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오징어게임, 남한사회 실상 폭로' 주장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사진 출처, Netflix

사진 설명,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북한이 최근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언급하며 한국 사회를 비난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2일 "최근 약육강식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패륜패덕이 일상화된 남조선 사회의 실상을 폭로하는 TV극 '오징어게임'이 방영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부정적 평가를 한 것.

그러면서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극단적인 생존경쟁과 약육강식이 만연된 남조선과 자본주의 사회 현실을 그대로 파헤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제상황이 어려운 참가자들이 단 한 명의 생존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을 차지하고자 벌이는 게임을 주제로 한 드라마 내용을 부연하며 "인간을 극단적 경쟁으로 내몰고 그 속에서 인간성이 말살돼 가는 야수화된 남조선 사회"라고 비난했다.

전 세계에서 부는 '오징어게임'에 대한 선풍적인 인기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은 채 남측 사회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매체는 "1등이 아니면 죽어야 한다는 약육강식의 경기규칙을 만들어놓고 처참한 살육이 벌어지는 경기를 오락으로 여기며 쾌락을 느끼는 부자의 형상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격분을 자아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 탈락자들이 늘어나는 것이 현 남조선 사회다', '돈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에서 사는 현실이 저주스럽다' 등 관람객들의 비판 소감이 집중되고 전했다.

13일 현재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달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 유성구 남선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오징어게임'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달 28일 대전 유성구 남선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오징어게임' 놀이를 하고 있다.

선전선동에 아주 좋은 소재

이 '오징어게임'이 북한이 활용하는 선전선동에 매우 좋은 소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주의의 극단적인 모순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모든 물질이 인간의 본성을 지배하는 상황이 극단적인 사례로 극화돼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또 "유럽이나 미국에도 사회주의 좌파들은 존재하는 만큼 그들과 함께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선전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들의 시선에서 보면 '오징어게임'에 자본주의와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온갖 문제점들이 다 드러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북한 유일체계의 기본적 관념 자체가 자본주의에 반하고 있기 때문에 '오징어게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논리를 펴는 것"이라며 "체제 선전은 물론 전세계 좌파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와 병폐를 지적한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 16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17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 16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17일 보도했다.

'독재국가'의 사회주의 보편성 추구

북한이 '오징어게임'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비난하는 동시에 사회주의 정당성을 강조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주의'라는 너울을 써야만 존재할 수 있는 북한의 현 상황에서 체제의 정당성과 보편성을 추구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중국과 비교했을 때 북한은 실질적인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백두혈통 중심의 1인 독재 국가인 북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북한은 냉전 종식 당시인 1986년 2월 소련의 개혁정책 발표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데 "이는 공산주의가 부정되면 북한의 주체사상 역시 부정되기 때문으로, 공산주의는 큰 진영의 틀 안에서 생존하게끔 돼 있기 때문"이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을 비난하는 것은 북한이 사회주의라서가 아니라 독재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체제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보편적인 국가임을 내세워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래야만 자신들이 혈통만 주장하는 외눈박이 국가가 아니라 모든 인민을 골고루 잘 살게 하려는 사회주의 체재임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

최 대표는 그러면서 "이는 강한 자만이 살아나고 약한 사람들은 노예화 된다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난으로, 결국 남북간 제도적 차이를 내세워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속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