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축구팬들이 명문클럽이 만든 '팬 토큰'에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다

사진 출처, Socios
- 기자, 조 타이디, 에드윈 레인
- 기자, BBC News
축구팀이 만든 블록체인 방식의 '팬 토큰'이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BBC가 의뢰한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팬 토큰 규모는 약 3억5000만(4150억원)달러에 달한다.
가상 화폐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도 누릴 수 있는 특전을 제공하는 팬 토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전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경기장에서 연주될 노래에 대한 투표권을 제공하는 식이다. 아울러 팬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축구팀별 암호 화폐
지금까지 유럽 5대 메이저 리그 중 팬 토큰을 출시했거나 출시를 검토중인 팀은 24개다. 여기에는 프리미어리그 구단 8곳도 포함됐다.
각 팀의 팬 토큰은 대부분 암호 화폐와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가상 화폐로 사고 팔 수 있고,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치가 오르내린다.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일부 팀들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로 알려진 디지털 소장품도 판매한다.
팬 토큰을 제공하는 팀 대부분은 가상 화폐의 출시와 후속 거래를 주관하는 기업 '소시오스'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바이낸스와 비트시 같은 다른 플랫폼들도 축구팀 팬 토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소시오스는 자사 앱을 통해 2억7000만~3억 달러 상당의 코인을 판매했다고 BBC에 밝혔다. 하지만 이 중 얼마가 축구팀의 몫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팬 토큰을 구매하려면 우선 현금을 이 회사의 자체 암호화폐인 "칠리즈"로 전환해야 한다.
암호 화폐 분석업체인 '프로토스'의 조사에 따르면, 팬 토큰 구매자 중 많은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토큰을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 토큰은 출시 이후 가치가 하락했다.
BBC는 모든 프리미어 리그 팀과 몇 개의 주요 유럽 팀에게 이러한 트랜드와 관련된 계획과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오직 한 팀만이 입장을 밝혔다.
브라이튼의 대변인은 "우리는 팬 토큰을 판매하지 않았고 이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암호 화폐는 블록체인으로 알려진 공개 장부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프로토스는 이를 이용해 다음과 같은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 라치오, 맨체스터 시티, 포르투, 산토스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것은 1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라치오 팬 토큰이었다.
-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은 출시 이후 70% 하락한 맨체스터 시티와 라치오의 토큰이었다.
- 인터밀란과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의 토큰은 지난 1년간 비트코인보다 더 큰 폭의 가치 상승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카넬리스 프로토스 뉴스 담당 국장은 "이런 유형의 팬 참여 상품에 대해 시장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현재 팬 토큰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팬 토큰과 같은 작은 암호 화폐는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이 소수이기에, 매우 불안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투기꾼들은 이것을 알고 있죠. 팬 토큰 시장에서 벌어지는 거래의 상당수는 순전히 단기적인 이익을 좇는 투기꾼들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 구매자
현재 시스템에 대해 제기되는 또다른 비판도 있다. 축구팀이 팬에게 토큰을 팔기보다는 자체적으로 토큰 대다수를 보유해 시장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Socios
매출 기준 상위 13개 팀이 보유한 토큰의 가치는 19억 달러를 넘어선다. 반면 개인 구매자가 보유한 분량은 현재 3억7600만 달러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축구 팀은 팬 토큰 공급량의 80%를 통제한다.
카넬리스는 "클럽들 스스로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팔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번에 너무 많이 팔면, 가격이 폭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라치오, FC 포르투, 산토스 FC,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팬 토큰 판매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축구 서포터즈
착취를 우려하는 팬들도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서포터즈 회장인 수 왓슨은 BBC의 '테크 텐트 팟캐스트'에 나와 "암호 화폐 시장에 대한 나의 지식은 미약한 수준"이라며 "나는 암호 화폐 시장의 트레이더가 아닌 평범한 축구 서포터들의 대표"라고 말했다.
"(팬 토큰은) 규제도 받지 않고, 안전하지도 않아요. 저는 클럽들이 서포터들을 위해 어떤 보호 장치를 마련했는지 의문입니다."
소시오스 앱은 다른 암호 화폐 거래 플랫폼처럼 축구 팀 팬 토큰 정보를 제공한다. 가격 변동도 표시되며, 매수 및 매도 버튼도 있다.
하지만 소시오스의 맥스 라비노비치는 이 시스템의 목적은 토큰을 거래하는 게 아니라 토큰을 보유하고 있는 팬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미 있는 특전
그는 팬들에게는 토큰 거래로 인한 "5달러, 10달러"보다, "디지털샵에서 상시 5% 할인, 입장권 당첨 가능성"과 같은 제안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라비노비치는 "거래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단에 대한 충성도 포인트를 모으고 싶거나 팀에 투표하고 싶다면 언제든 토큰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구입하고 보유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축구팀들은 "선수들이 퇴장할 때 경기장에서 어떤 곡을 연주해야 하는가"에 대한 투표권 같은 사소한 것보다 더 의미 있는 특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
축구팀들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NFT 를 통한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 레인저스, 유벤투스는 모두 공식 NFT를 발행했다. 소유권 코드가 내장된 독특한 디지털 이미지와 비디오중 일부는 수만 달러짜리도 있다.

사진 출처, MakersPlace
백만장자인 NFT 수집가 마이크 부시스는 4만 달러를 투자해 이 중 5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부시스는 "맨시티의 NFT가 출시된다고 들었을 때, 나는 그것을 꼭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의 속도와 활력에 매료돼 항상 맨시티를 응원해왔다"며 "맨시티가 발행한 NFT를 사서 보유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는 맨시티의 NFT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 것이고 원하는 곳에 전시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예술 작품이죠."
전미 농구 협회(NBA)는 NFT를 판매한 최초의 스포츠 단체다. NBA는 농구 경기 영상을 NFT로 제공했다.
그러나 프로토스의 연구에 따르면, 한때 뜨거웠던 NFT의 가치는 2021년 초 이래 90%까지 하락했다.

사진 출처, NurPhoto
소레어와 같은 회사들은 수집도 하고 게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축구 선수 카드를 NFT로 제공하고 있다.
프로토스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4월 출시 점차 알려지며 팬들로부터 1억4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판매 가격은 1년 내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축구 전문 기자 마틴 캘러딘은 팬들이 NFT와 팬 토큰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돈 벌기'
그는 "암호 화폐의 중요한 점은 규제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품은 축구계에서 법적 관리를 받지 않는 유일한 제품입니다. 이것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팬 토큰이나 NFT를 사지 마세요. 어떤 사람들은 많은 돈을 벌기도 하겠죠. 하지만 분명 돈을 버는 사람들은 평범한 축구팬은 아닐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