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살 빠진 북한 최고지도자… 건강 이상 vs 체중 감량

지난해 5월 2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 시찰 영상을 15분간 방송했다. 20일간 잠행을 이어가던 김 위원장은 이 날 행보로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지난해 5월 2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 시찰 영상을 15분간 방송했다. 20일간 잠행을 이어가던 김 위원장은 이 날 행보로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으로 등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140kg의 초고도 비만인 만큼 건강을 위해 의도적으로 체중을 감량한 것인지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국무위원회 공연 실황을 감상한 한 주민이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볼 때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주민은 "모든 사람들이 다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15~1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주재한 김 위원장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특히 5월 7일 이후 한달 가까이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지난 4일 당 정치국 회의를 시작으로 확대회의, 전원회의 등을 잇달아 개최했고 이때 전보다 훨씬 살이 빠진 모습으로 등장해 그 사이 체중이 변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019년 10월 북한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에 걸린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초상화에 불이 밝혀져 있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2019년 10월 북한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에 걸린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초상화에 불이 밝혀져 있다

의도적 체중 감량=다이어트

조선중앙TV의 주민 인터뷰만 봐도 김정은 위원장이 건강 관리 차원에서 살을 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정보원 대북정책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BBC 코리아에 "몸무게 140kg은 한계상황이다. 이제 나름대로 건강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70kg 이었던 청년 시절부터 140kg대의 최근까지 10년을 달려오면서 한계에 다다랐고 이제 그 마지노선에서 건강 관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북한 체제 특성상 실제 건강이 이상이 생겼다면 관련 보도를 절대 내보낼 수 없다"며 "김 위원장 자신이 살을 뺐음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국정수행 중 인민을 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김 위원장 자신을 선전 소재로 활용해 지도자가 인민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김 위원장이 예방적 차원에서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자력갱생 등을 수행함에 있어서 김 위원장의 비대한 외모가 오히려 인민들에게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체중감량은 건강도 챙기고 인민을 위해 노력하는 최고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1석 2조"라고 강조했다.

초고도비만, 건강하다면 거짓말

어떤 시나리오를 생각하더라도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140kg의 초고도비만인 김 위원장에게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더 이상하다는 것이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BBC 코리아에 "집안 내력도 있는데다 할아버지 김일성을 닮게 하려는 차원에서 신체가 너무 급조된 만큼 굉장히 무리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백두혈통에 김일성 주석을 빼닮은 외모를 강조하기 위해 급격히 살일 찌운 것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 대표는 "권력의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까지도 수단화시켰다"며 "아직 젊은데 급조된 신체라면 부작용이 굉장히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가족력은 심장질환이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모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원인은 과체중과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금연과 금주는 필수로, 식사 조절 등을 통한 체중 감량이 요구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즈음 심혈관계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위원장이 태양절(4월 15일)에 금수산기념궁전 참배에 불참하면서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최 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병으로 사망했을 때 북한은 '인민을 위한 현지지도 중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식의 신화로 연결시켰다"며 "이번 체중 감량 보도 역시 주민들의 동조심리를 자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지난 10일,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판단은 공개적으로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건강 이상설을 관측할 만한 동향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