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제사회 무관심 틈타' 6번째 무력시위

27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7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북한이 27일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순항미사일 발사 이틀 만으로, 올해 들어 벌써 6번째 무력시위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8시 5분경 북한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약 190㎞, 고도는 20㎞가량으로 탐지됐으며, 최고 속도와 비행 궤적 등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사는 북한이 '핵,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움)' 철회를 시사한 이후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기로 했던 조치(모라토리엄)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제사회 무관심 틈타 발사

북한은 올해 들어 한 달 동안 6차례에 거쳐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월 5일과 11일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연달아 시험발사했다. 이후 14일과 17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5일에는 순항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처럼 북한이 한 달에 여섯 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전문가들은 대북 공조가 흐트러진 국제사회 환경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한국은 다가오는 대선에,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 문제를 뒤로 미루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 집중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흐트러진 틈을 타 북한이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기호 아주대학교 아주통일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 바이든 정부의 외교적 수세 상황을 이용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상황을 둘러싼 미-러간 일촉즉발의 상황을 우산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코로나19 이미지 쇄신을 위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올림픽 현장 시찰에서 '만무일실'을 강조하며 만전을 기하는 상황이다. 한 교수는 "중국이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감행과 같은 상황에 연루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앞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는커녕 비난 성명에도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포위망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

한 교수는 다만 "중국이 자국의 국제적 행사 기간에 주변국이 무력 행보를 역 이용할 계제를 우려해 속도 조절을 요청한다면, 북한이 이를 고려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발사 이어질 듯"

전문가들은 지난달 5일 북한의 첫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를 예측왔다. 지난해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제기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일정에 따른 자체 국방력 강화의 일환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북한이 첫 미사일 시험발사를 시행했을 당시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사일을 수정 보완해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북한이 추가로 시험 발사를 할 것"이라며 올해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서너 차례 더 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올해 김정일의 80회 생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이 각각 2월과 4월에 있는데 북한은 이 같은 중요한 정치적 행사를 기념할 때 미사일 발사를 축포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 발사를 예상해왔다.

한편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독자 대북제재를 가하는 미국에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한기호 교수는 "북한 외무성과 대외선전매체 보도경향을 보면, (이번 발사는) 최근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철회 검토를 시사한 것의 후속 조치 차원"이라며 "남한 정부의 모종의 대화제스처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3월 한미 군사연합훈련과 4월 김일성 생일 110주년, 한국 대선 전후까지 자위력 강화 명분의 군사적 행보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