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러시아는 침공 구실을 찾고 있다'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한 유치원 내부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한 유치원 내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명분을 조작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며칠 안에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즉각 시작될 수 있으나, 외교적 해결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안보 측근 또한 러시아가 침공을 정당화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언급했다.

러시아는 이러한 주장이 '근거 없다'며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서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서방 강대국들은 러시아의 주장을 강력하게 의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가짜 깃발 작전'을 꾸미고 있다는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즉각 시작될 수 있으나, 외교적 해결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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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즉각 시작될 수 있으나, 외교적 해결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가짜 깃발 작전'은 국가가 타국에 대한 자신들의 보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공격을 조작하는 위장 작전이다. 미국은 몇 주 동안 이 작전이 러시아의 계획 중 일부라고 말해왔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가 이러한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연설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공격의 구실로 무엇을 삼을진 명확하지 않지만 "러시아 내에 폭탄테러를 조작하거나, 집단 학살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꾸며내거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드론 공격을 꾸며내거나, 심지어 허위 또는 실제 화학무기 공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런 상황을 꾸며낸 뒤에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러시아가 비상 회의를 "극적으로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 사이버 공격 개시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노린 미사일과 폭탄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런 주장에 대해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블링컨 장관도 추후 자신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하지만 분명히 해 두겠다.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서가 아닌, 전쟁을 막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서방국들도 미국의 우려에 동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무장 공격의 구실이 될 사건"을 경고했으며,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가 '가짜 깃발 작전'을 계획 중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 설명,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지금이 위기의 순간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렇듯 수년간의 휴전이 깨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양측은 이날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서로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 스타니챠-루간스카 지역의 유치원을 공격해 벽을 부수고 원생들의 음악실로 들어갔다고 비난했다. 3명이 다쳤으나, 부상자 모두 성인이었다.

반면 러시아를 등에 업은 분리주의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자신들의 지역을 폭격했으며 분쟁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대에서의 러시아 병력 증강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러시아군 배치 상황

러시아는 군사 훈련이 종료됨에 따라 접경지에 배치한 일부 병력을 원래 부대로 복귀시킨다고 밝히면서 탱크를 열차에 싣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증거로 공개했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는 러시아 병력 수천이 추가로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에 도착하고 있으며, 그 어떤 대규모의 철수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첩보뿐 아니라 광범위한 위성 사진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위성 데이터 서비스기업인 맥사테크놀로지스가 이번주 촬영한 사진을 보면 우크라이나의 삼면이 여전히 포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성 사진들이 침공이 임박했다는 주장을 확실히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의 이러한 모든 의심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는 17일(현지시간) 외교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행동 가능성을 내보이며 압박하는 미국의 협상 제안에 공식 답변을 내놨다.

러시아는 양측의 미사일 기지 검증에 관한 논의는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NATO의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주요 안보 우려를 미국이 해소해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군사 동맹인 NATO에 합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현재 진행중인 위기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과 NATO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에 대한 대응으로 "군사적, 기술적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내비쳤다. 그러나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러시아는 같은 날 러시아 주재 미국 부대사를 추방했다. 미국은 추방의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반발하며 외교적 긴장 강화라고 묘사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서 드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외교적수단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쿨레바 장관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순 없지만, 현재 우리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도 매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