민경제 등 여러 측면에서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향후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될 예정인 정보도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기록물 지정이 예정됐다는 이유로 관련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될 경우 비공개 자료로 분류돼 최장 15년간 자료 제출에 응할 의무가 없다.
이에 대해 이래진 씨는 "필요할 때는 알 권리를 운운하면서 정작 공개해야 할 내용에 대해선 문을 닫아버리는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과연 민주주의 정부로서 타당성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영환 대표는 "대통령 기록물은 정권이 끝날 때 분류해 지정할 수 있는데 현 정부가 이상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향후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