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핼러윈, 우린... 깐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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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choi

    • 기자, 나리 킴
    • 기자, BBC 코리아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까지 겹쳐지면서 유통과 호텔, 식품 등 각종 업계에 '오징어 게임' 특수가 불고 있다.

미국의 대표 축제인 핼러윈이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에서도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핼러윈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핼러윈은 마녀나 유령, 좀비 또는 역사 속 유명 인물 등으로 분장을 하고 즐기는 날이다. 유치원 등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위해 핼러윈 파티를 여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핼러윈 분장 대상 1위로 '오징어 게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들은 발 빠르게 관련 상품을 쏟아내고 있고, 호텔업계와 주류업계에서도 오징어 게임을 테마로 한 각종 핼러윈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준비해 손님 유치에 나서고 있다.

서울 용산의 칵테일바 '바티크'는 핼러윈을 맞아 일주일 간 '오징어 게임'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 출처, 최성원

사진 설명, 서울 용산의 칵테일바 '바티크'는 핼러윈을 맞아 일주일 간 '오징어 게임' 이벤트를 진행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멈칫.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긴장감 있는 멜로디에 몸이 자동으로 반응한다.

핼러윈을 맞아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 칵테일 바는 일주일 동안 작은 '오징어 게임장'으로 변신했다. 2층에 있는 입구까지 올라가는 동안 울려 퍼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손님들에게 '오징어 게임장'의 안내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저희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매장 안에 들어서면 녹색 체육복과 가면을 쓴 붉은 의상의 직원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빨간 딱지와 파란 딱지를 컵 받침으로 삼아 음료를 제공한다.

바티크 헤드 바텐더 최성원 씨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지난달부터 이미 핼러윈 테마를 '오징어 게임'으로 기획해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렇게 일찍이 서둘렀지만 당시 오징어 게임 관련 소품들은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에서 많이 팔고 있지만, 처음 구매하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소품들이 없어서 해외 배송을 이용했어요. 3주 걸려서 배송받았어요."

핼러윈을 맞아 이번 주부터 시작된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최성원 바텐더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달고나 뽑기'를 준비했다. 참여해서 성공하면 달콤한 칵테일을, 실패하면 '죽음의 독주'가 제공되는데, 인기 폭발이다.

"금요일은 예약 자리가 조금 남았고, 토요일은 예약이 다 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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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choi

최 바텐더는 '오징어 게임'이 올해 핼러윈을 장악했음을 실감하고 있다.

"다른 핼러윈 때랑 많이 다르긴 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호박, 이런 것만 꾸며 놨었는데 올해는 '오징어 게임'이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저희가 꾸며 놓은 인테리어를 구경만 하러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최성원 바티크 헤드 바텐더가 만든 딱지들은 음료 받침으로 제공된다

사진 출처, 최성원

사진 설명, 최성원 바티크 헤드 바텐더가 만든 딱지들은 음료 받침으로 제공된다

오징어 게임 "핼러윈, 우린... 깐부잖아"

올해 핼러윈은 '오징어 게임'이 장악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커머스 전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이템 스카우트'에 따르면 네이버, 쿠팡, 11번가 등 국내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되는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 수는 9월 넷째 주와 10월 둘째 주 사이 3주 만에 33배 급증했다. 올해 핼러윈 코스튬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복장은 오징어 게임의 체육복이다.

네이버 쇼핑이 인기도와 적합도, 신뢰도 등을 반영해 점수화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상품도 오징어 게임 핼러윈 의상이다. '핼러윈 가면'도 진행요원 가면이 1위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 10개 상품 중 70%가 오징어 게임 관련 제품이다.

야구팬들이 25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복장을 하고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야구팬들이 25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복장을 하고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미국에서도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들이 아마존닷컴을 통해 핼러윈 코스튬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아마존에는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이 입었던 001번 초록색 체육복이 40달러 안팎에, 프런트맨의 마스크가 25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고, 진행요원들의 붉은 의상,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술래 인형'을 본 딴 마스크도 판매 중이다.

의상뿐 만이 아니다.

온라인 마켓 G마켓과 옥션에서는 오징어 게임 드라마 방영 이후 전달 동기 대비 달고나 343%, 351%, 구슬치기 115%, 6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오징어' 관련 라면 종류 매출이 전달보다 23% 증가했고 오징어 과자 종류 매출 또한 56% 늘었다.

식품업체들은 핼러윈을 맞아 '오징어 게임 X 핼러윈'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고, 편의점 오징어 관련 식품 판매도 20% 이상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 인기로 인해 이를 활용한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관련 업체의 세계 진출 기대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아마존에서 오징어 게임 복장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출처,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사진 설명, 아마존에서 오징어 게임 복장이 판매되고 있다

"제발...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 오징어게임 복장 금지령

오징어 게임이 치솟는 인기로 뜻밖의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학교들이 폭력성을 이유로 드라마 속 복장 따라 입기를 금지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의 캐슬 파크 초등학교는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속 등장인물처럼 분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 뉴욕주 페이엣빌-맨리어스 중앙 학교 구에 위치한 초등학교 3곳도 금지령을 내렸다. 이곳 학교 교장들은 "'오징어 게임' 복장은 잠재된 폭력적 메시지 때문에 우리 학교의 복장 규정들에 맞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서신을 학부모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한 학교도 학생들이 핼러윈 때 관련 의상을 입지 말도록 학부모들에게 당부했고, 폭력성을 이유로 아동들의 시청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