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 '현 정부, 은폐 급급... 다음 정부에 관계자 처벌 요구'

사진 출처, 뉴스1
지난해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족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정보 공개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2일 피살 공무원 이모씨의 형 이래진 씨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해양경찰청 등을 상대로 '피격 사건 당시 정보를 공개하라'며 낸 소송(1심)에서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국가안보실은 공개 청구 대상 정보 중 일부분을 제외한 채 공개하고 해양경찰청은 개인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라고 결정한 것.
다만 국방부의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 파일' 등에 대해서는 군사기밀 등의 이유로 비공개를 유지키로 했다.
다음은 이래진 씨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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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은?
A. 상당히 불만족스럽다. 가장 중요한 자료가 비공개 됐기 때문이다. 그 자료는 국방부와 정부의 주장대로 동생의 월북 정당성이나 입증을 위해서라도 공개하는 것이 맞다.
Q. 국방부 비공개 자료 내용은?
A. 동생의 시신을 불태웠다는 동영상과 북한 통신병끼리 주고 받은 통신내용 감청 자료다. 이 부분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국방부가 거절했다.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가 안보, 기밀 등을 핑계로 사건을 덮으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Q. 공개되는 자료는?
A. 청와대에서 누가 수신을 했고 또 누가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에 지시를 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다. 해경의 경우는 초동 수사에서 같이 근무했던 승조원들의 진술 및 증언 부분이다. 열람이 결정됐으니 어디까지 공개를 할 지 지켜볼 예정이다.
Q. 소송 목적은?
A. 한국 정부가 있을 수 없는 일을 자행했다. 지금까지 동생의 월북에 대한 그 어떤 정황이나 증거도 없다. 선원들 진술도 그렇고 동생 신분증도 그대로 있다. 또한 초기에 국방부나 해경에서도 '실종'이라고 보고가 됐고 또 그렇게 처리를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진실이다.
Q. 북한이 사과를 했는데?
A. 그렇다. 사건 발생 3일 후에 김정은이 전통문을 통해 일부 사과를 했다. 또 동생이 월북자가 아니라고 언급도 했다. 하지만 북한에 가서 내 눈으로 사고 현장을 보고 북한 당국자의 증언을 듣고 싶다. 통일부에 그렇게 요청을 해둔 상태다. 아직 연락은 없다.
Q. 한국 정부에 바라는 것은?
A. 이건 범죄다. 북한도 사과를 했는데 한국 정부는 뭘 하나?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처벌은 차기 정부로 넘길 생각이다. 현 정부는 어떻게든 이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하기 때문에 아무리 요청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동생의 명예회복, 진상규명 그리고 진실이다. 더 이상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국방부 자료 공개에 대한 항소를 할 생각이다. 조금 전에도 변호사와 관련 논의를 했다. 이번 주에 결정이 날 것이다. 해경이나 국가안보실도 항소를 할 수도 있다. 얼마 전에 대통령이 모든 사항에 대해 패소를 하면 항소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어떻게 될 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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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씨는 지난해 9월 22일 서해 최북단 해상에서 어업 지도 활동 중 실종된 뒤 북한군에 피살됐다.
당시 국방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했으며 북한이 총격을 가한 뒤 시신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북한군 감청 자료에 월북을 의미하는 단어가 있었다"며 "북한군이 이씨의 시신을 소각하는 불빛이 관측된 영상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해당 자료들에 대한 공개를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거절해왔다.
한편 국제법상 이번 사건이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입국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인권을 침해하고 있을 경우 인권위원회에 정부를 상대로 일종의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심상민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개인이 제기한 문제를 놓고 유엔 인권위원회가 해당 정부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후 권고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개인으로부터 인권 침해에 관한 이의 제기를 당한 정부는 인권 보호에 소홀했다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며 따라서 "인권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차원에서 국가를 상대로 한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사건이 아직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면이 있지만 어쨌든 한국 정부가 북한군 통신을 계속 감청하고 있었으면서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만큼 국민 생명권 보호에 관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위반을 이유로 인권위원회 제소가 가능하다"이라고 심 교수는 지적했다.
앞서 이래진 씨는 BBC 코리아에 "국제사회가 한국과 북한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며 "더 이상 이런 못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더 주도 면밀하게 살펴봐줄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